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이상하지만 묘하게 끌리는 도서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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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2986만4880권.
2010년 구글북스가 추산한 세상에 존재하는 책의 수다.
연구도 증쇄도 되지 않아 세상에 딱 한 권씩만 남은 책들.
네 번째 장 '출판 사기'에서는 세상을 속이고 기만한 책들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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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첫 장인 ‘책이 아닌 책’에서는 입을 수 있는 책, 먹을 수 있는 책, 상해를 입히는 책 등 희한한 책들을 다룬다. 예를 들어 자동차 브랜드 랜드로버는 두바이 고객을 대상으로 사막에서 자동차가 고장 날 경우 생존을 돕는 지침서를 발간했다. 불 피우는 법과 야생동물 사냥법 등이 담긴 책은 먹을 수 있는 종이와 잉크로 만들어졌다. 랜드로버는 “최후의 방편으로 책을 먹으라”며 “책이 치즈버거에 버금가는 영양가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네 번째 장 ‘출판 사기’에서는 세상을 속이고 기만한 책들을 살펴본다. 2005년 영국 문학 평론가 A N 윌슨은 시인 존 베처먼의 미공개 연애편지가 담긴 전기를 출간했다. 그런데 이 편지는 윌슨이 자신의 책을 비난하자 앙심을 품은 역사학자 베비스 힐리어가 멋대로 날조해 윌슨에게 보낸 것이었다. 편지 각 행의 첫 글자만 모아 ‘세로 읽기’를 하면 ‘A N 윌슨은 상놈의 자식(A N Wilson is a shit)’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 외에도 신간은 중세의 상상 속 동물을 모은 백과, 마법사의 마도서, 천사와 소통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 등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온갖 괴짜 책을 소개한다. 독서하며 엄숙하고 무거운 지식을 지향해 온 우리는 황당한 책들 앞에서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상상력에 금기가 없음을 몸소 증명하는 도발적 매력에도 흠뻑 빠질 것이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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