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부심' 소녀시대 넘어 인생 2막" 권유리의 도전은 ing[인터뷰S]

유은비 기자 2024. 3. 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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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핀 권유리. 제공| SM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유은비 기자] "'아 나 소녀시대였지' 외롭거나 초라하다고 느껴질 때쯤 이런 생각이 들면 너무 든든하다"

소녀시대라는 자부심을 원동력 삼아 브라운관을 넘어 스크린까지 접수하며 인생 2막의 첫 페이지를 연 배우 권유리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첫 단독 주연작 돌핀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소녀시대 활동 계획, 그리고 앞으로 배우 권유리의 목표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

영화 '돌핀'은 삶의 변화가 두려운 30대 여성 나영(권유리)이 우연히 발견한 볼링이라는 즐거움을 통해 용기를 얻어 세상으로 튀어 오르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이자 배우 권유리의 첫 스크린 단독 주연작이다.

'돌핀'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티비뉴스를 만난 권유리는 "큰 스크린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늘 상상만 했는데 새로운 이야기로 찾아뵙게 돼서 떨리고 설레고 한 발짝씩 잘 가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첫 단독 주연에 대한 부담을 묻자 그는 "단독 주연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을 많이 안 했다. 포스터를 보고 '왜 나 혼자 있지?' 할 정도"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단독 주연이라는 사실 자체보다는 대본에 대해 고민했다며 "현장에서 연기하는 것에 온전히 집중해서 쏟아내는 편이다.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은 주사위가 이미 던져졌기에 신경 쓰지 않는다. 다만, 무대 인사할 때 대표자로서 얘기하고 그 정도가 주연의 무게감이겠구나 알아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돌핀' 속 권유리가 맡은 나영 캐릭터는 시골 서천에서 살아가며 변화를 두려워하는 캐릭터. 평소 유리가 보여준 쾌활하고 활달한 이미지와는 반대의 느낌이다. 이에 유리는 외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꾀했다며 "최대한 메이크업을 덜어내고 의상도 생활감이 묻어날 수 있도록 반복해서 입었다. 스케줄 며칠 빼고는 서천에서 살면서 동화되려고 노력했다"라고 했다.

▲ 돌핀 권유리 스틸. 제공| ㈜마노엔터테인먼트

유리는 단번에 나영이라는 캐릭터를 이해하지는 못했다고 어려움을 밝히며 "촬영 내내 곱씹으면서 고민했다. 아무래도 내적으로 감정을 켜켜이 쌓아서 한순간에 터트리고 이러는 캐릭터고 갈등의 요소도 크지 않다 보니 캐릭터를 이해하기가 버거웠다"라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는데 영화 촬영 후 개봉까지 3년이라는 기간이 도움을 줬다며 "그간 여러 가지 삶을 경험해봤다. 30대 초반에서 조금씩 나이 들어가면서 소녀시대에서 독립도 있고, 개인적인 독립도 있는 타이밍이었다. 이해의 폭이 넓어져서 이번에 더 많이 공감이 갔다. 나영의 감정선에 푹 빠져서 영화를 봤고, 애틋한 마음이 많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또, 자신에게서 나영과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 역시 촬영 중 캐릭터 이해에 도움을 많이 줬다고. 그는 "나영에 왜 애정이 가지 생각했는데 또, 나도 보이지 않는 곳에 나영과 비슷한 고민이 있더라. 새로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다. 한곳에 머물 때의 안정감과 안도감을 원하는 사람이었다. SM과도 20년이 넘게 함께하고 있고, 소녀시대도 그렇고"라고 고백했다.

이러한 성향 탓에 유리는 소녀시대 활동하면서 겪었던 빠른 변화들이 당황스럽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어떻게 나의 10대와 20대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었을까 아직도 신기하다. 보통의 3배속으로 살았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해보지 못할 만한 경험을 압축해서 너무 좋은 나이에 경험했다는 건 너무 축복받고 감사한 경험이었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나라는 사람은 저 정도의 속도를 소화하기 버거웠던 게 있었다"라며 "인기가 감사하지만, 당황스럽기도 했다. 연습생 8년인가 했는데 성격이 신중한 편이라 아직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8년 가까이 준비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왔던 인기가 너무 크고 빠르다고 느껴질 정도로 소화가 잘 안 됐다"라고 과거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해준 것 역시 팬들의 사랑이었다. 그는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나도 즐거우니까 좋은 작품이 나오고, 또 찾아주시고 그런 선순환 덕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라고 감사해했다.

▲ 신곡 \'포에버 원\'으로 돌아온 소녀시대. 제공|SM엔터테인먼트

대한민국의 대표 2세대 걸그룹 '소녀시대'. "다툼은 비교적 없었다"라는 유리는 소녀시대의 평화 유지 비결로 균형감을 뽑으며 "하늘에서 짜준 균형감이라고 팬들이 분석해 준 것도 있다. 혈액형부터 MBTI, 나이 등 균형이 잘 맞는 게 웃기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성격적으로 얘기하면 진짜 착하다. 거친 파도를 항해해 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순박할 수 있지 할 정도다. 워낙 어렸을 때부터 지켜보니까 나쁜 마음먹고 질투하고 이런 게 없고다. 네가 잘되는 게 내가 잘되는 거라는 걸 깨달은 것 같다"라고 했다.

'소녀시대' 그 이름 자체에 실린 무게감, 부담은 없냐는 물음에 유리는 "부담감을 느끼는 시기는 다 지났다. 지금은 자부심이다"이라고 덤덤하게 답하며 "혼자서 외롭거나 초라하다고 느껴질 때쯤 '아 나 소녀시대였지' 이런 생각이 드니까 너무 든든하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각자 바쁜 일정 속에서도 2022년 8월 데뷔 15주년을 기념하는 정규 7집 '포에버 원'(Forever 1')을 발표하며 팬들을 감동시킨 소녀시대, 팬들 사이에는 벌써 20주년 앨범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권유리는 "만날 때마다 그런 얘기를 하긴 하는데 끝맺음을 맺지는 못했다"라며 "그래도 항상 언제 나와야 하지 않을까? 이런 얘기는 나눈다. 열린 결말이다. 맘마미아 배우들처럼 20주년, 25주년, 30주년까지 꿈꾼다"라며 완전체 활동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권유리는 또 다른 인생 2막을 꿈꾸고 있었다. 그는 "소녀시대 애정도~ing 이지만, 권유리로서 2막도 만들어가고 싶어서 균형을 찾고 있는 중이다"라며 "가장 나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마음에서 중심을 지키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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