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부겸 정면충돌했다…‘박용진 공천승계’ 놓고 민주당 선대위 ‘균열’

나윤석 기자 2024. 3. 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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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총리 ‘선거앞두고 민주당이 가장 큰 위기에 처해’입장문 발표
“박용진 배제하는 경선 결정이 잘된 결정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 대표, “승부났는데 1등이 문제가 됐다고 차점자가 우승자 안돼 ”
‘목발경품’ 정봉주 강북 을 공천취소에 결선 2위 박용진 승계 불허
이재명(가운데), 이해찬(왼쪽), 김부겸(오른쪽)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4일 오전 대전 중구 대전광역시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의원 및 중구청장 후보자 연석회의 및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박용진 의원 공천탈락을 놓고 견해차가 표출되면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함께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이 전 대표와 김 전 총리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총선 쓰리톱’ 체제가 흔들리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16일 더불어민주당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 전 총리는 ‘당이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가장 큰 위기에 처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 강북을 지역 공천을 두고 “정봉주 후보의 공천철회 결정은 잘한 일이다. 그런데 박용진을 사실상 배제하는 경선 결정이 잘된 결정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서울과 수도권 전체에 미칠 영향이 심히 염려된다”고 밝혔다. 앞서 ‘막말·거짓 사과’ 논란으로 정봉주 전 의원이 강북을 후보직에서 낙마한 뒤 최고위원회가 차점자인 박용진 의원을 공천하는 대신 ‘전략 경선’을 실시하기로 한 데 따른 비판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불거진 양문석(경기 안산갑)·김우영(서울 은평을) 예비후보의 막말 논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저는 이번 선거에서 우리 당이 심판론에 안일하게 기대서는 안 된다고 여러 번 강조 드렸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 국민 앞에 겸손함, 막말을 용납하지 않는 단호함이 선거의 관건이 될 것이다, 선거 국면 전체를 망칠 위험이 있을 경우 당으로서는 어려운 결정을 할 수도 있다’고도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현역 평가 하위 10%’ 평가 포함돼 ‘경선 30% 감산’ 벌칙이 적용된 박 의원은 대표적인 비명계(비이재명계)의원이다. 정 전 의원과의 결선 경선에서 △권리당원 51.79% △일반국민 51.62% 등 과반의 지지를 얻고도 패배했다. 김 위원장은 “다른 사례를 보더라도, (전략 경선 결정은) 결국 ‘박용진은 안 된다’는 결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단지 강북을 뿐 아니라 한강벨트는 물론, 서울과 수도권 전체에 미칠 영향이 심히 염려된다”며 “당 지도부가 중도층 유권자들까지 고려한 결정을 내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을 취소한 서울 강북을에 전략경선을 치르기로 한 것에 대해 “어떤 경기에서도 승부가 났는데 1등이 문제가 됐다고 차점자가 우승자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결선투표에서 2위를 했던 박의원의 공천은 없다는 입장을 밝혀 김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이 대표는 16일 경기 하남 신장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법 위반으로 승자가 당선 무효화 돼도 차점자가 당선자가 되지 않는다”며 “박 의원에 대해서는 새벽 1시 반이 넘도록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제3의 인물 전략 공천, 2위 후보를 후보로 결정하는 방법, 경쟁해 다시 후보를 뽑는 방법을 놓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경선 과정에 문제가 있던 것도 아니고, 차점자를 올리면 경선할 때마다 승자를 끌어내리기 위한 온갖 노력이 벌어지면 경선이 불가능해진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 2시까지 이어진 심야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명(친이재명)계 정 전 의원의 강북을 공천을 무효로 하고 전략경선으로 이곳 후보자를 뽑기로 했다. 정 전 의원과의 경선에서 패했던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박용진 의원의 공천 승계는 불발됐다.

이 대표는 이같은 결정에 이 위원장도 동의했음을 알렸다. 이 대표는 “이해찬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이 선거엔 승자와 패자만 있지, 2등은 없다고 조언해 그 말에 일리가 있어 그런 안은 배제했다”며 “제3의 인물 전략 공천도 인물 추천이 많았지만, 당원과 지지자 선택권을 빼앗고 박 의원을 배제했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해 배제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모두에게 경선 참여 기회를 주고 박 후보도 참여할 수 있다는 안에도 갑론을박이 많았으나 결론은 그렇게 냈다”며 “전 국민 관심사가 됐으니 적절하게 해당 지역 당원들의 (투표) 비중을 조절해 경선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내부에선 박 의원 공천 승계 불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김상희(경기 부천병·4선) 의원은 이날 오전 민주당 의원 단체 메신저 방에 “의원들의 절박한 호소에도 박 의원을 기어이 탈락시켰다”며 “박 의원이 두렵나. 기어이 완벽한 이재명의 당으로 만드는 게 이번 총선 목표냐”라고 따졌다. 전날 의원 단체 메신저방에서는 위성곤(재선·제주 서귀포) 의원이 올린 박 의원의 강북을 공천 촉구 글에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 등 여러 명의 의원이 공감을 표한 바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지도부에 박 의원의 공천 승계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략공관위는 16일 오후 6시까지 강북을 후보자 공모를 한 뒤 17일 회의에서 전략경선 후보군을 압축할 예정이다. 전략공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경선 방식은 결선 없이 1인 2표제에, 앞선 서대문갑 전략경선 방식을 준용해 전국 권리당원 투표 70%, 지역구 권리당원 투표 30%를 합산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이 만약 전략 경선에 임하더라도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에 포함된 만큼 ‘경선 득표수의 30% 감산’ 페널티가 적용된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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