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2m37… 올림픽 전에 꼭 넘고싶다

인천/김영준 기자 2024. 3. 16.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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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앞둔 높이뛰기 우상혁
높이뛰기 우상혁이 15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파리 올림픽 대비 공개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잘하면 대박, 못하면 쪽박이죠.”

한국 높이뛰기 간판 우상혁(28·용인시청)이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각오를 밝혔다. 15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공개 훈련을 가진 뒤 “무조건 올림픽 메달을 따는 게 목표다. 진짜 열심히 해서 준비한 만큼 후회 없이 끝까지 살아남아 메달을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우상혁은 밸런스 볼 위에서 몸 균형을 잡고, 30kg 강철 원판을 몸에 매달아 앞뒤로 끌면서 달렸다. 순간 전속력으로 뛰는 스프린트 훈련도 반복했다. 곁에는 후배들이 있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함께 출전했던 높이뛰기 최진우(19·용인시청), 10종 최동휘(26·예천군청), 단거리 박시영(25·포항시청) 등이었다. ‘스마일 점퍼’라는 별명에 걸맞게 줄곧 웃으며 후배들과 대화하고, 훈련 자세를 조언했다. 그는 이날 진행한 훈련에 대해 “스피드 조절을 위한 훈련”이라면서 “전력 질주가 아니라 70% 혹은 80%, 필요한 만큼 속도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루한 훈련이지만, 점프 높이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제 5개월 앞으로 다가온 파리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은 현지 시각으로 폐막식 하루 전인 8월 10일에 열린다. 올림픽에서 육상은 가장 많은 금메달이 걸린 종목이다. 이번에도 48개를 놓고 다툰다. 그런 ‘금밭’에서 한국은 거의 수확을 거두지 못했다. 한국이 육상에서 거둔 메달은 마라톤 2개(1992 황영조 금, 1996 이봉주 은) 뿐. 중국 39개, 일본 27개와 비교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우상혁은 그 28년 메달 가뭄을 자기 발로 끝내겠다는 각오다.

우상혁은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깜짝’ 4위에 오르며 세계 정상급 선수 반열에 올랐다. 2022년 실내 세계선수권 금메달과 실외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지난해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는 “누군가 나를 보고 ‘반짝하고 끝날 선수’라고 생각했겠지만, 요행이 아니라는 걸 보이기 위해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위상은 도쿄 올림픽 때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당시엔 본선 출전 선수 33명 중 랭킹 31위였다. 현재는 세계 랭킹 4위다. 그는 “도쿄 때는 올림픽 출전부터 어려웠다. 랭킹 포인트를 쌓느라고 마음을 졸였다”며 “지금은 자동 출전 기준 기록(2m33)을 일찍이 넘겨서 편안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3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세계 실내 육상 선수권 대회에선 동메달을 차지했다. 경쟁자들이 일부 빠져 내심 금메달을 기대했지만 아쉬웠다. “몸이 무거웠다. 마음을 내려놓고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올림픽에서도 이런 상황이 닥칠 수 있다. 꾸역꾸역 끝까지 버티겠다”고 했다.

18일엔 홍콩으로 출국해 약 3주간 전지훈련을 한다. 우상혁은 “실내 시즌을 끝내고 짧게 쉬면서 먹고 싶은 것들을 먹었다. 이제 실외에서 훈련하는데, 실외 경기를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우상혁이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 목표로 삼은 높이는 2m37. 그가 2022년 2월 체코 후스토페체 실내 대회(우승)에서 세운 개인 최고 기록 2m36을 뛰어넘어야 한다. 우상혁은 “올해 실내 대회에서 두 차례 2m37에 도전해 아쉽게 실패했지만, 넘을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올림픽 전에 꼭 한 번 넘고, 올림픽 때 다시 성공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미 파리 올림픽 다음 단계까지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그는 “내년 도쿄에서 세계선수권이 열린다. 도쿄 (올림픽)에서 시상대에 못 올라갔는데, 내년에는 꼭 오르고 싶다”며 “2028년 LA 올림픽에도 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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