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사령탑 서울EPBC 안계장 감독, "다 제자들이고 아들손자 아니겠소"

김현희 2024. 3. 1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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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구의 야구공원에서는 2024시즌 고교야구의 시작을 알리는 주말리그 경기가 시행됐다.

그런데, EPBC의 안계장(76) 감독이 그라운드에 등장하자 누구랄 것 없이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노장이 지나 온 길이 후배들에게 큰 발자취가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에 이번 시즌 고교야구에서 EPBC와 안 감독을 주목해 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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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손자뻘 되는 제자/선수들과 그라운드에 나서는 노장
올 시즌 국내 최고령 야구 감독으로 그라운드에 나서는 안계장 서울EPBC 감독(사진 좌)은 만나는 모든 이들이 후배이자 제자들이다. 사진(구의)=김현희 기자

(MHN스포츠 구의, 김현희 기자) "안녕하십니까!"

16일, 서울 구의 야구공원에서는 2024시즌 고교야구의 시작을 알리는 주말리그 경기가 시행됐다. 성남고와 신일고의 경기가 끝나고, 서울 EPBC(옛 은평BC)가 서울 디자인고와 첫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EPBC의 안계장(76) 감독이 그라운드에 등장하자 누구랄 것 없이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국내 고교야구 지도자 1세대로서 아직까지 현역으로 뛰고 있는 대선배에 대한 예우를 한 것이었다. 안 감독도 반가운 듯 옛 제자들/동료들과 인사를 나눈 이후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디자인고의 이호 감독도 안 감독과 같은 선린상고(현재의 선린인고) 출신으로 아들뻘 되는 후배와 맞대결을 펼친 것이다.

결과는 7-2로 서울 디자인고의 완승이었다. 이 과정에서 EPBC가 무려 6개의 수비 에러를 범하면서 내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많이 허용한 것이 문제로 제기됐다. 이에 대해 안계장 감독은 "어쩌겠소. 경험이 부족한데다 주축 선수들은 부상으로 훈련량이 부족했다오. 이 선수들이 물이 오르는 후반기에 승부를 봐야 하지 않나 싶소."라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EPBC에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들이 많다. 내야수 출신으로 투-타 겸업이 되는 송준서와 김민재가 있고, 지난해까지 비봉고에서 야구를 했던 외야수 나율도 있다. 1학년 포수로 중심타선에 선 권예준은 안방마님으로서는 향후 더 보여줄 것이 많다. 언더핸드 남궁찬은 4이닝 1실점(무자책)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그러나 안 감독은 못내 아쉽기만 하다. 현재 등록 선수 17명만으로는 온전하게 시즌을 치르는 데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당장 16일 경기에 투수로 투입된 김민재와 남궁찬만 해도 투구 숫자에 따른 의무휴식 규정에 따라 17일 경기에 투수로 나올 수 없다, 그만큼 선수 한 명이라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에 대해 안 감독은 "이 나이에 내가 바라는게 더 무엇이겠소. 손자뻘 되는 이 친구들 키워 내는 것을 내 인생의 마지막 기쁨으로 아는 것 만큼 좋은 것도 없지. 그래서 베이스볼 클럽이라고 해서 편견을 갖지 말고, 학교 야구부에서 기회를 받지 못하는 선수들이 문을 두드려주면 좋겠소."라며 선수 확보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는 한편, "여기(EPBC)에 있다가 다른 곳으로 간 좋은 선수들도 많았지만, 그러한 가운데서도 팀은 유지를 잘 했소. 베이스볼 클럽 운영 노하우도 많이 갖춘 만큼, EPBC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 있소."라며 시즌 시작 이후에도 꾸준히 선수들을 선발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제 70대 후반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아들/손자뻘 되는 코칭스태프/선수들과 그라운드를 누리는 노장 안계장 감독. 노장이 지나 온 길이 후배들에게 큰 발자취가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에 이번 시즌 고교야구에서 EPBC와 안 감독을 주목해 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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