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까지 엘살바도르發 ‘비트코인’ 열차에 탑승?…‘억(億)트코인’ 더 달리나 [신동윤의 투자,지정학]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스스로를 ‘세상에서 가장 쿨한 독재자’라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자기소개란에 대놓고 지칭하는 국가 지도자가 있습니다. 바로 중앙아메리카 국가 엘살바도르의 대통령 나이브 부켈레입니다.
헌법상의 연임 금지 조항을 피하기 위해 친(親) 부켈레 성향의 판사를 새로 임명해 대법원 헌법재판부로부터 “임기 만료 6개월 전 휴직하면 재선은 가능하다”란 유권 해석을 받았고, 의회로부터 휴직 승인까지 받아내는 ‘쿨하지 못한’ 방법으로 지난달 치러진 대선에서 80%가 넘는 득표율로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보장받았는데요. 초강경 소탕 작전 등으로 ‘갱단과 전쟁’, ‘부패 척결’ 등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는 부켈레 대통령에 대한 엘살바도르인의 사랑이 대선 과정에서 증명된 셈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켈레 대통령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에 대한 각별한 애정 때문입니다.
부켈레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로 엘살바도르는 지난 2021년 9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지정한 나라가 됐습니다. 국고를 활용해 대량의 비트코인을 사들였고요, 자국에 풍부한 지열 에너지를 활용해 비트코인 채굴에 나서는 것은 물론이고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유치해 ‘비트코인 시티’를 건설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내놓으며 주목받았죠.
하지만, 한때 비트코인이 ‘바닥’을 찍던 시절 부켈레 대통령은 비판의 한 가운데 서기도 했습니다.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 가상자산 침체기)’로 불렸던 작년 초중반까지만 해도 엘살바도르가 구매한 비트코인의 자산 가치는 60% 앞팎 수준의 손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선 ‘국가 부도’의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나왔는데요. 이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부켈레 대통령과 엘살바도르는 “가상자산에 법정통화 지위를 부여하지 말고 하루빨리 인출하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국제 사회의 요구를 호기롭게 일축하고 일명 ‘존버’에 들어갔지만, 엘살바도르가 꾼 비트코인 꿈이 ‘일장춘몽(一場春夢)’이 될 것이란 예상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고요.
하지만, 최근 들어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대박’이란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지난 2021년 9월 6일을 시작으로 지난 2022년 7월 1일까지 총 2381개의 비트코인을 사들이기 위해 국고 약 1억716만달러(약 1425억원)를 투입했는데요. 지난 15일 오전 8시 10분 기준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기록 중인 비트코인 1개당 가격(7만1490.39달러, 약 9505만원)으로 환산 시 엘살바도르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의 자산 가치는 무려 약 1억7022만달러(약 2263억원)에 이릅니다. 수익률도 58.85%에 이르는 것이죠. 부켈레 대통령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또 다른 ‘훈장’과 같은 성과에 대해 자랑하고 있기도 합니다.
부켈레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밀어붙이는 이면엔 ‘미국 달러화(貨)’에 대한 종족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려는 이유도 깔려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달러화는 엘살바도르의 기존 법정통화로 사용 중인데요,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26.1%를 해외로 나가 노동하는 엘살바도르인들이 국내에 머물고 있는 가족들에게 보내는 돈이 차지하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비트코인은 기존 법정통화와 달리 해외 송금 시 수수료가 없다는 점이 엘살바도르 입장에선 큰 메리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실제로 엘살바도르 재무 당국은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외국으로부터 송금이 자유로워진다”면서 IMF의 조언(?)을 일축, 비트코인 드라이브에 대한 속도를 더 높인 바 있습니다.
부켈레 대통령의 길, 바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인정하려는 또 다른 국가 지도자를 남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새로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주인공입니다.
앞서 밀레이 대통령은 “중앙은행은 사기이며 정치인들이 인플레이션 세금으로 선량한 사람들을 속이는 메커니즘”이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살인적 수준으로 진행 중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 기존 법정통화 페소화의 급격한 평가 절하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할 대안으로 비트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셈이죠.
밀레이 대통령이 그동안 쏟아낸 비트코인에 대한 찬사 덕분에 글로벌 금융투자업계는 아르헨티나를 엘살바도르의 뒤를 이어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지정할 가능성이 높은 다음 타자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아르헨티나는 공식 계약 체결에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죠. 다이애나 모디노 아르헨티나 외교통상부 장관은 X를 통해 “아르헨티나는 비트코인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비준하고 확정했다. 다른 모든 가상자산도 마찬가지다”라고 공식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아르헨티나 경제 재건 기초’ 법령의 채무자 조항 제766조는 ‘공화국 법정통화 여부와 관계없이 지정된 통화로 상응하는 금액을 인도해야 한다’고 명시하며 법정통화가 아닌 가상자산으로 지불할 선택권을 갖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밀레이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중앙화 금융 시스템의 비효율성과 부패에 대응할 중요한 도구로 보고 있다”면서 “남미 2대 경제국 아르헨티나가 비트코인을 더 널리 사용하기 시작하면 전 세계 가상자산 사용을 촉진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밖에도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는 아프리카 가상자산 시장 1위로 평가받는 나이지리아가 꼽힙니다 기존 법정통화인 ‘나이라’ 가치가 지난달에만 미 달러 대비 약 43%나 떨어질 만큼 불안정하기 때문이죠.
브라질도 지난 2022년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는 법안이 의회를 통화했고, 지난해 12월엔 최대 은행 ‘이타우우니방코’가 비트코인 기반의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절대주의자’로 꼽히는 샘슨 모우 전 블록스트림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현재 중앙은행이 없이 미 달러화를 법정통화로 채택 중인 파나마도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꼽았습니다.
과거에 비해 분명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바라보는 부정적 시선이 옅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제도권 내 자산으로 인정하는 것에 대해선 높은 장벽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비트코인에 대해 여전히 ‘철벽’을 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미국입니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은 대표적인 ‘반(反) 가상자산’ 인사로 꼽히는데요.
겐슬러 의장은 비트코인과 ‘안정 자산’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귀금속의 가장 대조되는 지점으로 ‘투기성’을 꼽았습니다. 그는 “개인투자·산업적 용도로 활용되는 금속과 달리 가상자산은 테러 자금 조달, 돈세탁 등 불법활동에 이용되며 고동상과 투기성이 강한 자산”이라며 “투자자는 가상자산과 그 파생 상품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말이죠.
다만, 글로벌 금융투자업계에선 미 금융 당국이 아무리 가상자산에 대해 손사래를 쳐도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불러올 ‘나비효과’가 더 클 것이란 분석에 힘을 싣는 모양새입니다. 사실상 비트코인 시세가 실시간으로 지수로 연결돼 투자자들의 자산으로 연결되는 비트코인 현물 ETF의 특성상 비트코인이 제도권 내로 편입되는 신호탄을 쏜 것이란 신호로 읽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실제로 전 세계 주요국들은 미국처럼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 대장주 이더리움 등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ETF와 상장지수증권(ETN) 승인에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입니다.
영국에선 런던증권거래소가 오는 2분기까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대한 ETN 상장 신청 접수를 받겠다고 했고요, 영국 금융감독청도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한 ETN 거래 승인 요청을 반대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홍콩에서도 증권선물위원회와 통화청이 가상자산 현물 ETF 신청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고요.
한국에서도 다음 달 국회의원 선거가 마무리되고 난 후 가상자산 현물 ETF에 대한 거래 승인은 물론, 관련 상품에 대한 상장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비트코인 현물 ETF가 도입되려면 가상자산 관리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국회가 열리게 되면 가상자산 2차 입법 논의가 될 것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전망하자면 하반기쯤 공론화의 장이 열릴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자본시장법상 중개가 가능한 금융상품의 기초자산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문제에 대해서도 이 원장은 “정부 내에서 관련 의견을 조율 중이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하되, 자본시장법상 제약이 있어 입법 가능 여부를 검토하고 정책적으로 바람직한 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죠.
가상자산의 지위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의해 갈릴 가능성도 매우 커지는 상황입니다. 현재 여당인 민주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에 대배 부정적 시선을 갖고 있는 반면, 야당인 공화당 내부에선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역시도 가상자산에 대해 우호적 입장으로 돌아섰죠.
앞서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미 대선이 가상자산 시장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바이든 행정부의 적대적인 가상자산 정책을 뒤집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고 보도했습니다.
민주당은 가상자산 규제에 매우 적극적입니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후원하는 비영리단체 스탠드위드크립토의 분석에 따르면 가상자산에 반대하는 상원의원 30명 가운데 23명이 민주당 의원입니다.
특히, ‘미국 진보세력의 대모’이자 ‘월가(街) 저승사자’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현재까지 3개의 가상자산 반대 법안을 지지·발의하고 76건의 반 가상자산 성명을 발표했죠. 워런 의원은 지난 1월 미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자 자신의 X를 통해 “미 SEC가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 가상자산이 자금세탁방지에 대한 규칙을 따르는 것이 시급하다”고 비판하기도 했고요.
바이든 대통령 역시 5건의 반대 성명을 내놓았습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의 2025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예산안에는 ▷가상자산 채굴에 대한 조세 부과 ▷코인 투자자들의 ‘워시 트레이드(손실을 보고 자산을 매각해 세금 공제를 받은 뒤 다음 날 다시 자산을 사들이는 것)’ 관행 규제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계좌의 보고 의무 강화 등 규제안이 포함됐습니다.
공화당은 대체로 가상자산에 우호적이란 평가를 받습니다. 가상자산을 지지하는 미 상원의원 18명 중 14명이 공화당 소속 의원입니다. 특히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신시아 룸니스 상원의원 등은 공개적으로 비트코인을 지지하는 정치인으로 유명하고요.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자산에 대해 우호적인 메시지를 쏟아내기 시작했다는 부분입니다.
과거 미 대통령 재임 시절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상자산은 사기”라며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 바 있는데요. 최근엔 “가상자산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가상자산과 공생할 것”이라고 말했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선 비트코인에 대해 “화폐의 추가적인 형태”라고 부르기까지 했고요, “나는 때때로 사람들이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강조까지 했습니다.
비트코인이 전 세계 주요국에서 법정통화까진 아니더라도, 제도권 내 자산으로 인정을 받기까진 좀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에 여전히 힘이 실리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글로벌 금융투자 시장 속에서 차지하고 있는 규모를 고려한다면 비트코인을 비롯해 가상자산이 없던 과거의 시점으로 되돌리기엔 이미 너무나도 먼 길을 왔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글로벌 자산 데이터 플랫폼 피아트마켓캡에 따르면 유통량 기준으로 글로벌 주요 법정통화의 시가총액을 분석한 결과 지난 14일 오후 기준 비트코인의 시총은 전 세계 13위 정도까지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위 중국 위안화, 2위 미국 달러화, 3위 유럽연합(EU) 유로화, 4위 일본 엔화, 5위 영국 파운드화가 최상위권을 차지했는데요. 6위엔 한국 원화가 이름을 올렸고, 인도 루피화(7위), 캐나다 달러화(8위), 홍콩 달러화(9위), 브라질 헤알화(10위) 등이 뒤를 따르며 비트코인보다 더 높은 자리를 차지했죠.
하지만, 스위스 프랑화(14위), 러시아 루블화(15위), 멕시코 페소화(16위), 사우디아라비아 리얄화(17위), 태국 바트화(18위), 베트남 동화(21위), 튀르키예 리라화(27위) 등의 시총 정도는 비트코인이 가뿐히 앞섰습니다.
안정자산의 대표 주자인 금은 물론이고 ‘위험 자산’의 대표격인 주식 시장에 비해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는 것이 리스크로 꼽히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과 글로벌 경기 흐름 등에 따라 기존 안전·위험 자산과 일정 수준의 연관성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도 비트코인이 대표적인 투자 자산으로서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쟁글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비트코인과 미 증시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 지수 간의 3일 기준 상관계수는 각각 0.8785, 0.7944에 이르렀죠. 상관계수는 ‘-1부터 1까지’ 숫자로 표현되며, 1에 가까울수록 명확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고 해석됩니다. 금의 경우에도 같은 기준에서 비트코인과 상관계수가 0.6246을 기록했죠.
다수의 전문가들은 향후 중장기적으로 현재 보여주고 있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입니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이후 비트코인에 대한 잠재 수요는 여전히 많은 상태”라며 “이에 따라 미국과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자본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습니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월 10일(현지시간) 미 SEC로부터 승인을 받은 비트코인 현물 ETF 11종에는 지난 13일(현지시간)까지 약 118억3000만달러(약 15조7339억원)의 자금이 쏠렸습니다.
구체적으로 ETF 상품 중에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즈비트코인신탁(IBIT)’에만 120억3000만달러(약 15조9999억원)가 모였고, 피델리티의 ‘와이즈오리진비트코인신탁(FBTC)’에도 67억달러(약 8조9097억원) 어치의 투자금이 쏠렸습니다. 반면, ‘그레이스케일비트코인트러스트(GBTC)’에선 이 기간 114억달러(약 15조1597억원) 규모의 투자금이 차익 실현의 목적으로 출회됐고요.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4월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 역시 공급 감소 효과로 인한 가격 상승이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면서도 “현재로선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수요 증가 효과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의 전반적인 가격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라고 분석했고요.
비트코인 강세는 알트코인의 급등세로도 이어지며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가상자산 낙관론자들뿐만 아니라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들도 앞다퉈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를 점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겐 투자 동력으로 작용하고, 추가적인 가격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영국 대형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지난 1월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오는 2025년까지 20만달러(약 2억6592만원)로 급등할 것이라 내다봤습니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도 지난 1월 보고서로 비트코인이 올해 신고점을 경신하고 2025년엔 최대 15만달러(약 1억 9944만원)까지 오를 것이라 전망했고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비트코인이 올해 30만달러(약 3억9888만원)를 돌파할 것”이라며 “불붙은 상태의 비트코인 투자는 금액이 중요하지 않다. 단 500달러여도 우선 투자를 시작하는 것에 의의를 둬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아직 많이 이른 감이 있지만 가상자산 낙관론자들 사이에선 장기적으로 ‘페트로 달러’로 유지되던 미국 달러화의 글로벌 패권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존재는 한동안 존재감이 부각되던 중국 위안화가 아니라 비트코인이 될 것이란 주장까지도 나옵니다.
석유가 주도하던 시대에서 전기가 주도하는 세상으로 전환되면서, 비트코인이 커플링 된 ‘일렉트로비트’ 체제가 불가피하게 도래할 것이란 주장도 나옵니다. 김창익 돈세이돈 대표가 신간 ‘비트코인의 미래’를 통해 한 말이죠.
앤드루 필 모건스탠리 디지털자산 책임자는 “가상자산 등 디지털자산에 관한 인식과 사용의 패러다임 전환이 미국 달러화의 리더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디지털자산이 전 세계 통화의 약 60%를 차지하는 미국 달러화의 리더십에 도전장을 내밀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예측했습니다. 이어 필 책임자는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연구·개발에 나선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의 경우에도 “미국 금융 당국 등 전통적 중재자에 의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물론, 미국 달러화의 사용량까지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결제 허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나는 하나의 통화, 달러를 원한다. 사람들이 달러에서 떠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국가들이 달러에서 떠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그 지위를 잃는 것은 독립전쟁에서 패하는 것과 같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도 달러 패권 약화에 대한 우려가 담긴 발언이라 볼 수 있습니다.
미국과 글로벌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디지털 위안’이라 불리는 CBDC 개발에 세계 어느 국가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비트코인 현물 ETF의 허용이 오히려 ‘탈중앙화’로 대표되던 비트코인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기존 미국 달러화 중심의 금융 체제로 빠르게 편입되는 효과가 발생하는 신호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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