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南-北 건배주로도 올랐다…제주 품은 소주 ‘한라산’ [나는 술로]

화산암반수 사용…제주 ‘물의 맛’ 살려
제주산 논벼·조릿대 숯 정제 공법 등 활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남북 서민들의 대표적인 술, 소주.”

2018년 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청와대를 방문했습니다. 당시 오찬 건배주로는 소주가 등장했죠. 국내 다양한 소주 브랜드 중 이날 식탁에 오른 술은 바로 ‘한라산 소주’입니다.

한라산 소주는 이름부터 알 수 있듯 제주에서 시작됐습니다. 기업 한라산은 1950년 11월 3일, 제주시 삼도2동에서 호남 양조장을 모태로 합니다. 이후 1976년 한일로 상호를 변경하고, 1985년 한림읍 옹포리로 이전했습니다. 2018년에는 현대식 신공장을 준공했습니다.

한라산 소주의 어떤 모습이 제주와 닮았을까요. 우선 한라산은 모든 생산공정에서 자연 미네랄이 풍부한 약알칼리 화산암반수(천연알칼리수)를 사용해 술을 만듭니다.

사실 국내 모든 소주 제조사는 동일한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알코올)’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결국 ‘소주의 맛’은 주정을 희석하는 약 80%의 ‘물의 맛’이 중요한 이유죠.

한라산의 원수는 제주도의 일반적인 지하수(용천수)와 달리 오랜 시간 물-암석 반응을 거쳤습니다. 그래서 자연 여과돼 바나듐, 실리카와 같은 인체에 유익한 원소가 다량 함유돼 있습니다. 주변 지역의 지하수를 함유한 지층과는 다르게 인위적인 오염물질이 유입되기가 어려운 원리라고 합니다. 한라산의 화산암반수는 한라산의 높은 지대에서 지하의 깊은 물길로 이동해 해발 -65m에서 ‘뽑아 올린’ 물입니다.

대수층 구조상 취수원의 위치. 한라산은 3대수층에서 뽑아 올린 화산암반수를 활용한다. [한라산 제공]

‘제주산 논벼’도 한라산하면 빼놓을 수 없는데요. 한라산은 제주의 좋은 물, 따뜻한 기후, 양질의 토양,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란 제주산 쌀, 제주산 보리를 원료로 만든 증류원액을 섞어 소주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제주산 쌀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하논 분화구(분지)’에서 분출하는 천연 용천수(땅에서 솟아나는 물)로 재배된 ‘제주산 논벼(쌀)’를 사서 사용합니다.

또 제주산 보리는 전국적으로 가장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기로도 유명합니다. 품질 좋은 보리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보리에 함유된 단백질의 양이 적어야 합니다. 제주도는 화산섬 특성상 토양이 물을 머금기 어렵습니다. 비료흡수율이 떨어진다는 얘기죠. 단백질 함량이 적고 전분이 많은 보리 재배에 최적화된 지역입니다.

특허 받은 ‘조릿대 숯 정제 공법’도 눈에 띕니다. 조릿대는 작은 대나무인데요. 한라산에서 자란 조릿대로 만든 숯을 이용해 불순물 흡착, 탈취, 보습 등 정제 공정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함께 첨가하는 조릿대 잎차 침출액은 부드러운 목 넘김과 음식과의 조화를 이루게 하는 한라산만의 비법이라네요.

한라산 오리지널. 소주병 뚜껑 아래 태극기가 그려져 있다. [한라산 인스타그램 갈무리]

한라산 병을 유심히 보면 태극기가 그려져 있는데요. 한라산 소주 속 태극기의 기원은 현승탁 대표이사가 911테러 후 1년 뒤 미국을 방문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911테러 후 미국은 국민들의 충격과 상처들을 회복하게 하기 위한 노력으로 미국의 국기인 ‘성조기’를 활용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시 미국은 성조기 물결로 가득한 모습이었다고 해요.

현 대표는 시민이 사용하는 공산품들도 ‘성조기’를 부착해 판매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한라산 소주’ 제품에도 태극기가 들어가게 됐죠.

제주에서 시작해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라산. 이제는 미국, 중국, 호주 등 20개국에 소주를 수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대표 소주로 거듭나게 될 한라산의 미래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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