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현실에 짱돌 던지는 두 번째 ‘무장지대’전
인사동 나무아트와 관훈겔러리에서 열리는 <제2회 무장지대>전
남북 분단의 현실을 표현하고 극복을 모색하는 제2회 <무장지대>전이 서울 인사동 나무아트와 관훈갤러리에서 3월 20일부터 4월 13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40년이 넘도록 분단 현실을 담아온 민중미술화가 송창 화백 등 17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강재구, 김억, 김재홍, 김진하, 류연복, 류준화, 박순철, 박영균, 손기환, 송창, 이동환, 이명복, 이인철, 이태호, 정기현, 정지윤, 최경선)
아래는 이번 전시를 기획한 나무아트 김진하 대표의 <무장지대>전 서문이다.
“1953년 유엔사와 북한의 휴전 협정에 의해 한반도 허리를 가로지르는 군사 분계선과, 그 선을 기준으로 남북 2km의 남방한계선/북방한계선의 비무장지대(DMZ)가 설정되었다.
비무장지대. 말 그대로 무장이 해제되어야만 하는 곳. 그러나 현재 동서 256Km, 남북 4Km인 이곳엔 수백 만 개의 지뢰가 설치되어 있을 거라고 전해진다. 게다가 북한 G.P는 북방한계선 남쪽 1.6Km, 남한의 G.P는 남방한계선 북쪽 1.2Km까지 진입된 곳도 있다. 그러니까 양 G.P간 실 거리는 기껏 1Km의 거리. 모두 중화기로 무장한 긴장된 상태다. 일촉즉발 상태인 이곳이 어찌 비무장지대라고 할 수 있겠는가. 더불어 『비무장지대』라는 네이밍에 근거하자면, 폭 4Km의 이 공간을 제외한 북과 남쪽 국토 전체는 역설적으로 『무장지대』란 뜻이 아닌가.
지난 70년 간 우리는 분단 현장 남측 『무장지대』에서 분단 정치, 분단 문화, 여타 분단 이데올로기에 의한 온갖 부조리한 현실을 온 몸으로 겪으며 살아왔다. 국토 어디를 가더라도 만날 수 있는 벙커, 참호, 철조망, 그리고 우리들 일상에 존재하는 군사 시설들... 뿐인가, 과거 교련을 위시한 반공과 군사 교육, 관제 행사 동원, 여타 학술과 문화 예술과 대중문화에 까지 드리웠던 검열과 블랙리스트의 기억까지 소환된다.
그 레드 컴플렉스의 작동은 최근에도 남북 관계를 더 경색 시키고, 한발 더 나가 전쟁 위기까지 부추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 사회적 의제에서 한반도 분단 극복과 『무장지대』 탈출을 위한 지성적 담론과 사회 문화 운동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이런 현실에서 평소 사회 역사적 주제로 작업을 하던 작가들이, 정체된 분단 논의에 파문을 일으키려 함께 이 전시에 참여했다. 이 작가들이 직접 체험한 『무장지대』에 대한 예술적 발언이, 지금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는 분단 논의에 던져 지는 짱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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