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 승패 쥔 인공위성…레이저·재밍 공격에 '속수무책'
러시아, 저궤도 인공위성 공격책 다각도 확보
국내에선 북한發 GPS 교란전 지속돼
[편집자주] 남북한의 인공위성이 동시에 지구를 돌고 있다. 매일 한 번씩 50㎞ 거리로 스쳐 지나간다. 마음만 먹으면 레이저 또는 전파 공격도 가능한 거리다. 스타워즈(Star Wars)는 더이상 상상의 영역이 아니다. 전 세계 우주 동향을 살펴보고 우리에게 이를 막을 수단이 있는지 짚어본다.
2022년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저궤도 인공위성이 승패에 큰 영향을 미쳐 '우주전'이라고도 불린다. 공군 우주센터장(대령)을 지낸 최성환 한화시스템 항공·우주사업부문 전문위원은 "막강한 군사력을 앞세웠던 러시아 공군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건 우크라이나군이 보유한 '정보력'에 밀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궤도(LEO) 위성은 지상으로부터 고도 200~2000㎞ 떠 있는 위성을 지칭한다. 미국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같은 저궤도 군집 통신위성, 바다나 육지를 관측하는 지구관측위성 등이 저궤도 위성에 속한다. 국내 1호 군사정찰위성도 고도 약 550㎞ 지점에 있다. 저궤도 위성은 '우주 전쟁'에서 승패를 좌우할 핵심 무기지만 적의 공격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어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 세계 최대 SAR(합성개구레이더) 군집위성을 보유한 위성 기업 아이스아이(ICEYE) 등으로부터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영상 정보로 실시간 제공받았다. SAR 위성은 지상에 레이더를 쏴 물체를 분별하기 때문에 빛이 없는 야간과 악천후에도 관측 능력이 우수하다. 러시아 공군의 전략은 SAR 위성이 찍은 영상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됐다. 또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우크라이나에 지상 기지국 없이도 위성을 통해 통신할 수 있는 스타링크 위성 통신 서비스를 지원했다. 덕분에 우크라이나군은 교전으로 지상 통신망이 파괴된 상태에서도 통신이 가능해 드론 공격은 물론 효율적인 작전을 펼쳤다.
그런가 하면 러시아는 광학 기반 위성에 강력한 빛을 쏴 센서의 눈을 멀게 하는 '눈부심(대즐링·dazzling)'이라는 이름의 방해 기술도 개발했다. 이안 보이드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 항공우주공학 교수의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2011년부터 '칼리나(калина)'라는 레이저 기반 저궤도위성 공격 시스템을 개발했다. 직경 약 1.3m 렌즈를 부착한 망원경으로 목표 위성의 센서에 레이저 빔을 정확히 조준한다. 한번에 엄청난 양의 빛을 받은 센서는 일시적으로 작동을 멈추는데, 대즐링 공격을 반복하면 영구적인 손상을 입는다. 이는 칼리나의 최종 목표다.
또 우주 공간에 레이저 무기를 배치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지상에서 공격하는 것보다 목표물과의 거리가 훨씬 가까운 데다 지구 대기권을 통과하는 동안 레이저 출력이 약해질 일도 없어 공격에 효과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상보다 훨씬 낮은 전력량으로도 위성을 완전 무력화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북한은 10여년 간 지속적으로 국내 기반 시설 등을 겨냥해 GPS(글로벌 위성항법시스템)을 교란하는 전자전(電子戰)을 펼치고 있다. 2010~2012년, 2016년에는 러시아에서 들여온 재밍(jamming·전파 교란) 장비를 군사분계선 인근에 배치해 GPS 교란을 시도했다. 재밍은 위성 신호를 왜곡하기 위해 강력한 외부 신호나 잡음을 일부러 주입하는 행위다.
재밍을 방어하지 못할 경우 GPS를 활용하는 모든 민·군용 시설이 정확한 위치 정보를 파악할 수 없다. 또 GPS로 시각 동기(시계)를 맞추는 인프라 시설이 치명타를 입거나 바다를 항해하던 배가 방향을 잃고 엉뚱한 곳으로 운전할 수도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위성항법연구실에 따르면 GPS 신호는 지상에서 약 2만3000㎞ 떨어진 위성에서 받는데, 거리가 먼 만큼 출력 신호가 약하다. 그리 강하지 않은 외부 신호에도 쉽게 교란된다. 만약 주입되는 신호가 강할 경우엔 넓은 영역에 걸쳐 혼선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이 2011년 1㎾(킬로와트) 전파를 쐈을 때 전남 흑산도 통신망에서도 이상이 감지됐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군 무기에 영향을 줄 경우 문제는 커진다. GPS 수신기가 장착된 미사일이 방향을 잃을 경우, 원하는 목표물에 도달하지 못하고 유실돼 민간에 큰 피해를 칠 수 있어서다.
최성환 전문위원은 "여러 나라의 위성들이 같은 궤도 안에 밀집해 있기 때문에 ASAT 같은 물리적 공격은 감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재밍 등 비물리적 공격이나 위성의 성능을 둘러싼 정보력 싸움이 더 활발해질 수 있는 만큼 관련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장동건과 데이트 못해보고…결혼식때 '임신' 고소영이 꺼낸 말 - 머니투데이
- '류준열과 열애설' 한소희, 환승 의혹 '발끈'…"애인 있는 사람 안 좋아해" - 머니투데이
- 류준열, 한소희로 환승연애?…전 연인 혜리, 뒤늦은 언팔 뒤 "재밌네" - 머니투데이
- 김병현 '연봉 237억' 해명…"연봉 잘못 나온 것, 빚이 300억" - 머니투데이
- 카메라 앞 알몸 활보 '나솔사계' 남자 3호…경리 "너무 편하시다" - 머니투데이
- 박나래, 기안84와 썸 인정…"깊은 사이였다니" 이시언도 '깜짝'
- "시세차익 25억"…최민환, 슈돌 나온 강남집 38억에 팔았다 - 머니투데이
- 정준하 "하루 2000만, 월 4억 벌어"…식당 대박에도 못 웃은 이유 - 머니투데이
- "700원짜리가 순식간에 4700원"…'퀀타피아 주가조작 의혹' 전직 경찰간부 구속 - 머니투데이
- 하노이에 한국처럼 집 지었더니 "완판"…이번엔 '베트남의 송도' 만든다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