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트럼프 월드'에선 안 되는 게 없다? '트럼프 2기' 집권하면 무슨 일이

심영구 기자 2024. 3. 1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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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D.C.] 여한구 전 통상교섭본부장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미국 대선 이후 통상 정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만약 트럼프 2기가 현실이 될 경우 미국의 통상무역 정책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대한민국 통상외교 총사령탑이었던 여한구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여기는 D.C.〉에서 자세히 풀어드립니다.

직접 겪은 1기 트럼프… 한미 FTA 개정 막전막후

Q. 직접 겪어본 1기 트럼프 어땠습니까?

A. 참 사연이 많은데요. 1기 트럼프 당시에 미국 대사관 상무관으로 있었습니다. 아직도 도착한 첫날을 잊을 수가 없는데 그게 2017년 9월 1일이었습니다.

도착해서 간단하게 일하고 우리 직원들이랑 저녁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CNN에서 브레이크 뉴스가 뜨는 거예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폐기를 하기 위해서 레터를 이미 다 만들어놨다', 그리고 '공휴일 이후에 한국으로 보낼 예정이다'. 그 이후로 한 6, 7개월 정도 한미 FTA 개정 협상을 하기로 하면서 정말 롤러코스터를 많이 겪었죠. 한미 FTA 개정 협상뿐만이 아니라 난데없이 철강 수입에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해서 우방국들한테도 25% 관세를 때린다는 거.

트럼프ㅣ전 미국 대통령 (2018년 3월)
철강에 25%·알루미늄에 10% 관세를 매길 것입니다. 꽤 긴 기간 동안 유지될 것입니다.

24시간 체제로 그렇게 하다가 한미 FTA 타결 며칠 전에는 제가 병원에 입원까지 했었어요. 저는 참 '아름다운' 추억이 있습니다.
 

통상 철학 바꾼 것 없다…"초반부터 달릴 것"

Q. 트럼프가 공약을 하나하나씩 자기 공식 홈페이지에 올리는데, 전체적인 큰 그림, 철학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A. 사실 트럼프 1기 당시에는 통상이 핵심 아젠다였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이 통상으로 인해서 트럼프가 당선된 측면도 있는 게 기본 철학을 보면 트럼프가 CEO 그러니까 트럼프 그룹의 CEO 당시 그때부터 뉴욕타임스나 이런 데 광고를 사비를 들여서 냈던 게 '미국의 지금 무역 적자가 너무 심각해지고 있다' 그리고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라든가 이런 무역 협정이 미국의 일자리를 앗아갈 것이다' 이런 주장을 그때부터 했다는 거예요.

또, 소위 말하는 미드웨스트, 중서부 그쪽의 지지로 당선이 됐지 않습니까? 그런데 중서부를 보면 제조업, 철강, 자동차 이런 게 부흥하는 그런 타운이었는데, 무역 협정하고 중국이랑 트레이드하면서 공장이 문닫고 그러다 보니까 가정이 무너지고 마약에 빠지고 이러면서 공동화되는, 러스트벨트, 그런 걸 겪다 보니까 이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와야 한다, 과거에 미국이 했던 자유무역협정 다 잘못됐다, 그리고 무역 적자, 중국이나 한국, 일본, 독일 이거 다 문제다, 그리고 제조업 다시 가져와야 한다, 이런 게 지금 기본 철학으로 깔려 있는 거죠.

사실 1기 때는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예를 들면 시속 100km로 빨리 올려야 하는데 올라가기에는 여기 부딪히기도 하고 충돌도 하고 막 좌충우돌하면서 시속 100km까지 올라갔는데, 지금은 정확히 아는 거죠.

내가 시속 100km, 몇 초 안에 올리기 위해서는 무슨 정책 수단을 활용해서 어디를 푸시하면 딱 된다, 이거를 정확히 아는 상황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딱딱딱 하고 싶은 거 할 가능성이 높죠.
 

중국 최혜국 대우, '철회'하겠다는 트럼프

Q. 트럼프 통상 관련 공약 중에 제일 눈에 띄는 게 중국에 대해서 *최혜국 대우를 철회하겠다, 이런 식으로 지금 공약을 해놨단 말이에요?

*최혜국 대우 : 한 나라가 어떤 외국에 부여하고 있는 가장 유리한 대우를 상대국에도 부여하는 원칙

A. WTO의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인데, 특정 국가의 최혜국으로 대우를 한다기보다는 WTO 멤버들이 한 160개국 이상이 되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한국이 A국, B국, C국 취급하는 데 차이를 두면 안 된다, 모든 국가를 다 최혜국으로 이렇게 돼야 한다, 그런 의미거든요.

미국의 관세 양허표를 보면, WTO 최혜국 대우가 적용되는 가장 낮은 관세들이 있습니다. 자동차든 뭐든. 반면 칼럼2(column2)라고 있는데 이거는 최혜국 대우를 받지 않는 국가들이 속해 있고 현재는 러시아, 벨라루스, 그리고 북한, 쿠바. 제재 대상이나 미수교 대상이나 적성국가 이렇게 돼 있거든요.

2000년도까지는 중국도 거기 칼럼2에 속해 있었어요. 칼럼2에서 최혜국 대우 이쪽으로 옮기려고 매년 미 의회에서 심사를 했어요. 매년 그렇게 갱신을 했었던 거거든요. 그런데 2001년도에 중국이 WTO 가입을 했는데 한 14개월 전에 미국 의회에서 '매년 심사하지 않고 그냥 영원히 부여를 하자' 그때 아주 큰 결정을 했던 겁니다.


지금 트럼프 쪽에서 생각하는 거는 미국이 협상 레버리지를 잃었다는 거예요. 만약에 중국이 최혜국 대우에서 칼럼2로 넘어가게 되면 지금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평균 관세율이 한 3% 되거든요. 그게 거의 40% 이상으로 뛰어버립니다. 이렇게 뛰게 되면 미국에 또 엄청난 인플레 압력이 있을 거예요.

미국 정부 입장에서도 쉬운 결정은 아니고 트럼프 사람들의 생각은 다시 매년 갱신하는 걸로 해 놓으면 그게 협상 레버리지가 돼서 중국이 말 좀 안 듣거나 그러면 '야 그럼 최혜국 대우 올해는 없어' 이렇게 되는 거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얘기하는 거라고 봐야 합니다.


Q. 그래도 중국 입장에서는 줬다 뺏는 게 어디 있어 약간 이런 느낌이잖아요.

A. 트럼프는 예측 불가능이니까 합리적인 사람들은 아 그냥 협상 카드로 쓸 거다, 이렇게 생각하지만 진짜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거거든요. 굉장히 기업인들한테 불확실성과 또 경제에 미치는 심리적인 악영향, 그래서 이런 게 글로벌 경제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죠. 또 중국 입장에서는 굉장히 자존심이 상하는 거거든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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