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게가 소라 대신 플라스틱 집을 고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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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해양 쓰레기를 집 삼아 메고 다니는 집게의 사진은 심각한 해양 오염을 고발하는 모습으로 인류가 지구 환경에 거대한 영향을 미치는 '인류세'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널리 퍼졌다.
얼마나 많은 집게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집으로 메고 다닐까.
폴란드 바르샤바대 생물학부 진화생물학연구소의 주잔나 야기에워 연구원팀은 육지 집게의 약 3분의 2가 소라 대신 플라스틱 쓰레기를 집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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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해양 쓰레기를 집 삼아 메고 다니는 집게의 사진은 심각한 해양 오염을 고발하는 모습으로 인류가 지구 환경에 거대한 영향을 미치는 '인류세'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널리 퍼졌다.
얼마나 많은 집게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집으로 메고 다닐까. 폴란드 바르샤바대 생물학부 진화생물학연구소의 주잔나 야기에워 연구원팀은 육지 집게의 약 3분의 2가 소라 대신 플라스틱 쓰레기를 집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오브 더 토탈 인바이런먼트' 2월호에 게재됐다. (doi: 10.1016/j.scitotenv.2023.168959)
'소라게'라고도 불리는 집게는 조개 껍데기를 메고 다니는 특이한 모습으로 잘 알려진 갑각류다. 집게는 다른 갑각류와 달리 복부가 껍질로 덮이지 않아 부드럽다. 복부를 보호할 수 있는 딱딱한 소재의 집을 찾아다닌다. 집의 재료로 조개 껍데기는 물론, 속이 빈 나무부터 해안가 쓰레기까지 다양한 소재가 쓰인다.
연구팀은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전 세계 열대 지역에 서식하는 육지 집게의 사진을 모아 인간의 폐기물로 된 '인공 껍질'을 가진 386마리의 집게를 식별했다. 이후 이들의 종과 집의 종류를 구분했다. 그 결과 인공 껍질은 태평양, 대서양 등 전 세계 바다에서 쓰이고 있었다.
육지 집게 16종 중 10종에서 인공 껍질이 관찰됐고 특히 플라스틱 껍질은 전체의 84.5%를 차지할 정도로 널리 쓰이고 있었다. 금속(5.4%), 유리(5.4%), 금속과 유리 혼합(4.7%) 재질이 뒤를 이었다.
연구팀은 "플라스틱은 해양 폐기물의 약 85%를 차지할 정도로 광범위하다"며 이런 환경에서 육상 집게가 플라스틱 집을 고르는 네 가지 이유를 추측했다.
우선 플라스틱 껍질의 재질이나 색이 암컷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둘째, 플라스틱 껍질은 다른 재질보다 가벼워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셋째, 해양 플라스틱에서 배출되는 황화디메틸이라는 화학 물질이 집게를 끌어들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해양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집으로 쓰는 것이 자연스러운 위장법이 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집게의 진화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과학동아 3월호, [한장의 과학] 집게가 소라 대신 플라스틱 집을 고른 이유
[이창욱 기자 changwoo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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