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민생·안보현장 '딸과 함께'…주애에 "향도" 표현 주목(종합2보)
김정은·주애 묶은듯 "향도의 위대한 분들" 표현…후계자설 맞물려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루에 온실농장 준공식과 공수부대 훈련을 딸 주애와 함께 돌아봤다. 김 위원장이 후계 가능성이 있는 딸과 함께 민생과 안보를 모두 챙기는 모습을 연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북한 매체가 주애에 대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는 취지의 '향도'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분석돼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항공육전병부대(공수부대)들의 훈련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훈련은 "항공육전병들이 불의적인 전시정황 속에서 하달되는 임의의 작전적 기도에 따라 동원될 수 있는 태세를 검열"하는데 목적이 있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러면서 "수송기들이 훈련장 상공에 날아들고 전투원들이 우박같이 가상 적진에 쏟아져 내렸다"고 훈련 상황을 묘사했다.
김 위원장은 "인민군대의 기본임무는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전쟁준비"라며 "전군의 모든 장병들이 전쟁이 일어난다면 기어이 역사를 갈아치우고야 말겠다는 확고한 대적의지, 투철한 전쟁관으로 억세게 무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인민군대에서 한가지 훈련을 해도 그것이 전쟁과 직결된 실전 훈련으로 될 때라야만이 군인들을 유사시 생사판가리의 준엄한 결전장에서 무조건 싸워 이기는 진짜배기 싸움군들로 준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이 인민군 병사의 어깨에 팔을 두른 모습, 김 위원장의 딸 주애가 초소에서 쌍안경으로 훈련을 살피는 모습, 부녀가 병사들 바로 곁에서 사격 훈련을 지켜보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4∼14일 진행된 한미 연합훈련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습에 대응해 연일 군사훈련을 시찰하고 있다.
지난 6일 최전방 감시초소(GP) 점령 및 일반전초(GOP) 돌파를 상정한 것으로 추정되는 병력 실제 기동 훈련, 7일 자주포와 방사포 포격 훈련, 13일 신형 탱크들을 동원한 전차부대 대항 훈련을 지도했다.
최근 일련의 훈련시찰 현장에 딸 주애를 데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훈련시찰을 통해 "우리 군대가 각 방면에서 전쟁에 철저히 준비되어있을 뿐 아니라 투철한 주적관을 새기고 만단의 전투동원태세를 확고히 견지하고 있는 데 대해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훈련은 박정천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동행하고 현지에서 강순남 국방상,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 공군사령관, 제11군단장 등이 영접했다.
김 위원장은 훈련 참가자들과 기념사진도 찍었다.
그는 같은날 평양 인근에 조성된 강동종합온실의 준공 및 조업식도 찾아 건설에 참여한 장병들의 노력을 치하했다.
이는 함경북도 중평온실농장(2019년 완공), 함경남도 연포온실농장(2022년 완공)에 이은 세 번째 현대식 온실농장로, 인민군 강동 비행장 자리에 건설됐다.
주애는 이 자리에도 동행해 하루 동안 김 위원장의 군사와 경제 분야 일정 모두를 함께했다. 둘은 가죽점퍼와 가죽코트로 차려 입었으며 다정하게 팔짱을 낀 모습도 포착됐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영문 보도에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는 취지의 '향도'라는 표현을 '향도자 김정은', '당중앙의 향도'와 함께 "향도의 위대한 분들께서"(The great persons of guidance)라는 복수 형태로도 넣었다.
이는 주애에게도 김 위원장과 같은 향도 표현을 붙인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근래 그의 후계자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과 맞물려 주목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이 표현이 김정은과 김주애를 지칭한다면 주애를 향도자 반열에 올리는 첫 표현이 된다. 그가 일종의 후계자 수업을 받는 상황일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개인 우상화는 아직이고, 이름도 직접 거명되지 않는 만큼 후계자로 최종 내정됐다고 보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주로 군사분야 시찰에 함께 해 온 주애의 경제분야 활동은 작년 2월 서포지구 새거리 착공식, 지난 1월 닭공장 시찰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배포된 사진을 보면 이른 새벽 온실 준공식을 찾은 뒤 항공육전병 훈련에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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