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 기시감 이긴 비주얼?…'눈물의 여왕' 믿는 구석 김수현·김지원

백승훈 2024. 3. 1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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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의 복잡한 가정사, 주인공의 결혼과 이혼, 그리고 시한부 설정까지. 기시감을 도무지 감출 수 없는 '눈물의 여왕'에게도 믿는 구석은 있었다. 김수현부터 김지원까지, 비주얼로 도전장을 내민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최근 첫 방송을 시작한 tvN 주말드라마 '눈물의 여왕'(극본 박지은·연출 장영우). 퀸즈 그룹 재벌 3세이자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과 용두리 이장 아들이자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김수현), 3년 차 부부의 아찔한 위기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별에서 온 그대', '사랑의 불시착' 등 흥행 돌풍을 일으킨 박지은 작가의 새 작품이라는 점과, 김수현과 김지원이 한 작품에서 만난다는 점이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눈물의 여왕'은 첫 방송부터 부부로서의 두 사람을 비춘다. 대한민국 최고 재벌의 딸과 시골에서 온 신입사원의 결혼 과정을 김수현과 김지원의 입을 통해 들려준다. 과정만 놓고 보면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던 두 사람은 삭막한 쇼윈도 부부가 됐고, 처가살이와 아내의 냉대에 지칠 대로 지친 김수현은 이혼을 결심했다.

그러나 김지원의 시한부 선고 고백에 김수현의 이혼 선언은 보류됐고, 목표를 잃어버린 김수현과 남편 덕에 생존 의지를 되찾은 김지원의 동상이몽이 부딪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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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여왕'은 나름의 차별화 포인트로 신선함을 강조하는 듯 보인다. 초면에서 연인까지, 일반적인 로맨스 드라마 로그라인을 뒤집었다. '이혼 직전 부부의 다시 찾는 사랑 이야기'를 골자로 했다. 연인으로서의 진전 과정은 1화에서 짧은 나레이션과 플래시백으로 대체했다.

흔한 로맨스 클리셰인 재벌 남성과 서민 여성의 '신데렐라 스토리'도 역전시켰다. 성 역할을 바꾸고 여성이 로맨스 주도권과 우위를 점했다. 아내의 집안 제사 음식을 차리고, 낳을 아이에게 엄마 성을 따르라는 압박을 받는 등 처가에 찍혀 사는 사위의 모습이 뭇 여성 시청자들에겐 유쾌함과 통쾌함을 안긴다.

여전히 남아있는 기시감 극복은 숙제다. 성 역할과 사랑의 진전 과정을 뒤집었다곤 하지만, '혐관' 로맨스의 큰 틀을 벗어나진 않는다. 증오-화해-사랑으로 이어지는 예측 가능한 전개는, 두 주인공이 부부 사이에서 시작했을지라도 색다른 반전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작가의 전작인 '사랑의 불시착'의 지형도와 유사하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돈과 명예, 모든 것을 갖춘 완벽한 사람이었으나 불의의 사고로 위기에 빠진 여주인공, 그보다 명성은 떨어지나 자신만의 능력으로 여주인공을 위기에서 구해내며 '남편감'을 증명하는 남주인공의 로맨스가 그것. 시한부 선고를 받은 김지원에게서 북한으로 잘못 떨어진 손예진이 겹쳐 보이는 이유다.

게으른 클리셰라는 오명 탓에, 최근엔 잘 볼 수 없었던 '시한부 설정'도 우려를 자아낸다. 사실은 시한부가 아니었다는 반전마저도 식상하게 느낄 정도로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

iMBC 연예뉴스 사진

'눈물의 여왕'이 믿는 구석은 '아는 맛'이다. '클리셰 범벅'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흥행한 JTBC 드라마 '킹더랜드'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결국 고전적인 정공법은 배우들의 연기와 비주얼이라는 오래된 진리가 또 한 번 먹혀들어가길 기대하는 모양새다.

시청률과 화제성도 즉각 반응했다. 2회 만에 시청률 8.7%를 기록하고(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시리즈(비영어) 7위에 올랐다. 김수현의 코믹 연기를 비롯해 김지원과 김수현의 웨딩 사진, 1회부터 수차례에 달하는 두 사람의 키스신 등은 온라인 커뮤니티 수많은 '짤'을 생성하며 화제성을 견인 중이다.

드라마 '상속자들' 이후 차가운 부자 캐릭터로 돌아온 김지원,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후 또 한 번 망가지는 김수현을 보려는 시청자들의 기다림도 '눈물의 여왕'을 화제의 드라마로 만든 이유가 됐다.

2회까지 방송된 현재, 단발적인 화제성이 소모된 시점이다. 드라마의 흥행을 판가름할 시기는 본격 전개가 시작되는 3회부터다. 과연 '눈물의 여왕'이 작가, 배우 이름값에 걸맞는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수현과 김지원의 피, 땀, 눈물 섞인 '눈물의 여왕'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10분에 방송된다.

iMBC 백승훈 | 사진 iMBC DB | 사진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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