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개 잡아실어 전기봉으로…” 최종선고 앞둔 도살업자들[댕냥구조대]
시흥시 불법 개도살장 현장 급습
유기견 실어다 도살봉 등으로 살해
검찰 1년 6월 구형…4월 최종 선고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몰랐습니다.”
시골 마당개, 밭지킴이 개, 개농장 개 등 방치된 개들을 좁은 철망에 쑤셔 넣은 채 트럭에 실어 도살봉 등으로 살해하는 불법 개도살장으로 유통시킨 김씨는 재판장에서 끝까지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현장 적발 외에도 동물권행동 카라는 추적을 통해 유통업자 김씨가 개들을 자신의 트럭에 실어 도살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수차례 확인한 후 이들을 고발했습니다.
당시 급습한 현장에선 막 절명해 방혈 중이던 개 3마리와 토치로 그을려진 사체 10여 마리, 그리고 도살을 앞둔 개 24마리가 발견됐습니다.
두 단체는 생존개체 24마리 전원을 구조하고 도살자와 개들을 해당 도살장으로 공급한 유통업자를 모두 고발처리했습니다.
카라 관계자는 “개에 도살봉을 물려 죽이는 행위는 명백히 동물학대에 해당되는 범죄행위이며, 지난 2019년 법원이 개 전기도살 사건을 유죄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며 “범죄 행위에 개들을 공급한 유통업자 역시 학대행위를 방조한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수 개월 후 불법 개 도살업자 이씨와 유통업자 김씨는 재판장에 섰습니다. 다만 도살업자 이씨와 유통업자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도살자는 자신의 불법 도살과정 혐의를 일부 인정했지만 유통업자는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도살업자 이씨는 “개 도살행위의 불법성을 인정하고 유통업자 김씨 역시 자신의 작업장이 도살장임을 알았을 것”이라 진술했습니다. 반면 유통업자 김씨는 “도살장의 문이 열릴 때만 안을 가끔씩 들여다볼 뿐 개를 도살하는 건 본적이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카라와 KK9레스큐가 당시 도살장을 적발했을 때 유통업자 김씨도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해당 공간이 도살장임을 모를 리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김씨는 자신의 트럭을 몰고 다니며 개농장 개들뿐만 아니라 마당개, 밭지킴이 개 등 방치되고 유기된 개까지 무단으로 취해 도살장으로 공급해 왔습니다.
또 현장 적발 당시, 김씨는 현장에 도살자와 같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김씨는 재판과정에서 시흥 도살장 외에도 수많은 도살장과 거래를 해 온 것이 드러났습니다.
반면 도살자 이씨는 자신의 가족들이 개들을 더 이상 도살하지 않는 것을 기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씨는 “(개를 도살하지 않으니) 이제 안 먹어도 배가 부릅니다”고 진술했습니다.
3차 공판이 열린 이날 검찰은 불법 개도살업자와 유통업자에게 각각 징역 1년 6월과 징역 1년을 구형했습니다.
재판 과정에선 불법 도살장의 문제는 도살봉 등을 사용한 잔인한 살해방법 외에도 다른 개들의 죽음을 눈 앞에서 목격하도록 방조한 부분도 지적됐습니다.
이번 재판에는 전문가 증인으로 우희종 서울대학교 수의대 명예교수가 참여했니다.
우 교수는 법정에서 포유류의 경우 동종의 동물이 눈앞에서 학대 내지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게 된다면 혈중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증가한다는 과학적 사실을 설명하면서 개 도살 현장이 동물에 미치는 심각성을 강조했습니다.
3차 공판이 열린 지난 8일 카라와 KK9레스큐는 공판이 진행되는 수원지법 안산지원 앞에서 숱한 개들을 도살장으로 유통시킨 김씨에게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전국 5281명의 엄중처벌 탄원서명부를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최종 판결은 오는 4월 26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동물학대에 대해 일부 사건을 제외하고 제대로 된 실형 등이 나온 사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 해당 재판부가 어떤 판결을 내릴 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 입니다.
박지애 (pja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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