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도 신저가 찍는데 기관들은 '줍줍'…2차전지 올라타도 될까?

김창현 기자 2024. 3. 16.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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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과 밸류업 프로그램에 소외돼 2차전지 주가가 급락하자 기관투자자들이 저점매수에 나섰다.

증권가에서는 늦어도 올해 2분기까지는 업황 회복이 힘들 것으로 보고 업종 내에서 주가가 과하게 하락한 종목에 선별적으로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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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자 2차전지 순매수 상위 ETF/그래픽=윤선정

인공지능(AI)과 밸류업 프로그램에 소외돼 2차전지 주가가 급락하자 기관투자자들이 저점매수에 나섰다. 증권가에서는 늦어도 올해 2분기까지는 업황 회복이 힘들 것으로 보고 업종 내에서 주가가 과하게 하락한 종목에 선별적으로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15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주 동안 기관투자자 순매수 상위 상장지수펀드(ETF)에는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KODEX 2차전지산업', 'TIGER 2차전지소재Fn', 'TIGER 2차전지TOP10', 'KBSTAR 2차전지TOP10' 등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 들어 2차전지 업종은 연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치킨게임(가격 인하 전쟁)이 벌어지며 수익성이 악화한 탓이다. 전기차 전환 속도도 더디다. 여기에 AI와 저PBR(주가순자산비율) 랠리에 소외돼 2차전지주는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26일 장중 36만2000원까지 떨어졌다.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와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있다. 삼성SDI도 같은 날 34만2000원까지 하락해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관투자자가 2차전지 관련 ETF 순매수에 나선 건 낙폭이 과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2차전지 업종에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진 것도 한몫했다.

1월까지 하락세를 보이던 리튬과 니켈 가격이 바닥을 다지고 2월부터 반등세를 보인다. 지난해 리튬 가격이 급락한 건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광산업체들이 공급을 지속해서 늘렸기 때문이다. 손익분기점(BEP)을 채우지 못한 광산업체들이 올해 들어 앞다퉈 감산을 시작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달 1kg당 86위안(한화 약 1만6000원)에서 이달 초 108위안(한화 약 2만원)으로 26%가량 상승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2월을 저점으로 메탈 가격 반등이 나타나고 있어 2분기에는 평균 판매단가(ASP) 하락세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단기적으로 판매량이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2차전지 관련 행사들도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지난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 규모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4'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 셀투팩 기술을 최초로 공개했다. 셀투팩은 팩에 직접 셀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무게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 로드맵을 대중에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 11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이 민·관 합동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열고 배터리 초격차 기술 확보 방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정부는 2028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1172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아직 업황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은 만큼 주가가 과하게 하락한 종목, ETF에 대한 선별적인 접근 방식이 유효할 것으로 분석했다. 추세적 반등을 위해서는 전기차 전반의 판매량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혜원 KB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이 최근 2차전지 관련 주도주를 순매수하며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지만, 추세적 변화를 기대하기는 이르다"며 "2차전지 실적과 시황의 바닥은 올해 2분기가 될 것으로 봐 지금으로선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 ETF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인터배터리 2024 LG에너지솔루션 부스. /사진=뉴스1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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