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 "이사 온 지 몇 년 됐다" 수두룩…인천 표심, 전입자에 달렸다
[SPECIAL REPORT] 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 ③ 수인선 벨트
여야가 비등하지만 바람이라도 불면 한쪽으로 확 쏠리곤 한다. 최근엔 민주당 바람이 거셌다.〈그래픽 참조〉 이번엔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아성을 깨기 위해 차기 주자(원희룡)를 험지 중에서도 험지(인천 계양을)로 보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자주 찾는다.
“어머, 여기는 이런 거 말하면 싸움 나.”
옆 가게의 김상숙(63)씨도 문을 열곤 한마디 했다. “최근 한 위원장이 왔다 갔는데 확실히 이전이랑 달라. 사람도 꽤 모이고 분위기가 달라진 건 맞는 것 같아.”
반면 장을 보던 유정숙(65)씨는 “무조건 민주당”이라고 했다. 계산2동에서 만난 배윤주(38)씨는 민주당 쪽이긴 했다는데 좀 달랐다. 그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3년은 너무 길다’는 캐치프레이즈에 신뢰도가 향상됐다”며 “지역구에선 이 대표를 뽑고 비례대표론 조국혁신당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룡(이재명·원희룡)대전’이긴 한데, 주변 지역을 뒤흔드는 단계는 아닌 듯했다. 민주당 텃밭에선 여전히 민주당이 강했다. 서병의 택시기사 김모(61)씨는 “(이 대표가) 구속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여권에서 꼼수를 부리는 게 아닌가 싶고 오히려 신뢰가 확고해진 상황”이라고 했다. 40년 째 철물점을 한다는 김모(64)씨도 “전남에서 올라왔는데 남편과 나는 무조건 민주당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분의 여파도 감지됐다. 공천에서 컷오프된 홍영표 의원의 지역구인 부평을에서 만난 문도훈(56)씨는 민주당을 찍겠다면서도 “공천을 잘못한 거 아닌가 싶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의 14곳 지역구를 돌며 만난 사람들 중 유독 “이사온 지 몇 년 됐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럴만한 게 인천은 경기와 더불어 순유입이 플러스인 광역단체다. 검단신도시(서병)·루원시티(서갑)·영종하늘도시(중-강화-옹진)·송도(연수을) 위주로 재건축·신도시가 개발됐다. 주로 서울에서 젊은 세대가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구는 순유입 인구만 3만 명이어서 선거구가 분구됐다(2곳→3곳). 구도심도 빌라 신축이 늘었다. 전입자들의 표심이 예측불허라 여야 모두 긴장한 상태다.
13일 찾은 영종하늘도시엔 유모차를 끌고 나온 여성들이 많았다. 이 중 한 명인 김현영(34)씨는 “원래 민주당 지지자였는데, 애를 키우니까 육아 정책을 잘하는 국민의힘에 좀 더 마음이 갔다”고 했다. 반면 서병으로 2년 전 이주했다는 정상민(48)씨는 “원래 민주당 지지했지만, 더 투표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했다.
전세 사기 사건이 크게 불거진 미추홀구에서 만난 김연수(30)씨는 “나는 피해자는 아니지만 피해자의 입장에서 볼 것 같다”며 “예방책을 내고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신수민 기자 shin.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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