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주의역사저널] 판다와 동물 외교
日, 코끼리·원숭이 조선에 바쳐
‘태종실록’ 1411년의 기록에는 태종 때 코끼리가 일본에서 건너온 이야기가 언급되어 있다. “일본 국왕 원의지(源義持)가 사자(使者)를 보내어 코끼리를 바쳤으니, 코끼리는 우리나라에 일찍이 없었던 것이다. 명하여 이것을 사복시(司僕寺)에서 기르게 하니, 날마다 콩 4·5두(斗)씩을 소비하였다.”고 하여, 일본에서 조선의 환심을 사기 위해 코끼리를 바친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에 처음으로 들어온 코끼리는 엄청난 식사량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에 코끼리를 구경하러 온 사람 두 명이 밟혀서 죽는 사고까지 일어났다. 결국 코끼리는 사람을 밟아 죽게 했다는 죄로 전라도의 섬에 보내졌다. 그러나 코끼리에 대한 동정론이 일어났고, 다시 서울로 옮겨진 상황이 실록의 기록에 보인다. “전라도 관찰사가 보고하기를, ‘길들인 코끼리를 순천부(順天府) 장도(獐島)에 방목하는데, 수초(水草)를 먹지 않아 날로 수척하여지고, 사람을 보면 눈물을 흘립니다.’ 하니, 왕이 듣고서 불쌍히 여겼던 까닭에 육지에 내보내어 처음과 같이 기르게 하였다.”고 하고 있다. 이후에는 코끼리에 관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자연사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에서 조선의 환심을 사기 위하여 원숭이를 바친 사실도 실록에 여러 차례 기록되어 있다. ‘태조실록’에는 “일본국 구주(九州) 절도사의 사자가 우리나라에서 보낸 중 범명과 함께 와서 원숭이를 바치니, 사복시에 두게 하였다.”는 기록이 보이고, ‘태종실록’에는 “원숭이를 각진(各鎭)에 나누어 주었다. 이보다 앞서 일본국 사람들이 잇달아 원숭이를 바치므로, 명하여 사복시에 기르게 하였는데, 이때에 이르러 나누어 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사복시는 조선시대 말을 먹이는 관청으로 코끼리나 원숭이를 이곳에서 기르게 하였으니, 오늘날 동물원의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사복시는 원래 정도전(鄭道傳)의 집이었는데, 태종 때 이 집을 몰수하여 사복시로 만들었고, 현재 이곳에는 종로구청이 있다.
우리 국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판다와의 안타까운 이별을 앞두고 역사 속 동물 외교의 사례들을 소개해 보았다.
신병주 건국대 교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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