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선 투표 첫날...투표소에 불지르고, 투표함에 ‘액체 테러’
러시아 대통령 선거 첫날인 15일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훼손 등 각종 방해 행위가 벌어졌다. 이번 선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장기집권에 반대하는 러시아 시민들이 집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곳곳에서 저항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 언론 ‘르몽드’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한 투표소에서는 젊은 여성이 투명한 투표함에 녹색 액체를 쏟아부어 투표용지를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날 보로네시·로스토프·볼고그라드·크림반도 등지에서도 동일한 수법으로 투표용지가 훼손됐다. 엘라 팜필로바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투표함에 액체를 부은 사람은 최고 5년의 징역형에 처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지난달 옥중 의문사한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지지자들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나발니는 2017년 괴한이 뿌린 녹색 살균소독액을 맞고 실명 위기를 겪었었는데, 이날 투표함에 뿌려진 액체도 녹색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나발니 지지자들은 선거 마지막 날인 17일 정오에 투표소 앞에서 푸틴 정권을 규탄하는 시위를 할 것이라고 공표하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소에 불을 지르는 사건도 발생했다. 모스크바에서는 한 여성이 투표 부스에 방화했고,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시베리아에서도 여성들이 투표소에 화염병을 던진 혐의로 붙잡혔다. 르몽드는 “대선 투표 첫날에만 투표소 기물파손·방화 혐의로 9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접경지를 공격해 선거를 방해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접경지 주민들을 위협해 투표를 무산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 네오나치 정권은 파괴적인 범죄 무장 행동을 꾸미고 실행하려고 했다”고 했다. 러시아는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주(州) 등 자국 영토 편입을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도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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