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락·팽현숙 "실제 부부 모습? 집에서도 문자…하하" [코미디언을 만나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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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방송된 KBS 2TV '유머1번지'의 코너 '남 그리고 여'는 가부장적인 남자 철민과 순종적 여자 현숙 커플의 에피소드를 그리며 인기를 끌었다.
1년 후 철민과 현숙이 결혼하며 '남 그리고 여'는 막을 내렸고, 같은 해 철민 역의 최양락과 현숙 역의 팽현숙은 실제 백년가약을 맺으며 '코미디언 1호 부부'로 숱한 화제를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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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안은재 기자 = 1987년 방송된 KBS 2TV '유머1번지'의 코너 '남 그리고 여'는 가부장적인 남자 철민과 순종적 여자 현숙 커플의 에피소드를 그리며 인기를 끌었다. 1년 후 철민과 현숙이 결혼하며 '남 그리고 여'는 막을 내렸고, 같은 해 철민 역의 최양락과 현숙 역의 팽현숙은 실제 백년가약을 맺으며 '코미디언 1호 부부'로 숱한 화제를 뿌렸다.
'코미디언 1호 부부'로 간간이 방송에 등장하던 최양락과 팽현숙은 2020년 JTBC '1호가 될 순 없어'에 출연, '남 그리고 여' 속과는 정반대로 과거에 비해 유해진 남편 최양락과 세월이 지나며 '할 말은 하는' 팽현숙이 티격태격 '케미'를 보여주며 사랑받았다. 이후에도 부부는 방송 활동을 활발히 했고, 이번 달 9일 종영한 MBN '깐죽포차'에도 동반 출연할 정도로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있다.
물론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활동하면서 두 사람이 항상 바쁘게 일했던 건 아니다. 최양락 역시 방송이 없던 시절이 있었고, 팽현숙은 첫째 출산 후 일이 끊겨 사업에 몰두하다 실패도 겪었다. 그러나 그 시간도 부부에겐 '약'이 됐고, 두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슬기롭게 어려움을 이겨냈다. 이후 함께 방송할 기회가 주어지면서 최양락과 팽현숙은 '잉꼬부부'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코미디언은 어디서든 웃기면 살아남는다'는 신념을 가진 최양락과 그런 남편을 지지하는 팽현숙은 1년 전까지 유튜브 채널 '최양락의 희희양락'을 운영했다. 지금은 잠정적으로 휴식기를 갖는 중이지만, 재정비 후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고. 그러면서 앞으로도 어디서든 웃음을 주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코미디언을 만나다】의 마흔두 번째 주인공 최양락, 팽현숙 부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이 함께 출연한 '깐죽포차'가 종영했다. 한 시즌을 마친 소감이 어떤가.
▶(최양락) 기회를 주신 방송사 MBN과 제작사 래몽래인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 제작도 많이 줄어든 시점인데, 프로그램을 론칭하고 한 시즌을 끌고 왔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었다. 내가 지난해 가을 '2023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게 돼 그걸 '깐죽포차'에서 촬영했는데, 시상식 소감으로 프로그램을 사랑해 달라고 홍보했을 정도로 나 역시 애정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른 느낌으로 더 재밌게 할 수 있을 듯하다.
-어떤 점이 아쉬웠을까.
▶(최양락) '깐죽포차'인데, 내가 '깐죽' 콘셉트를 100%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다. 적은 손님들과 긴 시간 대화를 나눴으면 친해져서 나도 물고 늘어지고 여러 재밌는 이야기가 나왔을 텐데, 한정된 시간 안에 더 다양한 손님들과 만나려고 욕심을 내다보니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손님이 등장하면 소개하고 질문하기 바빴다. 또 팽현숙 씨가 요리하느라 너무 바쁘다 보니…말을 해야 하는 사람인데 말을 못 해서.(미소) 이제 이런 부분을 파악했으니. 다시 하게 된다면 더 재밌어지지 않을까 한다.
-지난 2021년 종영한 JTBC '1호가 될 순 없어'에서 부부로 재밌는 모습을 보여준 뒤 함께 방송하는 비중이 늘어난 듯하다. 그 프로그램이 부부의 터닝포인트가 된 듯한데.
▶(최양락) 그때 시청자분들이 아주 좋아해 주셨다. 광고도 많이 찍고 홈쇼핑에 나오면 그 상품들이 22번 연속 매진이 됐으니까. 우리 부부가 인기를 얻었던 건 팽현숙 씨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캐릭터가 정말 강하지 않았나. 쪽파를 던진다거나, 머리끄덩이를 잡고…이거 강하지 않나.
▶(팽현숙) 내 캐릭터가 강했다기보다 주부들의 한을 풀어준 거지, 뭘 강해 강하기는.(웃음) 평소 주부들이 남편하고 살면서 차마 하지 못하고 '이걸 던져, 말어?'라고 상상만 했던 것들을 했을 뿐이다. 내 나이 또래만 해도 여자들이 욱해도 속으로 삭이지 절대 표현을 안 한다. 근데 그 속마음을 내가 밖으로 표출해 준 거다. 모든 여자의 한을 풀어준 거지. 사실 나도 카메라가 있으니까 그걸 믿고 한 거다.(웃음)
▶(최양락) 상대적으로 팽현숙이라는 사람이 강한 역할을 하다 보니, 내가 기가 죽으면서 말을 잘 듣고 따라다니고 하니까 그런 걸 또 시청자들께서 재밌게 생각해 주셨던 것 같다.
▶(팽현숙) 예전에 '남 그리고 여'를 할 땐 순종하는 역할이라 팬들의 100%가 남자였는데, '1호가 될 순 없어'를 하면서부터는 여자 팬들이 많아졌다. 댓글이 달리면 다 읽는 편인데, 그때 여자들이 내가 '걸 크러시'라고 난리가 났다.
-예능에서는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시는데, 실제 부부 사이는 어떤지도 궁금하다.
▶(팽현숙) 사실 촬영할 때가 아니면 말을 별로 안 한다. 각자 방에 들어가서 핸드폰하고, 문자로 '몇 시에 밥 먹고 싶어'라고 물어보는 정도?
▶(최양락) 팽현숙 씨도 수다스러운 사람이 아니고, 나 역시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집에서도 서로 문자를 한다.(웃음)
▶(팽현숙) 보통 가족들이 그렇지 않나.(미소) 그래도 최양락 씨가 이젠 집안일을 많이 도와준다. 내가 요리하면 설거지도 다 하고, 청소도 잘한다. 〈【코미디안을 만나나】최양락·팽현숙 편 ②에 계속>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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