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투자 안 멈춘다" LG그룹, '로봇' 사업 드라이브

이성락 2024. 3. 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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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미래 성장 동력으로 '로봇' 낙점
산업·상업용 나눠 경쟁력 강화 총력
사업 확장 적극 추진…장기적으론 투자 지속

LG가 구광모 회장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지목한 '로봇' 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다. /LG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LG가 개발 역량이 뛰어난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하고, 대규모 전시회에 참가해 주요 제품 라인업을 소개하는 등 '로봇'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로봇은 LG그룹이 수년에 걸쳐 공을 들여 키운 '미래' 사업으로, 현재 육성 노력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영역이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북미 최대 규모의 물류 전시회 '모덱스 2024'에 참가해 인공지능(AI) 기반 산업용 로봇 라인업을 대거 선보였다고 15일 밝혔다. LG전자가 물류 전시회에 단독 부스를 꾸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대량의 물품을 목적지로 운반하는 데 특화된 AI 물류 로봇인 'LG 클로이 캐리봇' 2종을 소개했다. 물품을 구분해 나눠 담는 적재형, 본체 뒤에 대량의 물품을 싣고 운반하는 롤테이너형 로봇이다.

LG전자는 스마트팩토리의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산업용 로봇 3종도 소개했다. 자율 주행을 기반으로 인간의 팔과 유사한 동작을 수행하는 수직다관절로봇 '모바일 매니퓰레이터', 이동·설치가 간편해 스마트팩토리 내 다양한 작업 환경에 맞춰 임무를 수행하는 물류 로봇 플랫폼 'Flex-RPS(Robotic Production System)', 최대 500㎏의 중량을 적재해 목적지까지 스스로 이동하는 자율주행 운송 로봇 '저상형 AMR(Autonomous Mobile Robot)' 등이다.

이처럼 LG전자가 국제 전시회에 참가해 주요 제품을 선보이는 건 그동안 육성해 온 로봇 사업이 내부적으로 만족할 만한 단계로 올라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부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증명하며 사업 확장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기도 하다. LG전자는 'LG 클로이 캐리봇'을 앞세워 스마트 물류 시장 진출과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LG는 일찌감치 로봇을 미래 사업의 한 축으로 삼고 투자를 지속해 왔다. 육성이 본격화된 건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고 로봇사업센터가 신설된 2018년쯤으로, 'LG 클로이 캐리봇' 역시 그 당시 인수한 로보스타의 대표 로봇이다. LG는 로보스타 인수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 엔젤로보틱스(옛 SG로보틱스), AI 스타트업 아크릴,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 업체 로보티즈, 로봇 개발 업체 보사노바로보틱스 등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LG전자 직원이 '모덱스 2024' LG전자 부스에서 물류 로봇 플랫폼 'Flex-RPS'를 시연하고 있다. /LG

업계에서는 투자 노력에 힘입어 LG의 로봇 사업이 이미 성장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이번에 선보인 산업용뿐만 아니라 상업용 로봇 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는데, 이미 호텔, 병원, 식음료(F&B) 등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내놓으며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LG전자의 상업용 로봇 라인업은 안내 로봇 'LG 클로이 가이드봇', 배송·서빙 로봇 'LG 클로이 서브봇'(서랍형·선반형), 비대면 방역에 최적화된 살균 로봇 'LG 클로이 UV-C봇' 등으로 구성됐다.

최근에는 조선호텔앤리조트와 호텔 서비스용 로봇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고객 접점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골프 서비스 플랫폼 기업인 스마트스코어와 280억원 규모의 상업용 로봇 공급 계약을 맺는 등 해외 시장 공략도 본격화했다. 지난해 출시한 3세대 'LG 클로이 서브봇'의 경우 일본과 미국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 상태다.

LG전자는 2022년 말부터 경북 구미에 있는 LG퓨처파크에 로봇 생산라인을 신설하고 로봇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이 역시 생산 역량 내재화를 통해 품질 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수요 변화에 빠르게 대응,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기 위함이다.

LG는 새로운 사업적 기회가 앞으로 더 생길 것으로 보고, 그룹 차원의 지원을 이어나가며 장기적으로 사업 고도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 12일 빅테크 출신 엔지니어를 다수 보유한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약 800억원을 투자한 것도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재무적 투자가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관점에서 진행하는 전략적 투자다. 앞서 장익환 LG전자 BS사업본부장은 "로봇을 매개로 다양한 사업 영역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로봇 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봇연맹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021년 362억달러(약 48조원)에서 2026년 1033억달러(약 137조원)로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용 로봇(글로벌인포메이션 조사) 시장 규모 역시 연평균 10% 이상 성장해 2030년 기준 885억달러(약 117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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