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만 했는데 복근이 생겼죠… 조만간 3시간 9분대도 도전해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2018년 여름 달리기 시작해 그해 9월 열린 아디다스 마이런 서울 10km를 59분에 완주했다. 그는 “달리는 게 너무 재밌었다. 달리는 사람도 많았다. 정말 신기했다. 그래서 하프코스도 나갔고, 풀코스도 완주했다”고 했다. 학창시절 체육 시간을 좋아하긴 했지만 특별한 스포츠를 즐기진 않았다. 그런데 몸을 쓴다는 게 이렇게 큰 즐거움을 가져다줄지 몰랐다. 그는 달리기를 시작한 뒤 요가와 헬스, 등산, 패들보드, 클라이밍 등 다양한 운동을 즐기고 있다.
2019년 3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풀코스를 처음 완주했다. 기록은 5시간4분22초. 그해 9월 아디다스 마이런 서울 10km에서는 1시간 20분 페이스메이커를 했다. 위 씨가 10km에서 급성장하고 있어 대회 조직위가 페이스메이커를 맡겼다. 그의 10km 최고기록은 41분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땐 산으로 갔다. 실내 스포츠 시설은 물론 대부분 실외 시설이 폐쇄됐고, 마라톤 대회도 취소됐기 때문이다. 집(서울 관악구 신림동) 근처 관악산은 물론 도봉산, 북한산, 북악산 등 수도권 산에 올랐다. 서울 한강에서 패들보드를 타기도 했다. 그는 “패들보드 위에서 요가도 했다”고 했다.
“제 풀코스 기록이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지난해 아디다스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기록이 좋아졌어요. 마라톤 국가대표 유승엽 코치님이 지도해주셨어요. 역시 전문가에게 배우니 효과가 좋네요. 올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을 앞두고는 포카리스웨트가 제공하는 훈련 프로그램에서 여자마라톤 국가대표 출신 권은주 감독에게 지도 받고 있어요.”
위 씨는 “친구들이 ‘이런 자세로 어떻게 좋은 기록을 내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는데 권 감독님도 자세 교정에 초점을 두고 가르쳐 주고 있다”고 했다. 마라톤은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며 달려야 하는데 위 씨는 다소 통통 튀는 주법에 허리를 뒤로 제치며 어색하게 달린다고 했다. 권 감독이 그것을 바로잡아 주고 있다고 했다. 1997년 2시간 26분 12초의 여자마라톤 한국 최고기록을 세웠던 권 감독은 요즘 마스터스마라토너들을 지도하고 있다.
위 씨는 혼자 달리기도 하지만 지인들과 함께 질주하는 것을 좋아한다. 매주 목요일 저녁엔 여성마라톤 동호회 필레이디에서 달린다. 매월 첫 주 금요일은 ‘1987 RRR’, 매월 마지막 금요일 저녁에는 ‘톢톢’이란 동호회에서 달린다. 나머진 친구들끼리 편하게 달린다. 대회를 앞두고 훈련 과정에서 꼭 해야 하는 LSD(Long Slow Distance)가 아니면 보통 5~15km를 달린다. LSD는 30km이상 달리는 장거리 훈련이다.
위 씨는 요즘 젊은이들 달리기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이런 것 아세요. 젊은 친구들은 달리면서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로 지도를 만들어요. 일종의 GPS아트라고 하죠. 요즘은 스마트와치 등으로 달린 지역이 지도로 표시되거든요. 저도 코로나 19 때 혼자 달리면서 지도 정말 많이 그렸어요. 그리고 특정 날짜에 맞춰 달리기도 있어요. 3·1절엔 3.1km 혹은 31km, 광복절인 8·15엔 8.15km…. 친구 생일날 달리기. 예를 들어 5월 6일이라면 5.6km를 달리는 겁니다. 그냥 달리기보다는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며 달리죠. 정말 재밌어요.”
“달리는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게 됐어요. 톢톢 러닝크루에서 연탄봉사를 4년째 하고 있어요. 시각장애인을 도와 함께 뛰는 빛나눔가이드러너로 활동하기도 했죠. 지난해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달리는 슈퍼블루마라톤에서 가이드러너를 했습니다.”
달리면서 많은 게 바뀌었다.
“원래 체중이 많이 나가는 체질이 아니라 체중엔 변화가 없는데 체력이 좋아졌어요. 무엇보다 그냥 달리기만 했는데 없던 복근도 생겼죠. 한마디로 건강해졌어요. 제가 원래 아침밥도 잘 안 먹고 아침잠도 많았는데 달리면서 아침형 인간이 됐어요. 마라톤 대회가 아침 일찍 열리니 안 먹고 뛰면 힘들잖아요. 그렇다 보니 억지로 아침밥을 먹는 습관도 생겼죠. 친구들과 새벽 달리기도 즐깁니다.”
“달리기가 진짜 정직한 운동이라서 좋아요. 노력한 만큼 기록으로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더 달리게 됩니다. 함께 ‘의샤’ ‘의샤’하며 뛰는 분위기도 좋아요. 제가 원래는 펀런(즐겁게 달리기) 주의자였는데 최근 기록이 좋아지면서 기록에도 욕심을 부리고 있어요. 무엇보다 달리는 게 즐거워요. 평생 달릴 겁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소희, 류준열과 열애 인정 “환승연애는 아니다…혜리에게 사과할 것”
- 비 오는 밤 도로에 누워있던 사람, 택시에 밟혀 사망…法 “운전자 무죄”
- 안철수, 막말 논란 장예찬·조수연에 “선당후사 정신으로 결단해야”
- LA 다저스 선수단에게 날계란 던진 20대 검거 “기분 나빠서 그냥”
-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낙마’ 강북을 전략경선…박용진 공천 승계 불발
- 알파브라더스 “디자인 외주, 인하우스 모두 불만이라면? 구독이 답입니다”
- 이태곤, 방송 중단 이유…“재벌 부인과 결혼 때문?”
- 맨 엉덩이를 후임병 얼굴에…방귀 장난 해명에도 法 “성추행”
- 동해를 ‘한국해’로 표기한 18세기 지도…독일 여성이 발견
- 골프 많이 치면 루게릭병 발병 위험…바로 ‘이것’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