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주선하면 배신자?"…의사와 마피아 다른 점 무엇일까[기자의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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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를 주선하는 자가 있다면, 그자가 바로 배신자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도 "화해를 주선하는 자가 있다면 그자가 바로 배신자"라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의사들이 '자발적인 행동'이라고 국민을 설득하고자 한다면, 내부의 '다른 의견'부터 들어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다른 목소리'를 배신자로 명명해 색출하는 것은 마피아나 하는 짓인데, 21세기 민주주의 사회 의사들이 그렇게까지 저급할 것이라고 믿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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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화해를 주선하는 자가 있다면, 그자가 바로 배신자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영화 '대부'(1972년 작)에서 말년에 접어든 마피아 두목 비토 코를레오네가 아들 마이클에게 전한 메시지다. 마피아 세계에서 배신자는 죽음을 각오해야 한다. 아버지로부터 조직을 물려받은 마이클은 친형이라도 배신자라고 판단하면 청부 살인하는 비정한 '보스'로 성장한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도 "화해를 주선하는 자가 있다면 그자가 바로 배신자"라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임 회장은 영화 대사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지만, 지금 이 시점에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현재 그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공모 혐의를 받고 있다.
정부와 의사들 중 어느 쪽에 의료계 파행의 책임이 있는지 판단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다만 지난 3주간 매일같이 현장을 취재하면서 '의료계 내부의 배신자 낙인찍기'가 우려스럽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다.
의사·의대생들이 사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는 최근 '참의사 전공의 리스트'라는 글이 게재됐다. 전국 약 70곳의 수련병원 현장에 남아 있는 전공의들의 소속 과와 출신학교, 이름 등이 해당 글에 고스란히 담겼다.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직인이 찍힌 '전공의 블랙리스트 지침'까지 온라인에 퍼지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을 정도다.
처음 있는 모습이 아니다. 지난 2000년 집단행동 당시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누가회·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의사들의 명단도 강제로 공개된 바 있다. 2020년에는 국가고시 거부에 참여하지 않은 의료인 명단을 실명으로 공개한 게시물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전공의 대규모 이탈, 의대생 집단 휴직 등 의료계 파행과 관련해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의사 집단 '다른 생각을 가진 의사·의대생'(다생의)이 등장했으나 의료계 내부에서는 "조작된 것 아니냐"며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의협 측에서는 블랙리스트 의혹이 '허위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최근 경찰 조사에 출석한 의협 간부들은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자발적인 행동'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의사들이 '자발적인 행동'이라고 국민을 설득하고자 한다면, 내부의 '다른 의견'부터 들어야 하지 않을까.
'전공의 블랙리스트' 문건 의혹이 허위이길 바란다. 만에 하나 그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정부와 의료계 간 강 대 강 대치가 더 격렬해지고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피해는 환자와 가족들의 몫이다. 무엇보다 '다른 목소리'를 배신자로 명명해 색출하는 것은 마피아나 하는 짓인데, 21세기 민주주의 사회 의사들이 그렇게까지 저급할 것이라고 믿고 싶지 않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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