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무덤 친구' 얼굴은 알아야지"…日 '합장묘' 인기에 등장한 이색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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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서는 사후 유골을 같이 매장하는 '합장묘'가 새로운 장례 문화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합장묘를 계약한 이후 매번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는 아사카와 사치코(74)는 "같은 무덤에 들어갈 사람들인데 얼굴 정도는 아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모임은) 맛있는 밥만 먹고 끝나는 관계로, 서로 인생에 깊이 관여하지 않아도 돼 마음이 편하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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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서는 사후 유골을 같이 매장하는 '합장묘'가 새로운 장례 문화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동시에 함께 묻힐 사람들과 생전부터 만남을 가지며 친목을 다지는 모임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 공영방송 NHK가 지난 1월부터 한 달간 수도권 등 지자체 9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합장묘의 수가 20년간 4배나 증가했습니다.
합장묘란, 가족 단위도 아니고 고향도 살아온 내력도 각기 다른 여러 사람이 삶을 마감했을 때 공동으로 이용하는 묘지를 말합니다.
계약금은 1인당 10만~20만 엔(약 90만~180만 원)이며, 개인이 관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연관 관리비는 필요 없습니다.
이 때문에 사후 무덤을 돌봐줄 사람을 구하지 않아도 될뿐더러 유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효고현 고령자 생활협동조합(생협)은 고베시에서 두 곳의 합장묘를 운영하고 있는데, 두 묘지에는 지금까지 100여 명이 안장됐고 생전에 이 묘지에 들어가기로 결정한 사전 계약자만 256명에 이릅니다.
생협의 합장묘 담당자인 후지야마 타카시는 계약 철칙에 대해 "사람마다 다른 동기를 가지고 계약한다"며 "개개인의 의사를 소중히 여기고 무리하게 강요하거나 권유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합장묘를 찾는 노인들이 늘어나면서 합장묘에 누울 사람들과 생전부터 친목을 다지는 모임도 생겨났습니다.
이들은 서로를 '무덤 친구'라는 뜻의 '하가토모'(墓友·묘우)라고 부릅니다.
생협은 10년 전 '살아있을 때 같은 무덤에 누울 사람들과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고 무덤 친구들을 위한 점심 모임을 열기 시작해, 연 2~3회 개최하고 있으며 참석 여부는 개인의 선택에 맡깁니다.
처음에는 절반 정도였던 참석률은 90%까지 높아졌고, 현재 매 모임 참석자는 30명이 넘습니다.
지난 2022년 합장묘를 계약한 이후 매번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는 아사카와 사치코(74)는 "같은 무덤에 들어갈 사람들인데 얼굴 정도는 아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모임은) 맛있는 밥만 먹고 끝나는 관계로, 서로 인생에 깊이 관여하지 않아도 돼 마음이 편하다"라고 말했습니다.
특별한 점이 있다면, 모임 일정 중 자신의 근황을 보고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후지야마 타카시는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 기회가 적어진다"며 "(근황을 이야기하는 것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무덤 친구는 혈연관계가 아닌 수평적 연결로 이어지는 애도의 또 다른 형태로, 이 독특한 관계가 노인들의 삶에 안정감을 줄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일본 노인 생활문화 연구소 고타니 미도리 대표는 NHK에 "혈연 외 낯선 사람들과 함께 묻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무덤 친구와 함께 이야기하고 차를 마시면 서로가 느슨하게 연결되고 지지할 수 있는 관계로 이어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고 했습니다.
(사진=NHK 홈페이지 캡처)
신송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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