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盧 사위 단수공천한 민주, YS 손자 경선시킨 국민의힘

박국희 기자 2024. 3. 16. 03: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종로구 후보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창신시장을 찾아 족발을 먹고 있다./뉴스1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회의실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각각 걸려 있다. 이번 총선에는 양당이 상징하는 두 대통령의 가족도 국회의원에 도전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손자인 김인규(35)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할아버지가 7선을 했던 부산 서·동구에 나섰다. 출신 학교 등 연고는 없는 지역이었다. 하지만 30대 청년, YS 손자라는 상징성, 대통령실 출신 경력을 내세워 기대를 했음직하다.

김 전 행정관은 현역 의원 포함 9명의 예비 후보와 경쟁했다. 언론이 YS 손자에게 주목했지만 당은 3자 경선을 결정했다. 김 전 행정관은 전직 기자, 변호사와 1차 경선을 치렀다. 최종 후보 2명이 치르는 결선에 올랐다. 결국 15일 곽규택 변호사에게 졌다. 그는 “제가 부족했다. 결과에 승복한다”며 “곽 후보께도 축하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지난 1월 30일 오전 김인규 서·동구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1호 공약 발표를 하는 모습. 김 예비후보는 결선에서 곽규택 변호사에게 졌다./김인규 캠프 제공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53) 변호사도 장인이 1998년 국회의원을 지낸 서울 종로에 도전했다. 그는 지난 총선 때는 자신의 본적지 영동군이 포함된 충북 보은군·옥천군·영동군·괴산군 지역구에 공천을 받았지만 낙선했다. 노 전 대통령 측근인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도 종로 출마를 준비했다. 정치권에서는 ‘정치 1번지’에서의 경쟁을 기대했다.

하지만 1월 5일 이 전 사무총장은 갑자기 종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새해 첫날 이재명 대표는 봉하마을에서 권양숙 여사를 만났다. 곽 변호사도 장모님과 함께였다. 권 여사가 사위 걱정을 한다는 말도 들려 왔다. 민주당은 2월 28일 곽 변호사를 일찌감치 종로에 공천했다. 경선은 없었다.

두 사람 모두 후광 효과를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YS 손자를 링에 올려 경쟁하게 했다. 노무현의 사위는 링에 오를 필요도 없었다. 민주당은 이런 걸 ‘정치’라고 할지 모르겠다. 국민도 완벽히 공정한 정치는 기대하지 않는다. 최소한 공정하게 보이려는 노력이라도 하라는 것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