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가해자 "우리 가족 아픔 생각 안 하냐" 그알 PD에 편지

2022년 5월22일 새벽 부산 부산진구 서면 오피스텔 1층 복도에서 발생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이 찍힌 CCTV 화면 갈무리. /사진제공=뉴스1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가 관련 방송을 제작한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게 편지를 보내 "나로 돈 버니깐 좋겠다"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자신의 범죄를 뉘우치지 않고 본인과 가족의 피해만 부각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5일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에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 모 씨가 출연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2022년 5월 22일 부산 서면에서 30대 남성 이 모 씨가 새벽에 귀가 중인 김 씨를 따라가 오피스텔 현관 엘리베이터 앞에서 발차기로 쓰러뜨린 뒤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에서 성폭행하고 살해하려고 한 사건이다.

이 씨는 강간 살인미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0년형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 그는 피해자에게 보복 협박 발언을 하고, 전 여자친구에게 협박 편지를 보낸 범죄 혐의로 또 다른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4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부산 돌려차기 사건 관련 방송을 제작한 김재환 PD는 유튜브 영상에서 "이 씨한테 '방송을 봤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며 "반론권 때문에 면회도 하러 갔었고 방송 전 보낸 편지에도 한차례 답장이 왔는데 방송 이후에 또다시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유튜브 그것이 알고싶다 화면 갈무리.

김 PD가 공개한 편지에서 이 씨는 "8일 방송과 그 전 예고편 전부 다 봤습니다. 진짜 너무하네요. 아이고~ 나 하나로 돈 버니 좋겠네요. 수고하시고 평생 잘 먹고 잘사세요"라고 적었다.

또 "마음으로 해주니까 내가 우스워 보였나 봅니다"라며 "PD님도 가족이 있을 거 아니냐. 우리 가족은 그거 보고 뭐라 생각하고 마음 아파할지 생각이라는 걸 안 하냐?"라고 썼다.

김 PD는 이 씨 필체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소개하며 "글씨만 봐도 이 씨의 이기적인 특성을 알 수 있다. '누군가 이 글을 보고 이해해라' 이런 느낌이 아니라 본인한테만 예쁘게 쓰고 가독성 떨어지게 한 점이 가해자의 특성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