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꽃 나들이 어디로 가세요?…이화익갤러리 10人 '화론'전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봄, 화가 10명의 '화론'전시 시작합니다."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가 매년 새해 첫 전시로 여는 '화론'전이 오는 20일부터 선보인다.
올해 4회째를 맞는 이번 전시는 그 동안 9인의 작가들로 구성된 전시지만, 올해부터 기존 참여작가들의 '강추'로 김성국 작가의 합류로 10인의 작가가 참여한다. 김정선, 김제민, 신수진, 이광호, 이만나, 이정은, 이창남, 한수정, 허보리 작가의 회화 작품 20여점을 전시한다.
화론전은 '꽃'이라는 단순하지만 포괄적인 주제로 시작됐다. 꽃을 대상으로 하는 예술작품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만, 그만큼 자주 다뤄진 주제이기 때문에 식상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화론'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단순히 '꽃'이라는 주제를 재현하는 것을 넘어서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통해서 각자의 예술관을 드러내 관람의 재미를 더한다.
다양한 이미지를 캔버스 위에 패턴화 된 형태로 보여주는 김성국 작가의 작업은 개인, 개인 및 사회, 그리고 사회와 사회의 관계를 표현한다. 김정선 작가는 짧게 피었다가 지는 꽃의 찰나의 아름다움을 캔버스에 그려낸다. 이미지와 이미지, 이미지와 배경사이의 경계선을 미세하게 중첩하거나 흐리게 표현한 기법은 꽃의 유한한 아름다움과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그리움, 상실의 아픔이 느껴진다.
김제민 작가는 드로잉을 기반으로 그림을 그린다. 자유롭게 뻗어나가는 풀의 움직임처럼 원하는 다양한 필획의 효과와 마음에 드는 표현을 위해서라면 붓 뿐 만아니라 만년필, 대나무 펜, 심지어 나무젓가락까지도 김제민의 화법을 전달하는 언어가 된다.
신수진 작가의 작품은 꽃이 피어나는 형상이나 바람에 흔들리는 숲과 같이 재현적인 느낌을 주지만, 사실 구체적인 형상을 그린 것이라기보다는 선과 색 등 조형적인 요소들이 수없이 중첩되면서 생성된 추상적인 공간이다.
이광호 작가는 물웅덩이 곳곳에 자라난 기다란 풀, 불그스름하고 하얀 꽃과 습지식물을 그린다. 유화물감을 칠하고 물감이 마르기 전 고무 붓으로 뭉갠 다음 니들(needle)로 긁어내는 이광호 작가의 독특한 작업방식은 생경한 습지풍경의 느낌을 더욱 부각시킨다.
이만나 작가의 작품은 캔버스 절반이상의 공간에 담쟁이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캔버스 위에 반복되는 붓질 사이에 무수히 많은 색의 층을 쌓아서 대상을 드러낸 작품은 마치 담쟁이의 시간을 흉내 내듯 긴 호흡을 담고 있다.
이정은 작가는 닥나무의 섬유로 제작된 장지 위에 동양화 물감으로 채색을 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장지를 그대로 사용하면 안료의 번짐과 스밈이 일정하지 않아 섬세한 표현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아주 묽은 농도로 희석한 아교를 장지 표면에 수차례 바르고 말리는 과정을 거친다.
고전적인 회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이창남 작가는 자신만의 고유한 화풍과 색감으로 눈앞의 대상을 충실히 재현하는데 몰두한다. 대상의 사실성에 가까이 다가가는 듯하지만, 미묘하게 얼버무리는 지점에서 이창남 작가의 두드러진 회화적 감각을 느낄 수 있다.
한수정 작가는 오랜 기간 동안 꽃을 그리고 있다. 긴 시간 동안 꽃을 그리면서 그 사이 여러 변화가 있었다. 변화의 계기는 새로운 시도를 위한 작가의 의도이기도 하지만, 시력저하와 같은 신체의 변화가 생기면서 연결되는 작업의 변화이기도 하다.
허보리 작가가 그리는 풍경은 전체적인 모습을 그린다기 보다는 대상의 일부분을 조각내어 한곳에 집중한 모습을 보여준다. 표현하는 대상을 자세히 그려내는 것을 넘어서 대상의 에너지와 움직임을 조형적 언어로 보여주고자 한다.
이화익갤러리는 "10인의 작가들이 자신만의 화법으로 풀어놓은 다양한 꽃과 자연의 이야기는 화폭으로 만나는 풍성한 봄 나들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4월9일까지. 무료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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