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되어라"... 죽어서 신화 된 이소룡은 어떤 삶 살았나 [주말 뭐 볼까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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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비 워터'는 아주 굵고 너무 짧았던 이소룡의 삶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비 워터'는 지인들 목소리로 이소룡의 삶을 화면에 복원하려 한다.
아내 린다 리 캐드웰과 딸 섀넌, 동생 로버트, 미프로농구(NBA)의 전설 카림 압둘 자바 등이 이소룡의 삶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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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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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룡(외래어 표기는 리샤오룽) 또는 브루스 리로 불린 남자. 20세기를 살아 본 이들에게는 귀에 박힌 이름이다. 빼어난 쿵후 실력에다 자신만의 철학을 더해 세계를 사로잡았던 배우. 33세 이른 나이에 급작스레 떠나 세상을 더 놀라게 했던 이 영화 천재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비 워터’는 아주 굵고 너무 짧았던 이소룡의 삶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①늘 미국과 홍콩 사이에 있던 존재
이소룡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940년 태어났다. 아버지는 홍콩에서 활동하던 월극(중국 광둥성의 전통 연희) 유명 배우였다. 차이나타운 공연을 위해 아내와 함께 샌프란시스코를 찾았다가 아들을 얻었다. 태어난 뒤 곧바로 홍콩으로 돌아간 이소룡은 한 살 때부터 배우 활동을 했다. 아버지의 인맥이 작용했다.
이소룡은 10대 시절 영춘권 대가 엽문(영화 ‘일대종사’에서 량차오웨이가 연기한 인물)에게 쿵후를 배웠다. 그는 하루가 멀다 하고 거리에서 싸움을 벌였다. 부모는 미국 시민권자인 이소룡을 1959년 미국으로 강제 유학을 보냈다. 이소룡은 시애틀에서 고교를 마쳤고 워싱턴대학에 진학했다. 그는 대학에서 절권도라는 자신만의 무도를 창설해 많은 이와 교류했다. 무술도 무술이지만 이소룡의 눈은 할리우드에도 가 있었다.
②쿵후의 이상을 화면에 실현하려 하다
다큐멘터리 전반부는 이소룡의 시련을 보여준다. 빼어난 무술 실력에 수려한 외모에다 연기력, 창의성까지 지닌 이소룡은 할리우드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영어 발음이 걸림돌이었다. 무엇보다 그는 중국인이었다. 드라마 ‘그린 호넷’(1966~1967)으로 반짝 인기를 누렸으나 외면받기 일쑤였다. 백인이 동양인 분장을 하고 출연하던 시대였다. 이소룡은 출연을 위해 드라마 ‘쿵후’를 직접 기획을 하고 각본까지 썼으나 데이비드 캐러딘이 주인공인 소림사 스님 역할을 차지했다.
실망한 이소룡은 고향 홍콩으로 향했다. 신생 영화사 골든하베스트와 계약을 맺었다. 첫 영화 ‘당산대형’(1971)부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소룡 신화’의 시작이었다. 쿵후로 동양과 서양을 이으려 했던 이소룡의 꿈은 홍콩에서 실현되었다.
③남은 자들의 목소리 그리고 추억
이소룡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다. ‘비 워터’는 지인들 목소리로 이소룡의 삶을 화면에 복원하려 한다. 이 다큐멘터리만의 강점이다. 아내 린다 리 캐드웰과 딸 섀넌, 동생 로버트, 미프로농구(NBA)의 전설 카림 압둘 자바 등이 이소룡의 삶을 돌아본다.
이소룡의 미국 시절 영상은 진귀한 볼거리다. 그가 미국인들에게 무술 시범을 보이거나 무술을 지도하는 모습 등이 거친 화면 속에 담겨 있다. 절도 있고 호기 어린 몸동작에 세계인이 되고 싶었던 이소룡의 꿈이 새겨져 있다.
뷰+포인트
이소룡은 미국 시절 중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았다. 홍콩으로 돌아가선 미국인의 사고를 지녔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그의 아내는 백인이라는 이유로 환대받지 못하고는 했다. 미국과 홍콩 사이 태평양 어디인가에 그의 정체성이 있었던 셈이다. 영화는 쿵후로 세상과 자신 사이의 간극을 메우려 했던 이소룡의 삶을 부각시킨다. 이소룡은 “물이 되어라(Be Water)”라고 제자들에게 강조했다. 컵에 담기면 컵 모양이 되는 물처럼 유연한 삶을 살라는 말이다. 경계인이었던 자신을 향한 다짐이었을지 모른다. 감독은 바오 응우옌이며 베트남계 미국인이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93%, 시청자 100%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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