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빠진 곳에 다시 친명? 野, 박용진 공천 않고 경선한다
朴, 경선 참여해도 또 감점 받게될 듯
더불어민주당이 16일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을 취소한 서울 강북을 지역을 ‘전략 선거구’로 지정하고 ‘전략 경선’을 하기로 했다. 정 전 의원과 경선에서 맞붙은 비명계 박용진 의원에게 공천을 주지 않고 새로 후보를 공모해 경선을 다시 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박 의원을 배제한 게 아니라고 했지만, 당내에서는 이번 결정이 사실상 정 전 의원을 대신할 또 다른 친명 후보를 공천하기 위한 조치라는 관측이 나왔다. 박 의원은 의원 평가에서 ‘하위 10%’를 받아 경선 득표에서 ‘감점 30%’가 적용됐었다. 또 경선을 하게 되면 다시 한 번 감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15일 밤부터 16일 새벽까지 계속된 심야 비공개 최고위에서 서울 강북을 지역의 전략 선거구 지정 및 전략 경선 실시를 결정했다. 민주당은 16일 오전 1시 58분에서야 “서울 강북을 지역을 전략 선거구로 지정하여 전략 경선을 하기로 의결한다”며 “후보자 공모는 제한 없이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전략공관위에서 구체적인 일정과 공모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15일 오후 10시 30분부터 시작된 최고위 회의에서는 탈락한 정 전 의원 대신 박 의원에게 공천을 줄지 여부를 두고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정 전 의원이 탈락했으니, 경선 2위인 박 의원이 공천을 받는 게 맞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의 단체 대화방에서도 ‘박용진 공천’을 주장하는 의견이 나왔고, 비명계 뿐만 아니라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이에 동의하는 입장을 냈다고 한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이런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당 관계자들은 “비명계 박용진은 안 된다는 것, 비명횡사 공천에 예외는 없다는 의미 아니겠나”, “친명 후보에게 공천을 주겠다는 확고한 방침이 없다면 굳이 또 경선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박 의원은 15일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에서 “경선 결과에 재심을 신청했다. 경선이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재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경선이 진행 중인 것으로 봐야 하고, 경선 중에 정 전 의원이 탈락했으니 자신이 공천을 받는 게 맞는다는 취지다. 하지만 박 의원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의원이 “경선이 불공정하게 진행됐다”며 낸 재심 신청도 15일 밤 열린 재심위에서 기각됐다.
민주당 안에서는 서울 강북을 친명 후보로 한민수 당 대변인, 조상호 변호사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한 대변인은 지난 대선 때부터 이 대표의 ‘입’ 역할을 한 친명 핵심으로 꼽히고, 조 변호사는 이 대표 사건을 맡았던 이른바 ‘대장동 변호사’ 중 하나다. 한 대변인은 아직 어느 지역에서도 공천을 받지 못했다. 조 변호사는 서울 금천 지역 경선에서 최기상 의원에 졌다.
최고위는 이날 회의에서 서울 강북을 지역 외에, 서울 서초갑에 김한나 후보의 단수 공천을 의결했다. 경기 안산병에는 박해철 전국공공산업노조연맹 위원장을 공천하기로 했다.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지역 경선에서 이긴 손훈모 후보에 대해서는 윤리감찰단 조사 결과 경선 부정이 확인됐다며 김문수 후보를 공천하기로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