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욕지도 어선 침몰 “40톤 달하는 생선·어구, 한쪽에 쌓아 배 기울어”
지난 14일 경남 통영 욕지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침몰 사고는 잡은 물고기와 어구 등을 제자리에 두지 않아 배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영해경은 15일 수사 브리핑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이정석 수사과장은 “갑판 위에 적재한 많은 양의 어획물과 어구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선미(船尾)가 왼쪽으로 기울어 침수가 시작됐고, 2~3분 만에 침몰했다”며 “어획물을 어창에 두면 선체 복원력이 생기는데, 갑판 위에 두면 1~2m의 낮은 파도에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제102해진호’는 139t급 쌍끌이 저인망 어선이다. 전날(14일) 오전 4시 15분쯤 욕지도 남쪽 약 8.5㎞ 해상에서 침몰했다. 선장과 선원 11명(한국인 4명, 외국인 7명) 중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나머지 7명은 구조됐다.
해경은 구조된 선원을 상대로 “사고 당시 갑판 위에 많은 양의 어획물이 쌓여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날 이 배는 20㎏짜리 상자 2000여 개를 채울 정도의 정어리 등을 잡았는데, 그 무게만 약 40t에 달한다고 한다. 해경 관계자는 “보통 잡은 물고기들은 갑판 아래 어창에 적재한 뒤 배를 이동시켜야 하는데, 사고 선박은 오전 5시부터 시작되는 수협 위판 시간에 맞추기 위해 어획물과 어구를 갑판 위에 쌓아둔 채 급하게 배를 움직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다만, 과적 상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해경은 실종자 수색 작업과 함께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9일 발생한 옥돔잡이 어선 ‘제2해신호’의 실종 선원 5명에 대한 수색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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