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서로 눈물 닦아 주던 친구라면 헤어져도 언젠가 다시 만난대
눈물닦개
정주희 글·그림 | 기린미디어 | 56쪽 | 1만5000원
시골집 툇마루에 등 돌리고 앉은 아이는 강아지 인형을 꼭 껴안고 울었다. 할머니는 아이를 맡기고 떠나는 엄마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걱정 말고. 어여 가.” 아이는 이해할 수 없다. 왜 엄마는 친구도 없는 시골집에 날 혼자 두고 가버린 걸까.
맨날 울기만 하는 아이를 위해 할머니가 강아지 한 마리를 얻어 왔다. 휴지 뜯기를 좋아해 이름도 휴지. 갑자기 어미와 생이별한 강아지도 툇마루에서 달을 보며 자꾸 울었다. ‘낑낑, 낑낑낑!’ 밥 먹던 아이가 소시지 한 조각을 집어 주며 말했다. “휴지야, 이제 울지 마. 알았지?”
꽃밭을 헤집어 놨다가 할머니 호통 소리에 도망가고, 둘이서 집 안을 어질렀다가 된통 혼도 난다. 지칠 때까지 물놀이를 한 아이가 휴지와 서로 기대 잠들면, 할머니는 모기향을 피우고 부채질을 해주시곤 했다. 함께 있을 때면 아이도 휴지도 더 이상 울지 않았다. 하지만 행복한 기억은 늘 잠시. 곧 헤어질 시간이 온다. “꼭 다시 올게!” 아이는 약속한다. 둘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따뜻한 느낌의 수채화 그림이 문득문득 떠오르는 어릴 적 기억처럼 아련하다. 꽃과 풀들은 화선지에 찍은 점처럼 곱게 번지고, 마당에 물을 뿌리면 햇빛을 반사해 생긴 무지개가 몽실몽실 피어난다. 과장 없이 둥글둥글한 아이와 강아지의 얼굴과 표정을 보노라면 저절로 미소짓게 된다.
외로움을 견디고 이별을 이겨내는 법을 배우며 아이는 한 뼘 더 자랄 것이다. 헤어지면 다시 만나고 만나면 다시 헤어진다는 것도, 아무리 아픈 상처도 언젠간 아문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아이와 함께 읽는 어른도 저마다 힘이 되는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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