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장예찬·‘룸살롱 접대’ 양문석… 후보 리스크 휩싸인 여야 [총선 D-25]

유지혜 2024. 3. 1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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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공천취소 사태 파장
與 “장예찬·조수연, 눈높이 맞나 볼 것”
장, 선거사무실 개소 미루고 2번째 사과
조, 광복회관 찾아 큰절 하며 “정말 죄송”
친명 양문석 ‘노무현 불량품’ 발언 터져
과거 국감 때 룸살롱 접대 받아 물의도
민주, ‘정봉주 빈자리’ 전략공천 갈등 증폭

4·10 총선을 26일 앞둔 15일 여야가 ‘후보 리스크’에 휩싸였다. 국민의힘은 ‘막말 논란’으로 질타받고 있는 장예찬(부산 수영)·조수연(대전 서갑) 후보의 거취 고심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 양문석(경기 안산갑) 예비후보의 ‘노무현 불량품’ 발언과 룸살롱 접대 이력 등이 터져 나왔다.

사건 하나에도 전체 총선 판세가 좌우될 수 있는 상황에서 ‘5·18 폄훼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도태우 변호사(대구 중·남)와 ‘돈 봉투 수수 의혹’이 제기된 정우택 국회부의장(충북 청주 상당)의 공천을 취소한 국민의힘과 정봉주(서울 강북을) 전 의원의 공천 배제를 결정한 민주당이 또다시 ‘읍참마속’(큰 목적을 위해 자기가 아끼는 사람을 버림)에 나설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장예찬 후보(왼쪽),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예비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장 후보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이날 장 후보에 대한 공천 재검토를 논의했지만 격론 끝에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들이 선거와 민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틀림없다”면서도 “발언의 심각성, 시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후보는 ‘난교 발언’, ‘서울시민 폄하’ 등 10여년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은 글이 연일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도 그가 기독교단체 후원을 독려하며 ‘남자들은 룸(살롱) 두 번 갈 거 한 번만 가면 몇 명을 후원할 수 있는 거냐, 여자들은 백(가방) 좀 작작 사시고’라고 적은 게시물이 보도됐다.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공식 사과한 장 후보는 이날 두 번째 사과문을 올리고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차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제가 20대 초중반이던 시절, 12년 전 페이스북에 남긴 글들로 인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사퇴 촉구에 대한 입장에는 “사과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나온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장 후보는 이날 예정됐던 선거사무소 개소식도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제 옹호성’ 글로 논란이 된 조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을 찾아 이종찬 광복회장에게 큰절하며 “사려 깊지 못한 글로 심려를 끼쳐 정말 죄송하다.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했다. 조 후보는 2010년 지적장애가 있는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범죄자의 변호를 맡았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국민의힘 대전 서구갑 조수연 후보와 아내가 15일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이종찬 회장을 만나 큰절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들의 사과에도 사태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당내에서도 장·조 후보가 자진사퇴하거나 당이 결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스스로 빨리 결정을 해야 한다”면서 “당에서도 엄중한 조치를 빨리빨리 내려줘야 당이 산다. 지금 너무 만만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공동선대위원장은 SBS 라디오에서 “개별 사안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면서도 “국민 상식에 맞지 않는 경우 그에 상응하는 반성과 태도를 취하는 쪽의 손을 국민들이 들어줄 것이다. 당 지도부에서 심사숙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정 전 의원이 과거 ‘목발 경품’ 망언과 가정폭력으로 물의를 빚고 공천 배제되자 양 후보가 새로운 리스크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울산 수암시장 유세 이후 양 후보의 과거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긴 시간 함께해 주셔서 고맙다”며 답변을 피했다.

양 후보는 2008년 인터넷 매체에 ‘이명박과 노무현은 유사 불량품’이란 칼럼을 썼다. 이 글에서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밀어붙인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면서 노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유사품’이라고 했다. 또 그는 방통위 상임위원이던 2011년 9월 당시 국감 기간 중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최종원 의원(민주당)과 서울 강남의 한 룸살롱에서 KT 임원에게 접대를 받아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다. 최근에는 비명(비이재명)계인 전해철 의원을 겨냥해 “수박 뿌리 뽑겠다”고 했다가 당직 정지 3개월 징계를 받았다. 그는 경기 안산갑 당내 경선에서 이 지역 현역인 전 의원을 꺾고 공천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정보주 전 의원. 뉴시스
한편 민주당은 정 전 의원의 공천 배제로 새 후보를 내세워야 하는 서울 강북을 선거구에 전략공천 방침을 밝혀 박용진 의원이 반발하는 등 공천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박성준 대변인은 CBS라디오에서 “해석의 여지가 없이 전략공천으로 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의 막말 논란이 경선 과정이 아닌, 이후에 불거진 만큼 박 의원에게 재차 공천 기회가 돌아가진 않을 것이란 취지다. 그러자 박 의원은 재심 신청을 했다면서 “재심 절차도 경선 절차의 일부다. 따라서 경선 절차는 끝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박 의원은 당 공관위에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아 경선에서 받은 표의 30%를 깎는 악조건 속에서 결선까지 올랐지만, 정 전 의원에게 패했다. 박 의원은 정 전 의원이 공천 배제된 만큼 차점자인 자신이 공천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지혜·배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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