"AI는 못 속인다" 보험사기범 딱 걸렸다[임성원의 속편한 보험]

임성원 2024. 3. 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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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머신러닝 AI 기술 활용 시스템 구축
보험사기 예방·적발 등 활용성 높아
삼성화재 직원이 IFDS 시스템의 분석 결과를 보고 있는 모습. <삼성화재 제공>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 액수가 2년 연속 1조원을 돌파했다. 브로커 개입 등으로 점차 조직적이고 교묘해지는 보험사기 수법으로 매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보험업계는 보험 사기범을 잡기 위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빅데이터·머신러닝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보험사기 방지 시스템을 구축했다.

삼성화재는 지능화하는 보험사기 유형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적인 보험사기 방지 시스템인 'IFDS'(Insurance Fraud Detection System)를 도입했다. 해당 시스템은 다양한 위험 인자로 구성된 지표를 기초로 보험사기 의심 건에 대한 위험도를 점수로 산출, 점수가 높은 보험사고 건에 세부적인 속성 및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머신러닝 등 AI 기술을 활용해 보험사기 유의 고객에 대한 위험도를 업무 화면에 보여주고, 다발성 고의사고 및 조직형 보험사기 등이 의심되는 사고에 대해 보상 처리 초기 단계에서 사전에 탐지할 수 있도록 신뢰성 높은 보험사기 상세 정보를 알려준다.

또 보험사기 혐의자와 연계된 관계도 분석 서비스를 제공해 복잡한 연관 관계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보험사기와 연관된 개인 및 불법업체 등의 공모 관계를 밝히는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분석 결과를 통해 보험사기 의심자는 보험사기 특별조사팀(SIU)에 자동으로 배정되는 등 보험사기 예방 및 적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자동차 사기 적발액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보험사기 방지 시스템을 활용해 보험사기범을 잡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보험사기는 5476억원으로 전체 보험사기 적발액(1조1164억원)의 49.1%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실제로 대전에서 거주하는 황모 씨는 지난해 6월 신호가 없는 교차로에서 유턴하는 도중 마주오는 A 차량을 피하려 급격하게 차선 변경을 하다 B 차량과 접촉사고가 발생했다. 상대 차량 김모 씨는 대인 및 대물 접수를 요청했고, 현장에서 B 차량 운전자가 의심스러워 보험 접수 후 보상 담당자에게 사고 관련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삼성화재는 IFDS를 활용해 A, B 차량이 보험사기 이력이 있다는 점과 과거 적발 사건에서 동승한 다수의 인원을 확인했다. 같은 해 7월 대전지방경찰청에 수사의뢰했고, 혐의자 10명이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 적발 금액은 총 5000만원이었다.

현대해상은 자동차 고의사고 보험사기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자동차 보험사기 사전인지 시스템인 'Hi-FDS'를 자체 개발했다. 기존의 자동차 보험사기로 적발 사건을 분석해 컴퓨터에 학습시킨 후 개별 사건마다 보험사기 위험도를 자동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사회연결망분석(SNA) 시스템도 개발해 보험사기 고위험군으로 탐지된 사건의 혐의 분석을 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기존 제보에 의존한 조사 방법을 넘어 시스템 인프라를 활용한 효율적인 보험사기 조사를 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초 업계 처음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험사기 공모 관계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보험사기 네트워크 분석 시스템인 'DB T-System'(DB Total Analysis System)을 도입했다. DB T-System은 혐의자 간의 공모 관계 분석에 주력한다. 자동차보험 가·피해자 공모 고의사고와 보험 거래처와의 공모 관계 등이 주요 분석 대상이다. 머신러닝 분석 기능을 통해 보험사기 혐의가 의심되는 혐의자 간 관계도와 통계자료를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제공한다.

KB손해보험은 이상거래감지(K-FDS, Fraud Detection System) 통합 시스템과 빅데이터 분석시스템(K-DMS, Decision Making System)을 운영하고 있다. 실질적인 보험사기 분석을 지원할 수 있도록 상세한 혐의 주체별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또 보험사기 조사 도구 적용 및 다양한 보험사기 분석 리포트를 제공해 실무자들의 능동적인 보험사기 조사와 분석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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