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상희, 의원 단톡방에서 “이재명은 박용진이 그렇게 두렵나”

박상기 기자 2024. 3. 1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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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최고위 결정 강하게 비판
“민주당 의원으로서 한없이 부끄럽고 자괴감 사무친다”
“최고위원들은 대체 무엇인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부산 부산진구 당감새시장을 방문, 지역 총선 후보들과 족발을 맛보고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을 취소한 서울 강북을 지역에서 ‘전략 경선’을 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민주당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 강한 비판이 나왔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4선 김상희 의원이 “이재명 대표는 박용진 의원이 그렇게 두렵냐, 민주당을 기어이 완벽한 ‘이재명 당’으로 만드는 것이 이번 총선 목표냐”고 했다. 경선 1위였던 정 전 의원이 탈락한 뒤, 2위였던 박용진 의원에게 공천을 주는 게 아니라 경선을 다시 하기로 결정한 것이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15일 밤 심야 비공개 최고위를 열어 ‘막말 논란’이 불거진 정 전 의원의 공천 취소를 확정하고, 이 지역에서 새로 후보를 공모해 전략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최고위에서 오랜 시간 격론이 오간 뒤, 새벽 1시 58분에야 ‘서울 강북을을 전략 선거구로 지정해, 후보를 공모한 뒤 전략 경선을 실시한다’는 결론을 공지했다. 경선 2위인 박용진 의원도 전략 경선 참여는 가능하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박용진은 비명계라 어떻게 해서든 쳐내겠다는 의도 아니겠냐”는 말이 나왔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뉴시스

김상희 의원은 이날 오전 6시쯤 민주당 의원들이 속한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최고위가 또 한밤 중에 엄청난 결정을 하셨다”며 비판에 나섰다. 민주당은 지난 1일에도 심야 비공개 최고위에서 홍영표 의원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비명계 인사들의 탈락을 결정했었다.

김 의원은 “의원들의 절박한 호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박용진 의원을 기어이 탈락시켰다”며 “대표는 박용진 의원이 그렇게 두렵냐”고 했다. 이어 “민주당을 기어이 완벽한 이재명의 당으로 만드는 것이 이번 총선의 목표냐, 최고위원들은 대체 무엇인가”라고 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의원으로서 한없이 부끄럽고 자괴감이 사무친다”고 했다. 전날부터 민주당 의원 단체 대화방에선 정 전 의원 대신 박 의원에게 공천을 주면 된다는 주장이 잇따라 올라왔다고 한다.

김 의원은 “(강북을 지역과 달리) 순천·광양·곡성·구례는 손훈모 후보를 공천 취소하고 이재명 대표의 특보 김문수 후보를 공천했더군요”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에서 경선 1위 손훈모 후보의 경선 부정이 발견돼 공천을 취소하고 경선 2위 김문수 후보에 공천을 주기로 결정했다. 경선 1위에 대해 공천이 취소된 건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 지역이나, 서울 강북을 지역이나 같은데 왜 결론은 다르냐는 것이다. 당내에서는 “경선 2위가 비명계인 것과 당대표 특보인 것의 차이”, “기준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경기 부천병 지역에서 4선을 했다.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 부의장을 지냈다. 이번 총선에서는 경선에서 이건태 당대표 특보에게 져 출마가 무산됐다. 이건태 특보는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의 뇌물수수 혐의를 변호했던 대표적 친명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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