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발 저린' 윤석열과 한동훈, 결국 '친윤·방탄·아부' 공천?
막말: 장예찬, 조수연 등 막말 논란 진행 중
친윤: 친윤 분류된 의원, 97.8%가 공천 받아
친박: 유영하 공천? 특검 수사 제 발 저렸나
방탄: 채 상병 사건 수사대상 2명 단수 공천
아부: 우호적인 평가 하면 우세지역에 공천? 국민의힘>
■ 방송 : 유튜브 채널 <오뜨밀>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김민하 평론가
◇ 채선아>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22대 국회의원 선거, 각 정당의 대표 선수를 뽑는 공천도 마무리 단계인데요. 오늘은 집권당인 국민의힘 공천에 대해 김민하 평론가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민하> 안녕하세요.
◇ 채선아> 지난 시간에는 민주당의 공천 갈등을 집중적으로 다뤘죠. 오늘은 국민의힘 공천을 짚어보겠습니다.
◆ 김민하> 국민의힘은 공천 갈등이라기보다는, 공천이 결정된 이후에 여러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14일에 이른바 '돈봉투 공천' 논란이 있던 정우택 의원 공천을 취소했죠. 국민의힘 공천은 결국 '현역불패/친윤불패', '막말', '친박 퇴행', '채 상병 사건 방탄', '아부'. 이런 키워드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 채선아> 일단 첫 번째 키워드부터 살펴볼까요?
◆ 김민하> 가장 뜨거웠던 건 대구 중남구에 공천됐던 도태우 변호사 문제인데 이 부분은 두 가지 키워드가 겹쳐 있어요. 막말 키워드와 친박 퇴행 키워드죠. 이분은 탄핵 당시에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단으로 활동을 했고 탄핵 반대 시위 이런 거 굉장히 열심히 한 분입니다.
그런데 막말 관련해서는 부산 수영의 장예찬 후보 논란이 커지고 있죠. 또 대전 서구갑의 조수연 후보도 있어요. 과거 SNS에 '조선 지배를 받는 것보다 일제 강점기에 더 살기가 좋았을지도 모른다. 구한말에 백성들이 수탈을 당하고 굉장히 괴로웠을 것인데 차라리 일본의 지배를 받는 게 더 사정이 좋지 않았겠느냐'는 취지의 글을 올렸는데, 이게 전형적인 식민지 근대화론자의 주장이거든요. 이런 것들이 모이면 국민의힘 공천을 보여주는 키워드로 '막말'을 꼽을 수 있는 거죠.
◇ 채선아> 두 번째 '친박 퇴행' 이건 무슨 뜻인가요?
◆ 김민하> 앞서 말씀드린 도태우 변호사 외에 대구 달서갑에 공천된 유영하 변호사, 이 분도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 출신이고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거론되는 인사예요. 그런데 경선도 없이 대구 달서갑에 단수 추천 됐거든요. 대구 달서갑은 국민의힘에 유리한 지역구로 볼 수 있는데 이것도 일각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까지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굉장히 극진하게 예우를 해왔잖아요. 박근혜 전 대통령도 거기에 대해서 화답을 해왔고요.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한 박영수 특검팀 출신이거든요. 그래서 일종의 '제 발 저린 상황' 아닌가하는 해석이죠. 국민의힘 지지자와 구성원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만족할 만한 성의 표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었을까 싶은 의혹도 제기가 됩니다. 사실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대위 거치고 하면서 '탄핵의 강을 건넜다'고 했는데 이번에 다시 탄핵의 강으로 들어간 거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거든요.
◇ 채선아> 유영하 변호사가 공천 됐으니까요.
◆ 김민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탄핵은 아주 오래전 일이다'라고 얘기하지만 2017년이거든요. 그런데 한동훈 위원장이 야당 공격할 때, 예를 들어 이재명 대표 음주운전은 20년 전 얘기거든요. 기준이 다른 것이고, 윤석열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려하는 듯한 모습은 결국 '윤심'이 공천에 반영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는 거죠.
◇ 채선아> 그 '윤심'과 관련된 키워드가 '현역불패/친윤불패'겠네요.
◆ 김민하> 현역 의원들이 경선에서 많이 이기면서 '현역불패'라는 평가가 먼저 나왔는데요. 경향신문이 3월 7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친윤이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보도에 100회 이상 등장한 의원들은 97.8%가 공천을 받았고, 상당수는 경선도 없이 전략 공천이나 단수 공천이 됐더라는 겁니다. 반대로 친윤 키워드와 거의 연관이 없는 경우엔 단수 공천을 받은 사례는 거의 제로라는 거죠. 여기에 현역은 아니지만 대통령 측근인 이원모 전 비서관, 주진우 전 비서관은 단수공천이나 전략공천을 받았어요. 이걸 봐도 '윤심'이 공천에 작용했다는 평가를 피하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 채선아> 그 다음 키워드는 '채 상병 사건 방탄'이거든요. 최근에 채 상병 사건 관련해서 피의자로 수사를 받아야 하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호주 대사로 임명이 됐고 출국을 했잖아요. 그래서 논란이 크게 됐죠.
◆ 김민하> 국민의힘 수도권 위기론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가 그 문제입니다. 지역구에 정치인들이 가면, 어떻게 수사 받는 사람을 호주 대사로 보낼 수가 있느냐 물어본다는 거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보도가 있는데, 대통령실에서는 오히려 공수처가 잘못했다는 입장을 말하고, 전반적으로 여당이 이 문제로 대통령실에 '항명'하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가 불거지기 이전에 국민의힘에서는 채 상병 사건에서 이종섭 전 장관과 해병대 사령관, 대통령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서 수사 대상이 된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에게 단수공천을 줬어요. 그러면 이게 '채 상병 사건 방탄 공천'으로 보일 수 있죠. 그리고 이종섭 전 장관 문제에 대한 대통령실의 대응까지 묶어서 보면 이것도 이른바 '윤심'이 반영된 거 아닌가 해석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 채선아> 국민의힘 공천 키워드가 결국엔 '윤심'으로 귀결되는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아부'는 어떤 건가요?
◆ 김민하> 국민의힘 강세지역인 서초을에 단수공천된 신동욱 후보가 있습니다. TV조선에서 보도본부장, 메인뉴스 앵커 등을 지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하고 좀 쉬다가 정계 입문을 했잖아요. 그때 신동욱 당시 TV조선 앵커가 '범이 내려온다'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드디어 정치권에 온다는 취지의, 일종의 아부성 논평을 한 적 있어요. 또 국민의힘에서 송파갑에 공천된 박정훈 후보 역시 TV조선 출신이거든요. TV조선은 그동안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논조를 가지고 있는 편이었는데 두 사람 다 국민의힘에게 유리한 지역의 공천을 받은 거죠.
◆ 김민하> 최근 국민의힘에서 MBC가 일기예보에 파란색 1자를 내보냈다는 이유로 민주당의 선거운동이라고 비판했잖아요. 그런데 이런 공천을 하는 걸 보면 언론에 대해서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죠. 공천이라는 게 당이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펴고 정치를 할 것인지 보여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공천이 유권자들에게 어떤 신호를 주고 어떤 평가를 받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채선아> 네. 여기까지 국민의힘의 공천 상황을 키워드로 정리해봤습니다. 김민하 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민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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