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위 부호’ 생수회사의 위기···고조되는 ‘민족주의 소비’[★★글로벌]
녹차제품 라벨 건축물
네티즌 “日사찰” 주장
편의점 판매 중단까지
젊은층선 궈차오 열풍
민족주의 기류 확산에
‘복장·언행’ 단속 추진
중국의 최고 부자가 누구일까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를 만든 마윈 전 회장이나 중국 최대 IT기업 화웨이를 창업한 런정페이 회장이 먼저 떠오르겠지만, 놀랍게도 두 사람 모두 아닙니다.
정답은 ‘국민생수’로 불리고 있는 농푸산취안(農夫山泉)을 설립한 중산산 회장입니다. 농푸산취안은 중국인들이 생수를 사먹기 시작하면서 중국 최대 음료업체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2021년 중국 정부가 “중국의 수돗물 수질이 마실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며 생수를 사먹으라고 장려한 점도 한몫했습니다.
중 회장의 재산 규모도 우리 돈 80조원대까지 불어났습니다.
이번 논란은 농푸산취안의 차 브랜드 ‘둥팡수예(東方樹葉)’의 녹차 제품 라벨에 있는 건축물이 일본 사찰이라는 주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빠르게 퍼지면서 시작됐습니다.
녹차 뿐 아니라 현미차, 홍차 등의 제품 라벨에 있는 이미지도 모두 일본 문화와 연관돼 있다는 주장이 이어졌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마시지 않겠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농푸산취안의 다른 제품인 ‘차우(茶兀)’의 제품명이 A급 전범도 기리는 일본 야스쿠니 신사를 형상화하고 있다거나 빨간색 생수병 뚜껑이 일본 국기를 상징한다는 억측까지 나옵니다.
SNS에서는 농푸산취안 생수를 화장실 변기에 쏟아버리거나 개봉하지 않은 제품을 버리는 동영상이 돌고 있습니다. 논란이 계속되자 중국 장쑤성 세븐일레븐은 ‘판매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여기에 과거 농푸산취안이 과도한 취수로 지역사회와 분쟁을 벌였다는 사실과 중 회장의 아들인 중슈즈 농푸산취안 사외이사가 미국 여권 소지자라는 점 등도 논란을 키운 요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처럼 중국 소비자들의 민족주의적이자 국수주의적인 모습은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궈차오(國朝)’라고 불리는 애국 소비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소비 트렌드는 젊은 층 사이에서 더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미국 애플의 ‘아이폰’이 중국에서 맥을 못 추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초까지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1년 전보다 24% 감소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 ‘메이트60’의 판매량은 64%나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1월 19%에 달하던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15%대로 떨어졌고, 점유율 순위도 2위에서 4위로 하락했습니다.
이에 애플은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최대 1300위안(약 24만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친일이라고 비난하면서 개인과 기업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는 중국에 만연해있다”며 “중국 SNS에서 이뤄지는 공식적인 선전·선동과 일치하는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정부도 이러한 민족주의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 입법부는 중국인의 정신에 해롭거나 국민 감정을 상하게 하는 복장과 언어, 행동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최대 5000위안(약 92만원)의 벌금 또는 15일 감금에 처하는 내용의 개정안 초안을 발표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상하이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입은 여성이 구금되는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또 대학 캠퍼스에서 성소수자(LGBTQ)의 상징이 그려진 깃발을 배포하는 사람을 단속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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