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가득했던 이 동네 천지개벽하겠네”…서남권 대개조, 최대 수혜지는 ‘이곳’ [부동산 이기자]
준공업지역에 아파트 지어도
용적률 250%→400% 확대
당산·양평·문래동 정비사업 탄력
과거 공장·주거 분리해 지었지만
앞으로 다양한 시설 복합개발
금천 軍부대 땅, 첨단산업기지로
공장이 마구 생겨난 건 1960년대부터입니다. 서남권은 1970년대까지 제조업과 소비업 중심지로 경제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영등포에 밀가루·맥주 공장, 구로에 공업단지가 빽빽하게 늘어서 있었어요.
1990년대 들어선 우리나라 산업 구조도 본격적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제조업이 쇠퇴하며 공장이 몰려 있던 서남권 일대도 오랜 쇠락의 길을 걷게 됐죠. 지금은 서울의 대표적인 낙후 지역으로 꼽힙니다.
대표적인 게 아파트에 대한 용적률 제한입니다. 현재 준공업지역의 최대 용적률은 400%입니다. 하지만 아파트를 지으면 용적률을 250%만 허용합니다. 용적률은 쉽게 말해 공간 밀도인데요. 용적률이 높을수록 더 많은 공간을 쓸 수 있어 사업성이 좋습니다. 결국 아파트 대신 용적률 다 쓸 수 있는 공장을 지으란 취지였습니다.
산업시설과 주거시설을 분리해서 짓도록 엄격히 규제하기도 했습니다. 과거엔 제조업이 중심이었으니 공장과 아파트를 섞이지 않게 한 겁니다. 시간이 지나 산업구조가 바뀌며 이런 규제에 대한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IT·지식·창조산업은 굴뚝 있는 공장을 필요로 하진 않으니까요. ‘준공업지역에서 해제해달라’는 요구가 곳곳에서 생겼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공동주택 용적률 규제를 풀어준 겁니다. 앞으로 준공업지역에 아파트를 지어도 용적률을 400%까지 올릴 수 있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영등포구가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영등포·여의도 권역이 서울의 3대 업무지구인데다 교통 요지가 많기 때문입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준공업지역이 넓게 있는 영등포구가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영등포에 있는 정비사업장에는 상당한 희소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양평·문래동 일대 재개발 사업지가 실질적인 최대 수혜지로 보인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최 센터장은 “재개발 가능성이 있는 단독 필지들이 용적률을 많이 받게 되면 수익성이 가장 크게 개선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인근 대선제분 재개발, 지하철 2호선 문래역 주변 재개발, 지하철 5호선 양평역 근처 재개발 등이 꼽힙니다.
금천구 공군 부대 부지는 ‘공간혁신구역’으로 지정합니다. 기존 용도지역과 용적률 규제에서 벗어난 구역으로 정하겠단 겁니다. 보다 자유롭게 도시를 개발하게 만들자는 취지입니다. 약 12만㎡ 규모인 이 땅이 도심형 부대와 주택, 첨단산업·스타트업 지원공간, 호텔 등이 포함된 복합단지로 변신할지 관심이 모입니다.
대영제국 시대인 1850년 건립된 킹스크로스역은 한때 산업혁명을 상징하는 물류·운송 중심지였습니다. 하지만 제조업 쇠퇴 등으로 1970년대엔 마약과 매춘, 범죄가 난무하는 런던의 대표적인 낙후 지역으로 전락했죠. 이 같은 암흑기는 2000년대 들어 런던광역시가 대규모 복합 개발을 추진하며 끝이 났습니다.
1850년대 석탄창고였던 콜 드롭스 야드는 복합쇼핑몰로, 물품 하차장이었던 그래너리 빌딩은 대학 캠퍼스·창업시설로 각각 탈바꿈 했습니다. 콜 드롭스 야드는 세계적인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이 두 개의 지붕을 엿가락처럼 늘여 양측 처마 끝이 접점으로 만나는 일명 키스하는 지붕으로 설계해 관광 명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정비사업이나 복합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고 인허가 절차를 넘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례 혹은 법을 바꾸거나 국토교통부와 논의해야 할 사항도 여럿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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