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1960년대 울린 ‘동백아가씨’ 작곡가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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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베트남 정글의 전장(戰場)에서, 뜨거운 지하의 독일 탄광에서 반복적으로 울려 퍼졌던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1964년)는 가사처럼 서글펐던 한국 현대사의 한 단면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미자, 배호, 나훈아, 남진 등 스타 가수들을 비롯해 박춘석, 박시춘 등 전설적인 작곡가들과 얽힌 인연도 다뤄 1960, 70년대 한국 대중음악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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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베트남 정글의 전장(戰場)에서, 뜨거운 지하의 독일 탄광에서 반복적으로 울려 퍼졌던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1964년)는 가사처럼 서글펐던 한국 현대사의 한 단면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1965년 왜색(倭色)이 짙다는 이유로 정부에 의해 방송금지 결정이 내려졌음에도 이 시대 한국인들의 대표 애창곡이었고, 박정희 전 대통령도 사석에서 이 곡을 즐겨 부르곤 했다.
올해로 ‘동백 아가씨’가 예순을 맞은 가운데 국내 최초로 음반 100만 장 판매기록을 세운 이 곡의 작곡가 백영호(1920∼2003)의 삶을 다룬 평전이 나왔다. 내과의사인 그의 장남이 부친이 남긴 육성 녹음테이프와 유품을 바탕으로 주변 인물들을 두루 인터뷰해 책을 썼다. 이미자, 배호, 나훈아, 남진 등 스타 가수들을 비롯해 박춘석, 박시춘 등 전설적인 작곡가들과 얽힌 인연도 다뤄 1960, 70년대 한국 대중음악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백영호는 일제강점기 일본군을 탈영해 만주 등지에서 연주자로 활동했다. 광복 이후 고향 부산으로 돌아온 그는 당시 신인이던 이미자를 발굴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 ‘동백 아가씨’를 녹음했다. 1963년 동아방송의 라디오 드라마 ‘동백 아가씨’를 이듬해 리메이크한 신성일, 엄앵란 주연의 동명 영화 주제가로 작곡된 것이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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