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 청년 절반 "결혼·출산? 벌써 포기했어요"

이제 갓 성인이 돼 대학에 다니거나 사회로 나온 20대 초반 청년 가운데 절반가량이 이미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늘(16일) 학계에 따르면 이화여대 이승진 일반대학원 사회복지학과 박사 수료생과 정익중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은 최근 학술지 한국사회복지학에 '청년들은 무엇을 포기하고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논문에서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월드비전이 주관한 '2022년 한국 미래세대 꿈 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해 전국 6개 권역 소재 만 19∼23세 청년 500명을 대상으로 미래 계획이 있는지 조사했습니다.

연애, 결혼, 출산, 내집마련, 자기계발 등 10가지 항목에 대한 미래 계획 여부를 물은 결과 청년들은 세 유형으로 분류됐습니다.

우선 다른 분야의 계획은 있지만 결혼과 출산은 거의 계획하지 않는 '결혼·출산 포기형'이 50.4％로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모든 미래계획 문항에서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미래계획형'은 31.2％였으며, 다수 항목의 계획을 포기한 'N포형'은 18.4％로 나타났습니다.

미래계획형의 경우 출산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97％ 이상이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다만 출산 계획을 가진 청년은 76.2％로 다른 항목보다 낮았습니다.

결혼·출산포기형은 대인관계, 취미생활, 건강관리, 자기계발 등 항목에서 80％ 이상의 청년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답했고 내집마련에 대한 계획도 절반이 넘는 66.1％가 세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유형의 청년 중 연애 계획이 있는 경우는 35.8％로 낮았고 결혼과 출산 계획은 각각 0％, 0.3％에 그쳤습니다.

N포형 청년들은 각 문항에서 계획이 있다고 답한 경우가 최대 45.7％(취업·창업)에 불과해 절반 이상이 미래를 계획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중에서도 결혼과 출산 계획이 있는 경우는 각각 13.2％, 11.5％로 가장 적었습니다.

유형별 특성을 살펴보면 미래계획형, 결혼·출산포기형, N포형 순으로 최종학력이 높고 취업 경험이 있었습니다. 또 N포형이 미래계획형, 결혼·출산포기형보다 높은 우울·불안을 보였습니다. 행복감은 미래계획형, 결혼출산포기형, N포형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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