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잉글리시] ‘PET’의 의미
이 케이스를 보더라도 영어권 국가들과 한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용어들 간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는 전문 용어의 약자를 흔하게 사용한다. PET도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의 약자로 대부분의 투명한 플라스틱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표시하는 고유 명사다. 이에 따라 한국의 편의점이나 길거리 쓰레기통에는 플라스틱병을 지칭하는 페트병을 버리는 곳을 표시하기 위해 PET라는 문구를 많이 사용한다. 잘 모르는 외국인이 이를 봤을 때는 필자처럼 오해를 할 수 있다. 영어권 국가의 표기는 조금 다르다. 한국의 페트병을 그냥 쉽게 ‘플라스틱(plastic)’ 혹은 ‘플라스틱병(plastic bottles)’으로 표기한다.
이와 다른 경우도 있다. ‘비닐(vinyl)’이 그 사례다. 영어에서 비닐은 LP 레코드판 또는 창유리나 파이프와 같은 무거운 플라스틱 재료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로 만든 제품을 지칭할 때만 사용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레코드의 LP판도 영어로는 비닐이라고 칭한다. 반면 한국어로 비닐은 비닐 화합물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뜻하는데, 특히 값싸고 유연한 포장재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폴리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를 지칭할 때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재활용품 수거 방식도 나라별로 차이가 있는데, 영미권 국가도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 예를 들어, 영국에는 아파트 단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쓰레기 수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이런 경우 지방 정부가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함께 수거하는데, 이때 재활용 쓰레기들을 따로 분류해 놓지 않아도 된다.
일부 국가에서는 비닐 재질을 사용하는 것을 지양하기 때문에 쓰레기를 처리할 때 비닐을 재활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반면, 한국에서는 비닐 포장을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면 온라인으로 쿠키 한 팩을 주문하면 내용물이 작은 비닐 봉투 안에 들어있고, 그 비닐은 더 큰 비닐 봉투에 담겨 배송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과도한 포장재 사용은 다른 나라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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