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키운 ‘꼼수’ 비례대표제 [편집인의 원픽]
비례대표로 제도가 바뀌면서 ‘공천헌금’ 논란은 사라졌지만 후보들의 자질 논란은 심심치 않게 제기됐다. 하지만 22대 총선처럼 제도를 없애야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생길 정도는 아니었다. 이번 총선에서는 사표를 줄이고 정치적 다양성,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취지가 퇴색하면서 비례대표 무용론마저 나오고 있다. 본래 취지 무색해진 비례대표제… ‘방탄 금배지’ 전락 위기(3월9일자·김승환·유지혜 기자) ‘커지는 ‘종북 숙주론’에 민주당 비례1번 재추천 검토’(3월12일자·김승환·조병욱 기자) 기사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낳은 공천 파행을 담고 있다. 거대 여야 정당의 비례 위성정당에 친북·반미 성향이 뚜렷한 인사나 범법 이력이 있는 인사들이 몰려들고 있는 행태를 지적한 것이다. 비례대표가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특정 정파’를 대표하는 사람들의 국회 진출 발판으로 악용되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장고 끝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정하면서 21대 총선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위성정당’이 등장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미래’, 민주당은 ‘더불어민주연합’을 만들어 소수정당들과 함께 비례대표 의석 쟁탈전에 뛰어들었다. 문제는 민주당 주도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진보당에 3석을 당선권에 배정하면서 ‘내란음모사건’으로 해산된 통진당과 관련된 인사들의 국회 입성이 가능해진 것이다. 통진당 후신인 진보당은 강령에서 한·미동맹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용혜인 의원은 3석을 배정받은 새진보연합 몫으로 비례대표로 나서 두 차례 연속 민주당 위성정당을 통한 국회 진입 수순을 밟게 됐다. 새진보연합은 용 의원이 주도한 당이어서 ‘셀프 공천’ 꼬리표를 달았다. 4석을 배정받은 시민사회 쪽에서도 한미연합훈련 반대 시위, 사드배치 반대 시위 등을 주도한 인사들을 내세웠다가 사실상 진보당의 ‘위장 공천’이라는 비판에 밀려 주저앉혔다. 전 군인권센터 소장인 임태훈씨는 민주당쪽에서 병역기피 문제로 공천 추천 철회를 요청해 시민사회 측과 충돌을 빚었다.
◆조국신당, ‘제2의 안철수신당’될까
한 표라도 더 얻으면 당선되는 소선거구제에서 제3당이 지역구 의원을 만들어내는 건 쉽지않다. 그래서 정당 득표를 많이 얻어야 ‘돌풍’을 만들어낼 수 있다. 2016년 민주당을 제치고 정당득표율에서 2위(26.7%)를 차지해 13석을 얻은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이 대표적 사례다. 앞서 한나라당 공천 탈락자들로 이뤄진 ‘친박연대’가 비례대표 8석을 얻어 ‘살아 돌아오라’는 당시 박근혜 전 대표의 위력을 실감케하기도 했다.
‘반윤석열, 반한동훈’ 색채를 분명히 하면서 야권 성향 지지자를 끌어모은 조국당이 실제 득표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한다. 안철수의 국민의당, 박 전대표가 뒷배경이 된 친박연대가 성공한 데는 호남, 대구·경북 지역의 적극적 지지가 뒷받침됐다. 현재 호남에서는 민주당과 조국당, 이낙연 공동대표의 새로운미래가 경쟁하고 있다. 선거 운동이 본격화하면서 거대 양당 결집력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조국당을 비롯해 제3당 입지는 좁아질 수도 있다. 21대 총선에서도 열린민주당이 한국갤럽 비례정당 조사에 9%를 기록했는데 정작 투표 당일에는 5.4%를 얻는데 그쳤다.
비례대표가 등장한 건 1963년 6대 총선에서다. 전국구로 불렸다. 비례대표로 이름을 바꾼 것은 2000년 16대 총선때다. 지금의 지역구 1표, 정당투표 1표를 찍는 정당명부식 1인2표제가 실시된 것은 2004년 17대 총선때다. 정당득표율 3%를 넘는 모든 정당이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받게 됐다. 이른바 ‘3% 봉쇄조항’이다. 21대 국회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민주당 주도로 통과됐지만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이라는 당초 명분과는 달리 여야 모두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사실상 무력화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각 정당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드러내거나 ‘스피커’ 역할을 한 사람을 비례대표로 발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민주당 비례 위성정당을 통해 국회 입성한 최강욱 전 의원, 윤미향 의원, 김의겸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조태용 국정원장, 신원식 국방부장관, 조수진 의원 등도 모두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비례 위성정당을 통해 21대 국회의원으로 입성했다.
황정미 편집인
본래 취지 무색해진 비례대표제… ‘방탄 금배지’ 전락 위기
https://www.segye.com/newsView/20240308512780
커지는 ‘종북 숙주론’에… 민주당 ‘비례 1번’ 재추천 검토 [막오른 비례대전]
https://www.segye.com/newsView/20240311516195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발열·오한·근육통' 감기 아니었네… 일주일만에 459명 당한 '이 병' 확산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