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령의 올댓 비즈니스] 끊임없이 읽고 잊어라, 그 후에도 남는 게 지식
“집을 나설 때는 유머와 좋은 기분을 주머니에 넣어 두자.”
이런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책은 읽지 않을 도리가 없다. ‘기분의 디자인’(웅진지식하우스)은 일본 디자이너 아키타 미치오의 두 번째 책이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생활용품뿐 아니라 공공시설 디자인까지 다방면을 아우르며 활약 중인 70세 프로페셔널로, 그가 디자인만큼 중요하게 가치를 두는 것은 언어의 힘이다. 20년 이상 블로그를 써 왔고, 3년 전 시작한 트위터에서는 1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단숨에 모으며 인기를 끌었다.
41가지 주제에 대해 전문 인터뷰어와 저자 간 대화로 구성된 책이라, 손가는 대로 아무 장이나 펼쳐 읽어도 무방하다. 47년째 멈춤 없이 담담하게 자신의 일을 하는 어른의 생각이 정갈한 언어와 만나, 줄을 긋는 문장들로 가득한 책이 탄생했다. 몇 가지만 살짝 공유해본다.
20대에 어디에 돈을 가장 많이 썼냐는 질문에 대해, 밥을 굶고 대신 책을 샀다는 그가 하는 조언은 이렇다. “끊임없이 책을 읽고 다양한 것을 자주 보세요. 그리고 끊임없이 잊어버리세요. 그 후에도 남는 것이 당신의 지식입니다.”
지금도 현역으로 일하는 비결에 관해서는 정서의 안정을 꼽는다. 자신의 퍼포먼스를 늘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감정의 기복 없이 늘 평정심을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컨디션이 좋든 안 좋든 평소대로 그림을 한 장씩 그립니다.”
협업할 때는 마감일에 맞춰서 90% 완성도의 결과물을 전달하는 것보다, 논의한 다음날 50% 결과물이라도 공유한다. 초기에 의견 차이를 빠르게 좁히기 위해서지만, 멋진 의미 부여도 있다. “상대방에게 시간을 선물하는 거죠.”
저자는 디자이너의 일을 정의하면서 “기능을 늘리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지만, 기능을 줄이기 위해서는 철학이 필요하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 말은 우리의 일과 삶에도 적용되기에 울림이 있다. 끝에 끝까지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핵심만 남기는 결정을 하는 것이 디자이너라면, 좋은 기분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일하는 인생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찾고자 하는 분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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