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는 복통·설사, 과민성 대장증후군 치료법은?

CBS 오뜨밀 2024. 3. 1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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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운동 통제 안되는 '과민성 대장증후군'
명확한 원인·진단 어려워, '소거법'으로 확인
자가진단 항목 통해 의심되면 병원 찾아야
변비형·설사형·혼합형에 따라 처방도 각각
저포드맵 식단? 안맞는 음식 사람마다 달라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한윤대 (연대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 채선아> 월요병부터 각종 현대인의 질병 때문에 힘들어하는 환자분 있다면 진료실로 들어오실게요. 나만의 월요 주치의를 만나보는 시간, 여기는 <월요병원>입니다. 시도 때도 없이 배가 꾸르륵거리거나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리면서 일상 생활에 불편을 겪는 질환이 있죠. 바로 과민성 대장 증후군입니다. 원인이 뭔지 또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연대세브란스병원 한윤대 대장항문외과 교수와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한윤대> 안녕하십니까?

◇ 채선아>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참 많다고 해요. 온라인 커뮤니티에 보면 "제발 엉뚱한 거 연구하지 말고 과민성 대장증후군 열심히 연구해서 단번에 고치는 약 좀 만들어주세요." "나는 내가 계속 사는 게 용하다", "버티고 버티다가 6개월 만에 치킨 한 마리를 사다가 폭풍같이 해치웠고 약 2시간 후에 폭풍 같은 복통에 화장실을 두 번 다녀왔습니다. "평생 밥에 된장찌개만 먹다가 죽어야 되는 운명인가 봅니다" 등등 너무 괴로울 것 같은데요.


◆ 한윤대> 그래서 주변에 화장실이 어딨는지 미리 확인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과민성 대장증후군 혹은 과민성 장증후군이라고 하는데요. 말 그대로 과민한, 예민한 상황인 거죠. 장 운동이 규칙적이거나 식사를 하고 조절될 수 있는 상황에 맞춰서 이뤄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너무 빠르거나 너무 없거나 뒤죽박죽하게 경우들이 생기는 경우를 말합니다.

◇ 채선아> 원인이 뭐예요?

◆ 한윤대> 그게 굉장히 어려운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손이 하나 없다거나, 얼굴에 혹이 하나 붙어 있다거나, 눈으로 관찰 가능한 종양 덩어리가 있다거나, 이런 건 누가 봐도 알 수 있잖아요. 그런데 과민성 장증후군은 어떤 덩어리라든가, 눈에 보이는 원인을 찾기가 어려워요. 그런데 환자는 계속 배가 아프니까, 다른 병이 있는지 진단을 해보고,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면 결국 이 가능성이 남는 거죠.

◇ 채선아> 소거법으로 하나씩 없애가면서 마지막에는 이게 과민성 대장 증후군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거네요.

◆ 한윤대> 거의 그런 식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 채선아> 그래도 본인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 자가 진단법이 있을지 짚어보려고 하거든요. 이런 증상이 있으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일 수 있으니 의심을 해볼 수 있다는 거죠. 1. 운전, 수업 회의 등 특정 상황에서만 배가 아프다, 2. 변비나 설사가 잦다, 3. 화장실 다녀오면 일시적인 완화가 된다, 4. 가스가 차고 복부 팽만감이 있다, 5. 잔변감이 있다, 6. 변 대신 흰색이나 노란 점액질만 나온다, 식사 후에 바로 화장실을 간다, 이 중에 몇 개 정도가 해당돼야 의심해 봐도 되는 건가요?


◆ 한윤대> 앞의 4개 정도가 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특정 상황에 배가 아프거나, 변비나 설사가 자주 왔다 갔다 한다거나, 화장실 다녀오면 당연히 괜찮아지기는 하지만 금방 증상이 오고 배에 가스가 차는 경우죠. 잔변감이나 점액질은 치핵과 관련성이 있을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앞의 4개 항목 중에 3-4개를 갖고 계신 상황에서 몇 개월 이상 지속되면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대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6개월 안에 증상이 시작되고 최근 3개월 동안 매주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증상이 나타나야 한다는 큰 틀의 정의가 있습니다.

◇ 채선아> 그런 증상이 있어서 의심이 되면, 병원에 가야만 하는지, 아니면 혹시 참고 기다리면 나아질 수도 있나요?

◆ 한윤대> 가만히 기다려서 나아지기는 좀 힘들고요. 저런 증상은 대증적 요법으로 조절해야 될 겁니다. 너무 변비가 심하면 변비를 해결해 줘야 될 거고 너무 설사가 심하면 설사를 해결해줘야 되니깐요. 대장항문 질환 중에 치핵인 줄 알고 있다가 암을 놓치는 경우들이 있어요. 그래서 의심이 되거나 자가 진단법에 해당되는 항목이 있고 불편한 수준이라면 한 번은 확인을 하셔야 해요.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소거법으로 다른 질병이 아닌 게 판명된 후에 마지막에 확인할 수 있거든요. 다만 같은 증상이어도 암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먼저 잡아내는 게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자가진단을 근거로 "나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인가봐" 생각하고 멈추시면 안되고 "이런 부분들이 의심이 되긴 하니까 병원을 가보자"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특히 대장내시경을 하면 다른 질병 중에 소거할 수 있는 게 많이 생기니까 내시경을 하시는 게 좋습니다.

◇ 채선아> 그렇게 다 소거를 해서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진단을 받게 되면,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 한윤대> 원인도 불명확한데 증상도 뒤죽박죽이라서 문제거든요. 크게 나눠보면 변비형이 있고, 설사형이 이타입을 좀 나눴는데 변비형이 있고, 설사형이 있고, 두 개가 섞여 있는 혼합형이 있어요. 변비가 심한 분들에게는 변을 잘 볼 수 있는 변 완화제와 식이조절 방법을 설명해드리고, 설사 위주로 있는 분들은 반대로 설사를 조절할 수 있게 약재를 지어드리고 역시 식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말씀을 드리는데요. 혼합형은 양쪽을 다 섞어서 해야 하니까 좀 더 골치아플 수 있죠.

◇ 채선아> 그럼 일상 생활 중에 호전될 수 있는 방법도 있을까요?


◆ 한윤대> 식이조절을 할 수밖에 없죠. '저포드맵'식이라는 게 많이 알려져있는데요. 과민성 장증후군이 생기는 이유가 원활한 흡수와 소화가 되지 못해서, 장 내에 삼투압이 높아진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장 안에 있는 흡수가 안 되는 것들이 많다 보니까 장이 부담을 느끼고 꾸룩거리고 힘들어지는 상황들이 발생한다는 전제 하에 이당류, 단당류, 올리고당류, 이런 것들이 소화가 더 안 되고 힘든 것 같다는 얘기인데요. 상대적으로 그런 것들이 적게 포함된 음식을 먹으면 훨씬 더 배가 편하고 부드럽고 좋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여 식품들을 나눠놓습니다.

그런데 저걸 다 나눠서 먹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내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을 찾아야 됩니다. 커피라든지 튀긴 음식이라든지 자극적인 음식들은 상당히 장에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뭐가 제일 내 몸에 맞는지 안 맞는지는 직접 확인해봐야 합니다.

◇ 채선아> 장이 안 좋으면 유산균을 먹으라는 말도 많이 하잖아요.

◆ 한윤대> 한 10여 년 전부터 유산균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요. 환자들이 오셔서 어떤 유산균이 좋냐고 꼭 물어보세요. 그런데 어떤 유산균이 무조건 좋다고 얘기하기가 굉장히 어렵고, 역시나 내 몸에 맞는 정도가 다른 게 많아요. 비슷한 유산균을 드려도 어떤 분은 잘 맞고 좋아하셔서 계속 달라고 하시는데 어떤 분은 잘 모르겠고 오히려 더 불편한 것 같고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있어요. 이것도 역시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합니다.

◇ 채선아> 이것 또한 사람마다 다를 수가 있겠네요.

◆ 한윤대> 요즘에는 장내 미생물에 대해서도 굉장히 연구를 많이 하고 있는데요. 장내 미생물이 엄청 많아서 이게 제일 좋다고 할만한 걸 찾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또 사람마다 기본적인 균이 다른 부분도 많아서 연구가 좀 더 필요하긴 합니다.

◇ 채선아> 네. 여기까지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한윤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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