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하나 2억원”…카우보이룩 넘어 주얼리 파는 170살 루이 비통[어디서 왔니?]
소년 루이 비통의 트렁크 브랜드
한국은 1991년 공식 매장 들어와
이젠 ‘LV 다이아몬드 콜렉션’까지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올 가을엔 카우보이가 뜰까요?”
패션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이런 질문이 들려옵니다. 올해 1월 파리 남성복 패션위크에서 루이 비통의 퍼렐 윌리엄스 디렉터가 선보인 카우보이 룩 때문입니다. 비욘세, 킴 카다시안 등 할리우드 여성 배우들까지 요즘 ‘카우보이 스타일링’을 보이며 이목을 끌었는데요. 트렁크 제작에서 시작된 이 루이 비통의 기원을 오늘 소개하려 합니다.
많은 분들이 아실 테지만 루이 비통은 170년 된 프랑스 대표 럭셔리 브랜드입니다. 액세서리, 주얼리는 물론 출판, 전시 등을 아우르는 문화의 ‘상징’이 됐죠. 명품 경쟁이 치열한 백화점 업계 말하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 비통·샤넬)’ 중 하나로 에르메스와 샤넬처럼 창업자의 이름입니다. 그래서 ‘루이비통’이 아니라 ‘루이 비통’이 바른 표기라고 해요.
1821년 8월 4일 프랑스 쥐라 산맥의 작은 마을 앙쉐에서 태어난 루이 비통은 목공소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14살 때 아버지의 재혼으로 집을 떠나게 된 그는 온갖 일을 하며 무작정 파리로 갔습니다. 걸린 시간은 2년. 지금으로는 중학생 정도 되는 사내 아이 혼자 떠났다고 하니 떡잎부터 달랐나봅니다.
역시 대도시에서는 성공의 기회가 있었던 걸까요. 나무를 좀 만져 본 루이 비통은 파리의 포부르 생토노레 거리에서 당시 최고의 트렁크 제작자이던 로맹 마레샬(Romain Maréchal) 밑에서 일하게 됩니다. 루이 비통은 기차 짐칸에 올려놓을 수 있는 사각형 트렁크를 개발하면서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여성들의 패션 사랑이 루이 비통이 성공하는 밑바탕이 돼 줍니다. 당시에는 실크 드레스가 유행이었는데 풀리지 않은 고민 거리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 드레스의 길이가 수십 미터에 달해 운반에만 수십 개의 트렁크가 필요했기 때문이죠. 프랑스 제2제국이 번영하던 당시, 장거리 여행에도 화려한 의상을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트렁크는 쉽게 말해 너무나 갖고픈 귀족들의 ‘잇템’이었죠.
루이 비통이 프랑스 황제였던 나폴레옹 3세 부인인 황후 유제니 드 몽티조의 전담 트렁크 짐꾼이 된 것도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화려함을 운반케 해 준 루이 비통에 대한 황후의 만족감은 너무나 높아서 매장을 열도록 후원을 해 줍니다. 1854년, 루이 비통 매장과 브랜드는 이렇게 시작이 됩니다.
그래서 루이 비통 브랜드에는 ‘여행’이라는 본질이 빠질 수 없습니다. 루이 비통의 역사가 곧 운송의 발달과 함께했기 때문이죠. 가격도 트렁크가 독보적입니다. 수백만원대 핸드백과 달리 트렁크는 수천만원에서 2~3억원에 달하는 경우도 적지 않죠. 가방 하나가 집 한 채와 맞먹는 만큼 보편적으로 쉽게 볼 수 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흥미롭게도 루이 비통의 로고는 루이 비통이 만들지 않았습니다. 이 로고는 루이 비통의 아들인 조지가 1896년 개발한 것입니다. 넘치는 모조품을 방지하기 위해 아버지 이름의 이니셜인 ‘L’과 ‘V’를 겹치게 한 후 꽃과 별로 표현한 것이였죠. 1980년대부터는 세계적인 사진작가와 함께 루이 비통의 모노그램은 더욱 감각적인 디자인 함께 변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루이 비통 브랜드가 한국에 도착한 건 브랜드가 시작된 지 130여년이 지난 후입니다. 1991년에 서울 호텔신라에 첫 공식 매장이 생겼거든요. 30여 년 넘게 한국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루이 비통은 지난해 4월, 한강 잠수교에서 런웨이를 보이는 과감한 도전을 합니다. 당시 루이 비통 회장 경 CEO인 피에트로 베카리는 “한강 잠수교에서의 런웨이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끝없이 ‘다음(next)’을 제시하는 서울과 루이 비통의 공통된 가치를 가장 아름답게 구현하는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구두 등 슈즈, 의류를 넘어 한국에서는 이제 루이 비통의 주얼리까지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14일 서울 잠실 에비뉴엘에서 ‘LV 다이아몬드 컬렉션’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 7월 처음 출시된 이 컬렉션은 아트 디렉터 프란체스카 앰피시어트로프가 디자인한 22가지 라인이 특징입니다. 이제 한국에서 웨딩 반지로 루이 비통의 주얼리를 선택하는 분도 나오겠군요.
루이 비통은 한국 소비자들도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 전시 등 다양한 접점을 만들고 있습니다. 매장보다는 더 깊게 브랜드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되겠네요. 대표적인 곳은 현대 건축의 거장 프랭크 게리의 한국 첫 건축물인 ‘루이 비통 메종 서울’입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019년 10월 오픈한 이 곳은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이 소장한 컬렉션을 한국에 선보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루이 비통은 문화 예술 활동 사업의 영역을 미식으로 넓혔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이 공간에서 ‘우리 루이 비통’이라는 팝업 레스토랑을 열고 ‘한식공간’의 조희숙 셰프, ‘온지음’의 조은희 및 박성배 셰프,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 ‘리제(Lysée)’의 이은지 셰프가 참여하는 다이닝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루이 비통에서는 책이 나온다는 것도 알고 계시나요? 루이 비통 출판사(Les Editions Louis Vuitton)에서는 시티 가이드, 트래블 북, 패션 아이 컬렉션 등 여행을 중심으로 한 2종의 서적을 내놓고 있습니다. 2013년에는 ‘루이 비통 시티 가이드 서울’도 나왔고요. 2019년에는 프랑스 아티스트 듀오 이시노리(Icinori)와 함께 ‘루이 비통 트래블 북(Louis Vuitton Travel Book) 서울’을 냈죠.
한국과 관련된 루이 비통의 콘텐츠들은 계속 나오고 있어요. 지난해에는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박서보 화백이 특별 게스트로 참여한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박 화백의 단골 음식점부터 카페, 와인바는 물론 한국 예술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미술관 정보 등이 담겨 있죠. 더불어 지난해 6월 네덜란드 출신 사진작가 사라 반 라이가 참여한 ‘패션 아이 -서울 편’도 있습니다.
아 참, 지금 루이 비통을 운영하는 곳은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입니다. 지난해에만 약 125조원의 매출을 거둔 지방시·디올 등 다양한 럭셔리 브랜드를 소유해 ‘명품의 제국’이라는 별명을 가진 곳입니다. 어디에 루이 비통이 매장을 내는지는 LVMH이 결정하기 때문에 백화점들도 LVMH과 잘 지내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참고자료〉
럭셔리 브랜드 인사이트, 박소현, 다반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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