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시한부 선고에도…필리핀 오지서 환자 돌본 ‘한국인 슈바이처’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우제윤 기자(jywoo@mk.co.kr) 2024. 3. 1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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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한국인 슈바이처'로 불린 고(故) 박병출 원장이 국민추천포상 최고 훈격인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박 원장은 병마와 싸우면서도 아픈 환자들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30년 가까이 필리핀 오지로 버스를 끌고 가 환자들을 치료하다 지난 2018년 생을 마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필리핀의 '한국인 슈바이처'로 불린 고(故) 박병출 원장 등 봉사와 나눔을 실천한 공로자 34명에게 국민추천포상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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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병출 원장 국민훈장 모란장
필리핀 오지서 30년 의료봉사
췌장암 이어 위암 두번 앓고도
“아파보니 환자 더 이해 가”
진료 이어가다 6년 전 별세
고(故) 박병출 원장. 영화 ‘아픈 만큼 사랑한다’ 속 한 장면. <출처 =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필리핀의 ‘한국인 슈바이처’로 불린 고(故) 박병출 원장이 국민추천포상 최고 훈격인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박 원장은 병마와 싸우면서도 아픈 환자들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30년 가까이 필리핀 오지로 버스를 끌고 가 환자들을 치료하다 지난 2018년 생을 마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필리핀의 ‘한국인 슈바이처’로 불린 고(故) 박병출 원장 등 봉사와 나눔을 실천한 공로자 34명에게 국민추천포상을 수여했다.

고(故) 박병출 원장. 영화 ‘아픈 만큼 사랑한다’ 속 한 장면. <출처 =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박 원장은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다른 사람의 아픔을 우선하는 삶을 실천했다. 그는 1989년부터 낡은 버스를 의료 버스로 개조해 필리핀 도시의 빈민가와 반군 지역의 환자를 찾아 나섰다. 그의 발길은 필리핀 북부 도시 루손섬 바기오에서도 12시간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산악지대까지 닿았다. 주술에 기대는 사람들에게 그는 의술을 베풀었다. 마땅한 의료 시설조차 없어 안타까운 죽음이 일상이 되어버린 필리핀 오지마을에서 그의 봉사는 한 줄기 빛이었다.

박 원장은 본인이 환자였기에 아픈 사람들이 더욱 눈에 밟혔다. 그는 1992년 췌장암에 걸렸고, 위암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다. 당뇨 등 잔병에도 시달렸지만 의료 봉사를 계속해왔다. 마닐라에 누가 선교병원을 열고, 50여개 마을은 돌며 무료진료를 이어오던 그는 항암치료 중에도 의료 활동을 멈추지 않다가 지난 2018년 8월 세상을 떠났다. 생전 그는 “아파 보니 환자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며 고통에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고(故) 박병출 원장. 영화 ‘아픈 만큼 사랑한다’ 속 한 장면. <출처 =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필리핀에서 그는 ‘한국인 슈바이처’로 통했다. 박 원의 생전의 의료봉사 활동과 그를 잊지 못하는 필리핀 현지의 이웃들, 그리고 그가 떠난 뒤에도 뜻을 이어 의료선교를 계속 이어가는 이들의 모습은 2019년 다큐 영화 ‘아픈 만큼 사랑한다’로 탄생해 브라운관을 통해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박 원장에게 국민추천포상 최고 훈격인 ‘국민훈장 모란장’을 추서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추천포상’은 국민이 직접 추천하고 국민이 심사에 참여해 수상자를 선정하는 매우 특별하고 영예로운 상”이라며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모두가 이웃과 공동체에 사랑과 온기를 전하며 우리 사회를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셨다. 국민을 대표해서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큰 박수를 보내드린다”고 말했다.

고(故) 박병출 원장. 영화 ‘아픈 만큼 사랑한다’ 속 한 장면. <출처 =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국민훈장 석류장 수상자로는 고 곽성현 한국링컨협회 이사장, 프랑스 국적의 허보록 신부가 선정됐다. 곽 이사장은 카이스트에 100억 원 상당 토지를 기부하며 한국 과학 발전에 써달라고 당부하고 세상을 떠났다. 서울대에도 2억 원 상당의 발전기금을 기부했다. ‘무의탁 아동청소년의 대부’로 불리고 있는 허 신부는 지난 28년 동안 아동보호 시설을 책임지며 갈 곳 없는 어린이와 청소년 등을 보살펴 왔다. 그는 “공동생활, 가족생활이 제일 행복한 생활”이라며 “학생하고 같이 사는 것보다 행복한 삶은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외에도 평생 모은 11억원을 성주군에 기부한 박자연씨 등이 국민포장을, 10년 이상 ‘1000원 백반집’을 운영해온 김윤경씨, 지난 20년간 ‘사랑의 밥차’를 운영해온 배우 공효진씨의 모친인 김옥란 이사장 등이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국민추천포상은 2022년 7월 1일부터 2023년 6월 30일까지 국민이 추천한 912건을 대상으로 서류 및 현지 조사와 위원회 심사, 지난해 10월 실시한 대국민 온라인 투표를 반영해 수상자를 선정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수상자들에게 직접 포상을 수여하고 기념 촬영을 하며 감사와 축하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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