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이상하지만 묘하게 끌리는 도서목록

사지원 기자 2024. 3. 16. 01: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억2986만4880권.

2010년 구글북스가 추산한 세상에 존재하는 책의 수다.

연구도 증쇄도 되지 않아 세상에 딱 한 권씩만 남은 책들.

네 번째 장 '출판 사기'에서는 세상을 속이고 기만한 책들을 살펴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상한 책들의 도서관/에드워드 브룩-히칭 지음·최세희 옮김/296쪽·3만3000원·갈라파고스
1억2986만4880권. 2010년 구글북스가 추산한 세상에 존재하는 책의 수다. 작가이자 희귀 서적 수집자인 저자는 이 중 증쇄를 거듭해 지금까지 읽히는 ‘위대한 고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단 몇 방울’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수많은 장서 가운데 버려지고 잊혀졌지만, 반짝이는 보석 같은 책을 찾아 헤맨다. 연구도 증쇄도 되지 않아 세상에 딱 한 권씩만 남은 책들. 그러나 저자는 “이 책들은 너무 이상해 어떤 범주에도 집어넣을 수 없지만, 명성을 떨친 책들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을 만큼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책의 첫 장인 ‘책이 아닌 책’에서는 입을 수 있는 책, 먹을 수 있는 책, 상해를 입히는 책 등 희한한 책들을 다룬다. 예를 들어 자동차 브랜드 랜드로버는 두바이 고객을 대상으로 사막에서 자동차가 고장 날 경우 생존을 돕는 지침서를 발간했다. 불 피우는 법과 야생동물 사냥법 등이 담긴 책은 먹을 수 있는 종이와 잉크로 만들어졌다. 랜드로버는 “최후의 방편으로 책을 먹으라”며 “책이 치즈버거에 버금가는 영양가를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네 번째 장 ‘출판 사기’에서는 세상을 속이고 기만한 책들을 살펴본다. 2005년 영국 문학 평론가 A N 윌슨은 시인 존 베처먼의 미공개 연애편지가 담긴 전기를 출간했다. 그런데 이 편지는 윌슨이 자신의 책을 비난하자 앙심을 품은 역사학자 베비스 힐리어가 멋대로 날조해 윌슨에게 보낸 것이었다. 편지 각 행의 첫 글자만 모아 ‘세로 읽기’를 하면 ‘A N 윌슨은 상놈의 자식(A N Wilson is a shit)’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 외에도 신간은 중세의 상상 속 동물을 모은 백과, 마법사의 마도서, 천사와 소통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 등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온갖 괴짜 책을 소개한다. 독서하며 엄숙하고 무거운 지식을 지향해 온 우리는 황당한 책들 앞에서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상상력에 금기가 없음을 몸소 증명하는 도발적 매력에도 흠뻑 빠질 것이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