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에 울고 웃은 韓 증시···코스피 2700 회복 가능할까[다음주 증시 전망]

김병준 기자 2024. 3. 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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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650~2750 전망
엔비디아 AI컨퍼런스 주목
21일 美 기준금리 발표 예정
코스피가 전장보다 51.92포인트(1.91%) 내린 2666.84에 거래를 마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1년 10개월 만에 2700선을 회복한 코스피가 미국 물가 쇼크가 촉발한 위험 선호 심리 약화로 2660선까지 추락했다.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훌쩍 웃돌면서 외국인 투자가들이 재차 1조 원 넘게 순매도에 나섰다. 증권가에서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 만큼 다음주 코스피가 2750선까지 반등할 여지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51.92포인트(1.91%) 내린 2666.84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 14일 2718.76으로 1년 11개월 만에 2700선을 돌파했는데 불과 하루 만에 다시 2600선으로 뒷걸음질 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조 379억 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7월 25일 1조 3534억 원 순매도 이후 이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기관 투자가들도 617억 원을 순매도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만 1조 177억 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2700 돌파 후 다시 후퇴···美 물가에 영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이번주 코스피는 미국의 물가 지수에 크게 영향을 받는 모양새였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2%, 지난달 대비 늘었다. 시장의 컨센서스는 각각 3.1%와 0.4%였다. 물가 변동폭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시장 기대치인 3.7%를 1%포인트 넘어선 3.8%를 기록했다. CPI가 시장의 기대치를 소폭 넘어선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지난 1월 CPI 쇼크 이후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으로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주가에 선반영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이 이같은 물가 지수를 발표한 다음 한국 증시는 1년 11개월만에 장중 2700선을 돌파했다. 지난 1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76포인트(0.44%) 오른 2693.57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장 중 2701.45까지 치솟으며 2022년 5월 3일 2702.10 이후 처음으로 2700 선을 넘어섰다. 코스닥지수도 0.22% 상승한 889.93에 마감해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특히 금융주가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증권(3.66%), 금융(2.02%), 보험(1.43%) 등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금융주가 강세였는데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춘 주주 환원 정책이 쏟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증시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면서 한국 증시는 다시 2600선으로 후퇴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2월 PPI가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이는 전월 대비 0.3% 상승을 예상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4% 오르면서 전문가 전망치(0.2%)를 넘어섰다.

美 연준 금리 결정 주목···엔비디아 AI 개발자 콘퍼런스도 앞둬
엔비디아 CI. 연합뉴스

투자 전문가들은 다음주 증시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개발자 콘퍼런스와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을 꼽았다. 엔비디아는 오는 18~21일(현지 시간) 예정된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첨단 AI 칩을 선보일 전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 첫날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 무대에 올라 기조연설을 맡는다. 코로나19 이후 5년 만의 대면 행사로 엔비디아가 AI 시장 선두에 오른 후 처음 열리는 행사인 만큼 전 세계 30만명 이상(온·오프라인 합산)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국내 AI 반도체 시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증권가에서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금리 결정은 21일 예정돼 있다. 증권가에서는 제롬 파월 FOMC 의장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점차 안정되고 있지만 통계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주 코스피는 2650~2750포인트 수준으로 예상한다”며 “AI,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 요인이며 미국 물가 불안 문제는 코스피 하락 요인”이라고 내다봤다.

김병준 기자 econ_j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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