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노 vs 이정현, 어시스트 왕은 누구?

김종수 2024. 3. 1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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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선수의 비중이 높은 KBL에서 각종 주요 기록은 그들의 몫이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리그가 시작된 이래 득점, 리바운드, 블록슛 등은 외국인선수의 독차지였다. 득점왕은 2009~10시즌 귀화혼혈선수 문태영(LG)이 딱 한번(21.9득점) 수상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인선수의 몫이었다.


블록슛, 리바운드 등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외국인선수의 전유물로 불리는 블록슛 같은 경우 현 김주성 DB 감독이 1위를 차지한 적은 있다. 하지만 막판 뒤집기 당시 밀어주기 의혹이 있던 관계로 공식기록으로 인정받지는 않는다. 리바운드에서는 서장훈이 토종의 자존심을 지켜낸바 있다.


1998~99시즌 당시 서장훈(SK)은 평균 14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지금까지도 유일한 토종 리바운드왕으로 KBL 역사에 기록되고 있다. 비록 팀 성적이 하위권을 달리던 관계로 기록만 의식했다는 혹평도 있지만 외국인선수 2인 출전제에서 순수한 국내 선수가 높이를 상징하는 리바운드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할만하다.


예나 지금이나 토종 선수들이 분전하고 있는 분야는 어시스트와 3점슛이다. 그중에서도 어시스트는 국내파의 자존심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3점슛 같은 경우 지난 27시즌 동안 외국인선수가 1위를 차지한 적은 공동 1위 포함 6차례 있다. 적은 횟수이기는하지만 슛이 좋은 외국인선수는 언제든지 1위를 노려볼만한 영역이다.


어시스트는 다르다. 각팀에서 외국인선수에게 바라는 요소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득점력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리딩이나 패싱능력을 겸비한 것은 좋으나 찬스가 오면 직접 해결해줄 수 있는 유형을 더욱 선호한다. 빼어난 기량에도 불구하고 패싱위주의 플레이로 인해 팀과 잘 맞지 않았던 정통파 외국인가드 마퀴스 티그(31·185.4cm)의 실패사례가 환경에 따른 차이를 설명해주고 있다.


외국인선수는 도우미가 아닌 돌격대장이 되어주는 경우가 플러스요인이 더 많다. 그러다보니 야전사령관 역할은 대부분 토종선수가 맡게되고 당연스레 어시스트 순위에서도 상위권에 위치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27시즌간 외국인선수가 어시스트 1위에 오른 경우는 2011~12시즌의 크리스 윌리엄스가 유일하다.


넓은 시야와 패싱센스가 돋보였던 윌리엄스는 ‘패스만 잘하는 선수’가 아닌 ‘탁월한 득점력을 보유한데다 패스까지 잘하는 선수’였기에 컨트롤타워 역할을 겸하며 호평을 받을 수 있었다. 프로 초창기 시절 양동근은 포지션은 1번이지만 사실상 2번에 가까운 스타일이었으나 윌리엄스의 도움을 받아 약점을 가리고 강점을 극대화하는 플레이가 가능했다. 더불어 윌리엄스에게 리딩, 패싱게임 등 많은 것을 배우며 성장할 수 있었다고 스스로도 밝힌 바 있다.


2009~10시즌까지는 주기별로 어시스트 강자가 있었다. 원년포함 5시즌 동안은 강동희가 4차례나 1위를 휩쓸었다. 중간에 이상민이 끼어들지않았다면 5년 연속도 가능할뻔했다. 이후는 김승현의 시대다. 강동희가 그랬듯 5시즌 동안 4번이나 1위에 올랐다. 황성인이 중간에 한번 1위를 가져가며 5년 연속은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3년 연속의 기록은 만들어내며 신세대 패스마스터로서의 위력을 보여줬다.


다음 5년은 주희정의 시대였다. 2006~07시즌부터 2009~10시즌까지 4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현재까지 깨지지않고 있는 연속기록이다. 강동희, 김승현, 주희정은 각각 4차례씩 정점에 서며 역대 최다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주희정 이후로는 허훈(2회 연속)을 제외하고 연속 1위가 없다. 계속해서 주인공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올시즌에도 새로운 주인공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DB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이선 알바노(28‧185cm)가 6.69개로 1위를 달리고있는 가운데 소노의 젊은 에이스 이정현(25‧187cm)이 6.51개로 뒤를 쫓고 있다. 3위부터는 평균 5개가 되지못하는지라 막판 뒤집기가 가능한 선수는 사실상 이정현 뿐이다. 만약 알바노가 1위에 오를 경우 아시아쿼터 최초라는 기록을 남기게된다.

▶ KBL 역대 어시스트 1위
1997시즌 강동희(기아) 7.3개 / 1997~98시즌 강동희(기아) 6.8개 / 1998~99시즌 이상민(현대) 7.9개 / 1999~2000시즌 강동희(기아) 7.7개 / 2000~01시즌 강동희(기아) 8.5개 / 2001~02시즌 김승현(동양) 8개 / 2002~03시즌 황성인(SK) 7.9개 / 2003~04시즌 김승현(오리온스) 8.1개 / 2004~05시즌 김승현(오리온스) 10.5개 / 2005~06시즌 김승현(오리온스) 9.4개 / 2006~07시즌 주희정(KT&G) 8개 / 2007~08시즌 주희정(KT&G) 7.3개 / 2008~09시즌 주희정(KT&G) 8.3개 / 2009~10시즌 주희정(SK) 6.1개 / 2010~11시즌 양동근(모비스) 5.5개 / 2011~12 시즌 크리스 윌리엄스(오리온스) 6개 / 2012~13 시즌 전태풍(오리온스) 6.1개 / 2013~14 시즌 김태술(KGC) 5.5개 / 2014~15 시즌 이현민(오리온스) 5.3개 / 2015~16 시즌 양동근(모비스) 5.6개 / 2016~17시즌 박찬희(전자랜드) 7.4개 / 2017~18시즌 김시래(LG) 6.5개 / 2018~19시즌 박찬희(전자랜드) 5.7개 / 2019~20시즌 허훈(kt) 7.2개 / 2020~21시즌 허훈(kt) 7.5개 / 2021~22시즌 김시래(삼성) 5.8개 / 2022~23시즌 김선형(SK) 6.8개 / 2023~24시즌 ?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그림_김종수 칼럼니스트​​​
​#이미지참조_유용우 기자,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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