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생각 안하나"...부산 돌려차기男, '그알' PD에 편지

박지혜 2024. 3. 1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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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으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인 가해자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그알') PD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됐다.

지난 15일 '그알' 유튜브 채널에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 씨가 출연한 영상이 공개됐다.

이때 김 씨와 함께 출연한 김재환 PD가 "가해자로부터 편지 답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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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으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인 가해자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그알’) PD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됐다.

지난 15일 ‘그알’ 유튜브 채널에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 씨가 출연한 영상이 공개됐다.

김 씨는 지난달 말 자신의 범죄 피해 사실과 지난 2년여간의 회복 과정을 책 ‘싸울게요, 안 죽었으니까’에 담아 냈다.

이날 ‘그알’ 유튜브 영상에서 김 씨는 책 마지막에 ‘난 보복 편지 말고 회복 편지를 보낼래’라며 가해자에게 편지를 쓴 심경에 대해 “가해자가 회복하고 교화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때 김 씨와 함께 출연한 김재환 PD가 “가해자로부터 편지 답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PD는 지난해 4월 8일 방송된 ‘사라진 7분-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진실’ 편을 연출했다.

김 PD는 “제가 반론권 때문에 면회도 갔었고 그러면서 (방송 전 보낸) 편지에도 한 차례 답장이 왔었는데, 방송 끝나고 나서 가해자가 편지를 또 보냈다”고 말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 이모(32) 씨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PD에게 보낸 편지 (사진=그알 유튜브 영상 캡처)
가해자가 보낸 편지에는 “8일 방송, 그전 예고편 전부 다 봤습니다. 진짜 너무 하네요. 아이고. 나 하나로 돈 버니 좋겠네요. 수고하시고 평생 잘 먹고 잘 사세요. 마음으로 해주니까 내가 우스워 보였나 봅니다. 직업상 이해는 하면서도 말로 돈 버는 애들 말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되죠. 2주도 같이 안 있었고 PD님도 가족 있을 거 아닙니까? 우리 가족은 그거 보고 뭐라 생각하고 마음 아파할지 생각이란 걸 안 합니까?”라는 내용이 담겼다.

김 PD는 편지를 읽은 뒤 “(가해자) 글씨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물어봤다. 얼핏 보면 명필인 것처럼 보이지만 가독성은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글씨만 봐도 가해자의 이기적인 특성을 알 수 있다. ‘누군가 이 글을 보고 이해해라’라는 느낌이 아니라 본인한테만 예쁘게 쓰고 가독성 떨어지게 한 점에서 가해자의 특성이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2년 전 부산에서 남성 이모(32) 씨가 오피스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여성을 성폭행하려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범죄다.

이 씨는 2022년 5월 22일 오전 5시께 부산 부산진구에서 귀가하던 피해자를 쫓아간 뒤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폭행해 살해하려 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로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을 확정받았다.

지난해 6월 12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 법원종합청사에서 ‘돌려차기’ 사건 피고인 이모 씨가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 받은 뒤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구치소 수감 중 출소 후 피해자를 찾아가 보복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씨는 지난 7일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이진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피해자를 보복 협박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 씨는 구치소 수감 중 피해자 집 위치를 말하며 “찾아가 똑같이 하이킥을 차서 죽일 것”이라고 말하는 등 반복적으로 수감자에게 피해자를 보복하겠다고 말하고 모욕한 혐의를 받는다.

이 씨는 전 여자친구를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씨 변호인은 “전 여자친구를 협박한 혐의는 인정하지만 돌려차기 피해자를 구치소에서 협박한 혐의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견진술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검찰이 제출한 구치소 수감자의 증언 등 증거 대부분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는 입장을 법정에서 유지했다.

재판에 참석한 피해자는 “이 씨의 말을 전달한 구치소 수감자가 제가 이사한 집 주소까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어낸 말이라고 할 수 없다”며 “명백한 보복 협박이라고 생각되며 아직 이씨가 아무런 반성을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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