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서로 눈물 닦아 주던 친구라면 헤어져도 언젠가 다시 만난대

이태훈 기자 2024. 3. 1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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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미디어

눈물닦개

정주희 글·그림 | 기린미디어 | 56쪽 | 1만5000원

시골집 툇마루에 등 돌리고 앉은 아이는 강아지 인형을 꼭 껴안고 울었다. 할머니는 아이를 맡기고 떠나는 엄마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걱정 말고. 어여 가.” 아이는 이해할 수 없다. 왜 엄마는 친구도 없는 시골집에 날 혼자 두고 가버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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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울기만 하는 아이를 위해 할머니가 강아지 한 마리를 얻어 왔다. 휴지 뜯기를 좋아해 이름도 휴지. 갑자기 어미와 생이별한 강아지도 툇마루에서 달을 보며 자꾸 울었다. ‘낑낑, 낑낑낑!’ 밥 먹던 아이가 소시지 한 조각을 집어 주며 말했다. “휴지야, 이제 울지 마.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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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을 헤집어 놨다가 할머니 호통 소리에 도망가고, 둘이서 집 안을 어질렀다가 된통 혼도 난다. 지칠 때까지 물놀이를 한 아이가 휴지와 서로 기대 잠들면, 할머니는 모기향을 피우고 부채질을 해주시곤 했다. 함께 있을 때면 아이도 휴지도 더 이상 울지 않았다. 하지만 행복한 기억은 늘 잠시. 곧 헤어질 시간이 온다. “꼭 다시 올게!” 아이는 약속한다. 둘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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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느낌의 수채화 그림이 문득문득 떠오르는 어릴 적 기억처럼 아련하다. 꽃과 풀들은 화선지에 찍은 점처럼 곱게 번지고, 마당에 물을 뿌리면 햇빛을 반사해 생긴 무지개가 몽실몽실 피어난다. 과장 없이 둥글둥글한 아이와 강아지의 얼굴과 표정을 보노라면 저절로 미소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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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을 견디고 이별을 이겨내는 법을 배우며 아이는 한 뼘 더 자랄 것이다. 헤어지면 다시 만나고 만나면 다시 헤어진다는 것도, 아무리 아픈 상처도 언젠간 아문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아이와 함께 읽는 어른도 저마다 힘이 되는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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