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아 “비련의 여주인공보다 사라처럼 명랑한 캐릭터 좋아요”
(시사저널=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배우 이지아가 JTBC 수목드라마 《끝내주는 해결사》(극본 정희선·연출 박진석)의 종영 인터뷰를 했다. 《끝내주는 해결사》는 자체 최고 시청률 5.8%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지아는 "JTBC 역대 수목극 중 2위라고 하더라. 의미 있는 수치다.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전했다.
《끝내주는 해결사》는 대한민국 최고 이혼 해결사 김사라(이지아 분)와 '똘끼 변호사' 동기준(강기영 분)의 정의구현 응징 솔루션을 그린 드라마다. 이지아는 극 중 대한민국 최고 로펌의 며느리에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빼앗기고 감옥에 수감된 후 이혼 해결사로 거듭나는 김사라 역을 맡아 오민석, 강기영과 호흡을 맞췄다.
종영 소감부터 말해 달라.
"12부작이었는데 금방 지나가더라. JTBC에서 수목드라마가 폐지됐다가 다시 그 시간대에 방영된 드라마였는데, 다행히 시청률 성적이 좋아 기분이 좋다. JTBC 수목드라마 역대 성적 2위라고 하더라. 실제로 저는 3~4회 즈음 되니 반응이 오는 걸 느끼겠더라. 유쾌하고 통쾌한 부분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았다."
그동안 맡아왔던 캐릭터와는 차이가 있었다.
"사라처럼 앞으로도 밝고 명랑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알고 보면 제가 코믹에 소질이 있다. 몸개그도 좀 된다(웃음). 그동안은 본의 아니게 비련의 여주인공 역할을 주로 해왔다. 데뷔작인 드라마 《태왕사신기》(2007년)부터 정적인 역할을 해서인지 이후에도 줄곧 감정 기복이 깊은 역할이 들어오더라. 최근에 드라마 《철인왕후》와 《밤에 피는 꽃》을 보며 '나도 저런 역할을 맡으면 잘할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더라."
밝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아무래도 배우는 캐릭터의 영향을 받는다. 그런 면에서 어두운 감정보다는 밝은 감정을 연기하는 게 건강에 좋다. 우는 장면이 많거나 감정 신이 많으면 에너지를 그만큼 써야 하니 몸이 지친다.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소리 지르며 우는 장면이 많았는데 몸이 축나더라."
사라 캐릭터와 실제로 닮은 부분이 있나.
"한번 결정하면 뒤돌아보지 않는 것이 비슷하다. 깊게 생각을 하지 않는 편이다. 살면서 굳어진 것도 있겠지만 예전부터 그런 성격이었다. 털털하고 단순하다. 다른 점은, 저보다 사라가 훨씬 저돌적이다. 불도저 같은 추진력이 다르다."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나. 관리 루틴이 엄청나다는 소문을 들었다.
"여행을 갈 때는 즉흥적인 부분도 있는데 관리를 할 때는 체계적이다. 필라테스, PT 등 일주일 내내 다양한 운동 스케줄이 있는데, 특히 요즘같이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는 이른바 '관리투어'를 다닌다(웃음). 유산소, 수축, 이완 등 성의 있게 몸을 관리하는 편이다. 몸매 관리도 중요하지만 체력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하고 있다."
그 루틴이 힘들지는 않나.
"여배우라는 직업이 그렇다. 관리를 놓을 수가 없다. 선택이 아니라 꼭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데 제가 운동을 워낙 좋아해서 즐겁게 하고 있다."
최근에 유튜브 채널 '짠한 형'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의외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 저를 아시는 분들은 편하게 봤다고들 말해 주더라. 그날 술을 많이 마셔서 재미있게 촬영했던 것 같다. 취기가 올라오면 누구나 하이텐션이 되지 않나. 엄청 긴장했는데 술을 한두 잔 마시니 나중에는 카메라가 있는 줄도 모르고 자연스럽게 녹아들더라. 제가 긴장을 많이 하지만 또 시키면 열심히 한다(웃음). 당시 프로그램에서 갔던 곱창집이 너무 맛있어서 그 이후에도 한 번 더 갔다. 좋은 기억이다."
예능에서 '우주 덕후'라고 밝혔다.
"어릴 때부터 우주를 좋아했다. 양자물리학에 관심이 많아 유튜브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우주에 관한 콘텐츠를 섭렵한다. 그러한 것들이 내 자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우주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세계사,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것들에 관심이 많다. 관련 유튜브를 보기 시작하면 마치 재미있는 놀이동산에서 노는 느낌이다. 중독성이 강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제 여가 시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게임 채널도 즐겨 보는데, 혹시 '우주하마'라고 아나? 게임 유튜버인데 즐겨 보고 있다(웃음)."
촬영 현장에서는 어떤 스타일인가.
"매번 다르지만 사실 드라마 를 비롯해 어두운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촬영장에서도 그 감정을 유지하느라 밝게 지내지는 못했다. 신마다 계속 감정 신이 있으면 그 분위기는 타는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이번엔 좀 달랐다. 사라는 엄청 밝은 캐릭터라 촬영장에서 제가 분위기 메이커였다. 그래서 즐거웠다."
2007년에 데뷔해 어느덧 데뷔 14년 차의 베테랑 배우가 됐다. 되돌아보면 어떤가.
"돌아보지 않는다. 데뷔한 지 오래됐다는 걸 믿을 수도 없고, 지나간 일을 뒤돌아보는 스타일이 아니다. 현실에 충실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면 뒤돌아보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맡은 캐릭터와 비슷한 점이 있다. 제가 몇 년 차 배우인지 굳이 생각하지 않고, 당장 내가 해야 하는 일에만 집중하는 편이다."
함께 출연한 강기영과는 호흡이 어땠나.
"동선을 서로 체크하고 협의하는 그 과정이 재미있었다. 도움을 많이 주고받았다. 제게는 흔치 않은 경험이라 좋았다."
다작을 하는 배우는 아니다. 의도적인 것인가.
"개인적으로 다작을 하고 싶다. 한데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더라. 활동을 본의 아니게 쉬게 되는 시간이 있었는데 가장 활발하게 활동해야 하는 시기에 쉬어서 그런지 그 이후부터 작품을 많이 하고 싶더라. 한데 비련의 여주인공 역할이 많이 들어온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밝은 역할을 하고 싶다. 연기 열정이 활활 타오르는 중이다."
연기, 재미있나.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인생을 살아보는 것도 좋고, 다양한 현장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즐겁다.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많다. 하면 할수록 조금씩 더 많이 보이는 것도 즐겁다."
작품이나 캐릭터에 관해 누군가와 상의하는 편인가.
"연기적인 부분은 주변 동료 배우나 감독님, 그리고 소속사 대표님과 상의하고 공유하지만 제 개인적인 문제는 스스로 풀어나가는 스타일이다. 도움을 요청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 매번 혼자 헤쳐나갔던 것 같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누군가에게 약한 척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
"여행을 간다. 맛있는 것을 먹거나 우주에 관한 다큐를 본다.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힘들 때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주에 관한 다큐를 보는 것도 그런 이유일지도 모른다. 우주에 대한 다큐를 보고 있으면 내가 하는 고민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올해 계획은 무엇인가.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 한데 그건 바람대로 되는 일이 아니니 기다려봐야겠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 주어지는 대로 현재를 열심히 살다 보면 좋은 길이 열릴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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