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깐부’ 오영수 강제추행 혐의 유죄…法 “피해자 진술 신빙성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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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배우 오영수씨(78·본명 오세강)에게 법원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정 판사는 "피해자는 이 사건 이후 피해사실을 알렸고 미투운동이 벌어졌을 때 피고인에게 사과받으려고 오씨의 연극을 보러가기도 했고, 성폭력상담소에서 상담도 받기도 했다"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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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6단독 정연주 판사는 이 사건 선고 공판을 열고 이같이 선고했다.
뉴스1에 따르면 앞서 검찰은 오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아울러 취업제한 명령과 신상정보 공개 등도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2017년 당시 피해자 등이 있는 술자리에서 '너희가 여자로 보인다'며 청춘에 대한 갈망을 비뚤어지게 표현하고, 피해자 요구에 사과 문자를 보내면서도 '딸 같아서'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등 피해자에게 좌절감을 느끼게 했다"며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수사·재판 과정에서 반성하지 않고 있는 피고인에게 엄벌을 내려달라"고 했다.
정 판사는 "피해자는 이 사건 이후 피해사실을 알렸고 미투운동이 벌어졌을 때 피고인에게 사과받으려고 오씨의 연극을 보러가기도 했고, 성폭력상담소에서 상담도 받기도 했다"며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고 판시했다.
나중에 이 사건을 고소하려고 한 이유에 대해서도 정 판사는 "잊고 지내려고 했으나 오징어게임 흥행 이후 오씨에게 사과를 요구했으나 오씨의 태도에 화가 난다는 피해자의 고소 계기도 설득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카카오톡 대화 내역에도 2017년 가을에 피고인이 지낸 원룸 침대에 앉으라고 하고 피해자에게 여자로 느껴진다고 한 일, 자취방에 들어가 이불에 누우면서 젊은 기운이 느껴진다고 한 일 등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사과를 요구하였고 대체로 인정하고 사과하는 입장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법정에서 이와 같은 일을 하지 않았음에도 동료배우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우려해 사과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 판사는 "카카오톡 메시지에 아껴주고 보듬어주고 싶은 심정이 지나쳤다고 오씨가 말한 부분 등이 사회 통념상 자신이 그런 행위를 했다고 인정하는 취지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정 판사는 피해자가 법정에 증거로 제출한 일기장의 문구도 선고의 근거로 들었다. 정 판사는 "피해자는 연극계에서 큰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라 두려웠고 여배우로서 살아남아야 해서 그랬다"며 "피고인이 자신에게 여자로 보인다고 말했던 날에 작성한 일기장에는 피고인의 행위에 대해 꼭꼭 숨겨야 할 에피소드가 생겼다고 표현하거나 신경을 안쓰고 의연하게 지내야만 하고 또 이런 화제가 나오면 확실히 중단시켜야 한다라는 문구는 피고인의 행동이 부적절하거나 비밀로 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초범인 점을 고려해 이같이 양형을 정한다"고 했다.
오씨는 지난 2017년 8월 연극 공연을 위해 지방에 머물던 시기 A씨에게 '안아보자' 등 취지로 말하며 껴안고 9월엔 A씨 주거지 앞에서 볼에 입술을 대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오씨는 당시 A씨와 산책로를 함께 걷고 주거지를 방문한 것도 맞지만 추행한 사실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오씨는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추행 장소 여건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이 범행할 수 있었을까 의구심도 든다"고 했다.
오씨는 앞서 이 사건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이 나이에 제 인생에 마무리가 이런 상황이 되고 보니 참담하고 삶 전체가 무너지는 것 같다"며 "현명한 판결을 소원한다"고 호소했다.
오씨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출연해 2022년 1월 제79회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TV 부문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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