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누비는 쏙독새’…타인의 몸과 바꿀 수 있다면 바꿀텐가요? [OTT 충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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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빛나야 할 것은 외면이 아니라 내면이다.
2018년 넷플릭스 일본 드라마 '우주를 누비는 쏙독새'는 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인성을 얘기한다.
가수 카코포니는 음악 온라인 웹진 '포크라노스'와의 인터뷰에서 "'우주를 누비는 쏙독새'를 보면서, '내가 다른 사람과 영혼을 바꿀 수 있다면 누가 되고 싶을까'를 생각해봤다"고 했다.
'우주를 누비는 쏙독새'는 2014~2015년 단행본 3권으로 나온 만화를 원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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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빛나야 할 것은 외면이 아니라 내면이다. 2018년 넷플릭스 일본 드라마 ‘우주를 누비는 쏙독새’는 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인성을 얘기한다. 예쁜 것도 경쟁력이라는 말이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지는 시대에, 과연 그것이 옳은 것인가 곱씹어 볼 시간을 마련한다.
그 방식은 영혼 바꾸기다. 고등학생 젠코(도미타 미우)는 화목하지 않은 가정환경과 외모를 비관해 세상을 떠나려고 한다. 그 순간 이 모습을 목격한 활달하고 예쁘고 착한 아유미(기요하라 가야)와 영혼이 바뀐다. 아유미는 다시 몸을 되찾으려고 하지만 자신이 바라던 완벽한 모습이 된 젠코는 이를 거부한다. 이후부터는 젠코가 된 아유미가 제 몸을 되찾아가는 과정이다.
설정은 다소 유치하지만 고군분투 속에 여러가지 화두를 꺼내놓는다. 진정한 친구란 무엇인가, 외모를 우선시하는 분위기에 가정과 사회의 책임은 없는가. 아유미가 젠코가 된 걸 친구 슌페이(시게오카 다이키)는 바로 알아차리고 도우려고 한다. 아무리 내가 아유미라고 부르짖어도 알아봐주지 않는 세상에서 단 한명의 존재는 살아가는 힘이 된다. 하지만 또 한명의 친구 고시로(가미야마 도모히로)는 아유미가 진짜 아유미가 아닌 걸 알면서도 모른 척한다.
한국에서 공개된 이후 외모지상주의에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시청평도 있었지만, 찬찬히 훑어보면 외모 문제를 떠나 젠코를 주눅 들게 만든 가정과 사회에 시선을 둔다. 젠코가 당당하게 가슴 펴고 살지 못한 결정적인 원인 제공자는 어른답지 않은 어른이다. 젠코의 엄마는 일에 바빠 딸의 인생에 관심도 없고, 딸의 삶을 계속 비하한다. 그런 생활이 반복되면서 자존감이 떨어진 젠코의 몸에 들어간 아유미는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를 이해하려고 한다. 잘 웃고 긍정적으로 생활하며 젠코를 향한 친구들의 잘못된 생각을 바꿔나간다. 원하던 아유미가 됐어도 행복하지 않은 젠코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또한 엄마의 사랑이다.
가수 카코포니는 음악 온라인 웹진 ‘포크라노스’와의 인터뷰에서 “‘우주를 누비는 쏙독새’를 보면서, ‘내가 다른 사람과 영혼을 바꿀 수 있다면 누가 되고 싶을까’를 생각해봤다”고 했다. 답은 “태생적으로 자기혐오가 심한 사람인데도 어떤 사람과도 바뀌고 싶지 않더라”였다. 그러면서 생각했단다. “나는 정말 나를 좋아할지도?” 어쩌면 우리 모두가 내릴 답일지도 모른다. 내가 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주변 이야기를 더 귀담아들어왔다면 이 작품을 보면서 한번쯤 내게 물어보자.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는 나를 정말 사랑하는지.
‘우주를 누비는 쏙독새’는 2014~2015년 단행본 3권으로 나온 만화를 원작이다. ‘라이어 게임’으로 유명한 마쓰야마 히로아키가 연출했다. 몸을 바꾸는 방식 때문인지 고등학교가 배경인데 19살 이상 관람가다. 매회 40분 안팎의 짧은 분량에 6회 완결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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